메뉴 건너뛰기

close

봉황을 타고 넘어가는 무지개 나라는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고 행복이 가득한 애심나라
 봉황을 타고 넘어가는 무지개 나라는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고 행복이 가득한 애심나라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이런 말을 하면 참 철없는 인간, 미친 소리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철없는 인간이 되건, 미친 사람 취급을 받건 정말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은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절실하다기 보다는 호기심 차원일 수도 있다는 것도 고백합니다.  

첫 번째는 신(神)이 들려보는 겁니다. 명리학이니 뭐니 하는 그런 것들을 공부해서 앞날을 점치는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어떤 사람의 앞날이 보이는 그런 신통력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정말 그런 세계가 있는 것인지, 그런 세계는 어떤 것인지를 꼭 한 번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하고 싶은 것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경험하는 임사체험((臨死體驗)입니다. 막연한 유체이탈이 아니라 죽은 다음의 세계를 생생하게 둘러볼 수 있는 임사체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몇 년 전, 임사체험을 경험했다는 분을 만났지만 그 분이 들려주는 경험담은 유체이탈을 말하는 듯해 임사체험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가 없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회심곡'을 통해 그려보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막연할 뿐입니다.

자살한 유명 가수, 진소리를 통해 둘러보는 '하늘나라'

박재형 지음, 좋은땅 출판의 <봉황은 무지개를 넘어>는 진소리라고 하는 한 유명한 가수가 자살을 시도함으로 경험하게 되는 사후세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유명가수가 된 진소리는 현실적인 갈등, 연예인들이 현실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음독자살을 시도합니다.

음독 후 진소리의 영혼은 하늘로 올라 갈 연혼을 안내하는 두 저승사자, '인도'와 '사환'이라고 부르는 두 사자의 안내로 죽음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하늘나라로 들어섭니다. 하늘나라로 들어선 진소리는 '양대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따라  일곱 단계로 나뉜 하늘나라를 차례대로 둘러보게 됩니다.

<봉황은 무지개를 넘어> 표지
 <봉황은 무지개를 넘어> 표지
ⓒ 좋은땅

관련사진보기

우주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사람 목숨인데 당신은 그것도 모르니 그놈의 학벌이나 지식이 그것을 언제 가르쳐 주던가요? 언제 배워서 깨달아요? 바보중의 바보가 뭔지 아시오?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어중이떠중이 아닌가요? 안다고 해도 머릿속에 있는 지식뿐이겠죠. 그 지식이 전부입니까?

세상에 남을 구타하는 것만이 폭력인줄 아십니까? 이곳 하늘나라를 다녀보면 알겠지만 지상에는 폭력배 사이비들이 많이 있지요. 언어, 글자, 지식, 으름장, 법, 종교, 정치폭력 등 말로 다 할 수 없는 삿된 폭력과 사이비적 사람들이 많이 사는 세상 아니요? 많지 않으면 얼마나 좋겠소? -본문 32쪽-

스스로의 목숨을 가벼이 버린 진소리는 이승에서의 지식, 지위, 학력 등이 얼마나 가소로운 것인가를 먼저 실감하게 됩니다.

하늘나라는 일곱 관문(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죽어서 하늘나라로 온 사람이 이승에서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았느냐를 죄지경중(罪之輕重)으로 가려 관문별로 가는 곳이 결정되고 있었습니다. 

낮은 관문, 첫 관문인 제의 일문계는 어둡고, 음습하고, 아비귀환으로 공포가 가득한 곳입니다. 자살을 하거나 살인을 한사람, 폭력을 휘두르고 남의 물건을 빼앗거나 겁탈을 하는 등 인간 이하의 삶을 산 사람들이 머무는 곳으로 한마디로 끔찍하고 살벌한 곳입니다.

일문계, 이문계, 삼문계, 사문계, 오문계, 육문계, 칠문계… 이승에서의 삶이 바르고 깨끗할수록 수가 높은 계에 머물게 됩니다. 충신열사는 오문계에 머물고, 성인의 반열에 든 인물들, 공자, 석가모니, 예수 등이 칠문계로 들기 위해 기다리는 곳이 육문계입니다.  

<봉황은 무지개를 넘어>, 사후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작은 구멍

차례대로 둘러보는 일곱계는 엄격하기만 합니다. 그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사연을 통하여 바라보는 인간들의 삶은 천태만상입니다. 드라마와 일상, 상상과 소설을 통해 우리가 그려볼 수 있는 사람 사는 모습들이 다 등장합니다. 자살한 사람, 프리섹스를 즐긴 자, 낙태를 당한 영혼, 낙태를 한 사람, 먼저 죽은 사람 등, 삶의 궤적에 따라 사후에 머무는 곳이 결정됩니다.

유교, 불교, 기독교, 토속신앙을 넘나드는 용어와 상황전개로 조금은 어수선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황당할 만큼 엉뚱하기도 하지만 무협지만큼 속도감 있고, 애정소설만큼 부드러우며 우리가 상상할 있는 모든 사후를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칠문계, 천문도주가 머무는 애심나라(애나라), 용과 봉황을 타고 황홀하도록 아름답고 모든 것이 풍족한 애심나라까지 다 돌아본 진소리는 애심세계의 홍보대사가 되어 죽은 후 8일 만에 다시 살아납니다. 

상상 속의 새 봉황(극락조)
 상상 속의 새 봉황(극락조)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어떻게 전할까? 어찌해야 말귀를 알아듣게 하고 그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인식시켜 줄까? 말해봐야 틀림없이 미친 사람 취급할 테고. 말해준들 알아들을지! 못 알아들을 게 뻔한데……, 우선 이모와 인애에게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말문을 열었다. -본문 352쪽-

보고 듣고 온 사후세계를 어떻게 전하고 인식시켜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는 진소리의 진정한 고민은 이승에서의 삶이 사후의 삶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봉황은 무지개를 넘어>를 통해서 저자가 하고 싶은 진정한 말은 죄 짓지 말고 순리대로 잘 살라는, 단순하지만 무겁기 이를 데 없는 삶의 지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박재형 지음, 좋은땅 출판의 <봉황은 무지개를 넘어>는 사후 세계가 궁금한 사람, 필자처럼 한번쯤은 임사체험을 경험해 보고 싶지만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는 사후세계를 체계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작은 구멍이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봉황은 무지개를 넘어>┃지은이 박재형┃펴낸곳 좋은땅┃ 2012. 01. ┃ 13,000원



봉황은 무지개를 넘어

박재형 지음, 좋은땅(2012)


태그:#봉황은 무지개를 넘어, #박재형, #좋은땅, #봉황, #애심나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