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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YTN 노조가 공개한 원충연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조사관의 통화기록내역. 끝자리 '9875'가 YTN 감사팀장이며, '8648'은 당시 보도국장의 휴대전화 번호다. 번호 옆 칸의 숫자는 통화시간(단위: 초)을 의미한다. (빨간 색 박스는 임의표기한 것)
 9일 YTN 노조가 공개한 원충연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조사관의 통화기록내역. 끝자리 '9875'가 YTN 감사팀장이며, '8648'은 당시 보도국장의 휴대전화 번호다. 번호 옆 칸의 숫자는 통화시간(단위: 초)을 의미한다. (빨간 색 박스는 임의표기한 것)
ⓒ YTN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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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의혹이 불거졌던 2010년 당시, 언론사의 간부들이라면 원충연이라는 사람이 어떤 상항에 처했을지는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통화의 내용을 떠나 원씨가 불법사찰과 관련된 수사를 받을 사람임을 뻔히 알면서 십 여차례 통화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위원장 김종욱·이하 노조)가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YTN 간부들이 사찰에 개입했다는 증거를 폭로했다.

이들은 "2010년 검찰 수사기록을 분석한 결과 YTN 중요 간부들이 원충연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조사관과 집중적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특히 이들이 통화한 시점은 민간인 사찰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직후인 2010년 7월 초로, 사건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증거 인멸을 논의하던 때였다"고 밝혔다.

원충연 전 조사관은 그간 공개된 '원충연 수첩'과 YTN 관련 문건을 작성한 점에 미루어 볼 때 'YTN 사찰 담당자'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원씨와 통화한 간부들은 YTN 법무팀장과 감사팀장, 그리고 당시 보도국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충연, '민간인 사찰' 의혹 불거진 열흘 동안 YTN 간부들과 집중 통화

노조는 "당시 통화 내역을 면밀히 살펴보면 원씨는 2010년 7월 초 감사팀장과 집중적으로 통화를 하다 특정 시점부터 법무팀장과 통화를 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들의 통화는 새벽·심야·오전·오후를 가리지 않고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특히 법무팀장의 경우 원충연씨가 자정 무렵 직속상관과 통화한 직후에 전화를 걸어 오랜 시간 통화를 했으며 이후에도 서로 전화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노조가 이날 공개한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원씨는 2010년 6월 29일부터 7월 9일까지 열흘 동안 YTN 감사팀장과는 13차례(총 34분20초, 문자 2건 포함, 통화실패 2건 제외), 법무팀장과는 4차례(총 21분, 통화실패 2건 제외), 당시 보도국장과는 1차례(총 5분10초) 연락을 주고받았다.

또한 노조는 검찰의 통화 내역과 발신지 분석 기록을 토대로 총리실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다음날인 7월 6일 YTN 간부들이 원충연씨와 회동을 가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9일 YTN 노조가 공개한 원충연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조사관의 통화기록내역. 끝자리 '3256'이 YTN 법률팀장의 휴대전화 번호다. 번호 옆 칸의 숫자는 통화시간(단위: 초)을 의미한다. (빨간 색 박스는 임의표기한 것)
 9일 YTN 노조가 공개한 원충연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조사관의 통화기록내역. 끝자리 '3256'이 YTN 법률팀장의 휴대전화 번호다. 번호 옆 칸의 숫자는 통화시간(단위: 초)을 의미한다. (빨간 색 박스는 임의표기한 것)
ⓒ YTN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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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임장혁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은 "총리실의 불법사찰 증거 은폐가 이루어지던 시기에 YTN 간부들과 원씨가 통화를 했다는 것은 적어도 YTN에 대한 불법사찰은 의혹이 아닌 사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는 정권이 일방적으로 사찰을 한 것인지, 아니면 언론사 내부에서 사찰에 적극적인 공모나 개입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져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종욱 노조위원장 역시 기자회견장에서 "감사팀장·법무팀장이라 하면 어느 조직이든 매우 핵심적인 정보를 갖고 있는 인물"이라며 "특히 YTN에서 대내외적으로 각종 소송이 남발된 상태에서 이러한 접촉이 있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노조는 YTN에 대한 사찰이 배석규 사장 선임 시기뿐만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그 근거로 감사팀장과 법무팀장의 경우 대량 해직사태가 빚어진 2008년부터 지금까지 교체되지 않았다는 점, 감사팀장과 원씨가 10여년 전 각각 노조 수석부위원장과 노동부 소속 YTN 담당 근로감독관으로 인연을 맺어왔다는 점 등을 들었다.

"검찰, 통화기록에 체크까지 해놓고 별다른 조사 하지 않았다"

9일 YTN 노조가 공개한 원충연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조사관의 통화수신내역. 끝자리가 '9875'인 것이 YTN 감사팀장의 휴대전화 번호다.
 9일 YTN 노조가 공개한 원충연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조사관의 통화수신내역. 끝자리가 '9875'인 것이 YTN 감사팀장의 휴대전화 번호다.
ⓒ YTN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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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역시 이 사실을 알고서도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기록 자료를 공개하며 "검찰이 원씨가 특정 번호(YTN 감사팀장)와 잦은 통화를 했다는 것을 알고, 그 번호 옆에 체크를 해 놓고도 전혀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YTN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 간부의 연락처로 보이는 의심스러운 통화내역도 있었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러한 증거들을 토대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현재 법적 자문을 구하는 중인데, (원씨와 통화를 한) YTN 간부들에게도 공동정범의 혐의가 짙다고 한다"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과정을 통해 YTN이 정권에 충성한다는 오명을 벗고 국민에게 다가서는 첫 걸음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원씨와의 통화 내역이 밝혀진 YTN 간부들은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감사팀장의 경우 '원씨의 전화번호도 없다'고 했고, 법무팀장은 '원충연씨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가 노조가 기록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자 '전화가 와서 한번 받은 적이 있다'며 당시의 집중적이고 반복적인 발·수신 사실을 부인했다"며 "당시 보도국장도 '원충연씨는 통화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도문] "불법사찰 공모" YTN 감사팀장, 법무팀장, 전 보도국장 '혐의 없음'으로 밝혀져
오마이뉴스는 지난 2012년 4월 9일 홈페이지에서 '민간인 사찰 주역과 YTN 간부들의 '수상한 통화내역' 원충연 조사관, 보도국장 등과 통화... 노조 "불법사찰, 사실이었다"'는 제목으로, "YTN 간부들과 원씨가 통화를 했다는 것은 적어도 YTN에 대한 불법사찰은 의혹이 아닌 사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법적 자문을 구하는 중인데, YTN 간부들에게도 공동정범의 혐의가 짙다고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결과, YTN 감사팀장, 법무팀장 및 당시 보도국장은 '원충연의 수첩과 YTN동향보고 문건에 기재된 정보들을 감사팀장(법무팀장, 당시 보도국장)이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2015년 4월 16일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관련 재판에서는 YTN에 대한 불법사찰 자체가 없었다는 판결이 확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태그:#YTN, #민간인 사찰, #원충연, #방송사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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