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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횡단보도를 앞뒤 볼 사이없이 바쁘게 건넜다. 횡단보도를 건너 다시 빠른 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여기저기에서 자동차 경적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버스, 승용차, 트럭 등이 꼼짝 못하고 밀려있는 것이 아닌가. 이 정도일지 몰랐다. 그가 온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길이 막힌 것이다.

 

그곳은 경기도 광명사거리. 평소에도 그 길은 서울, 인천, 안양, 수원 등으로 오가는 차들이 거쳐야 하는 곳이기에 항상 밀리는 곳이다. 그런 장소에서 국회의원 후보 지원차 방문한 당대표를 비롯한 사람들의 유세가 있어 복잡했던 것이다.

 

지난 4일 광명시에서 가장 큰 광명시장을 갔다. 방금 만든 두부와 1000원 어치만 사도 한 보따리를 담아주는 곳이기에 운동삼아 자주가곤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봄볕을 만끽하면서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검정옷을 입은 남자들이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오가는 사람들을 주시하는 듯했다. 난 두부를 사면서 상인들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은 뭐예요?"

"오늘 OOO가 온데요. 복잡하고 장사도 안돼. 저쪽도 봐 쭉 깔렸어."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나를 툭친다. 돌아다보니 수영장 친구였다.

 

"어 웬일이에요?"

"나 OOO 보러왔어. 나랑 같이 가자."

"아니오. 바빠서 그냥 갈래요." 

 

사람들이 무더기로 몰려다니는 모습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웬일이야. 그동안 한번도 오지 않더니 정신없어 죽겠네." " 왜 오긴 선거니깐 한표라도 건지려고 온 거지."

 

필요한 것만 사가지고 얼른 시장을 나서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시장 출구 쪽으로 나가려고 하니 몰려든 인파들로 가만히 서 있어도 저절로 밀렸다. 명절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것 같았다.

 

그곳에서 수영장친구를 또 만났다. 난 "아니 아까는 저쪽에 있더니 언제 이쪽으로 왔어요?" "응 이쪽으로 온다기에 막 뛰어왔지. 나 그와 악수했다. 나와 악수를 하는 것을 보더니 경호원들이 난리가 났어. 내가 이렇게 극성 맞아. 자기 그사람 봤어?" "아니오." 그리곤 그와 헤어졌다.

 

인파에 밀려 출구까지 나왔다. 그리곤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몰려든 사람들이 당대표의 이름을 부르며 함성을 지르고, 당대표는 TV에서 본 것처럼 비슷한 내용의 말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집으로 돌아가려고 발길을 재촉했다.

 

 

그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내 발목을 잡았다. 양손에는 시장에서 산 찬거리가 들려있었다.

 

하지만 그 광경을 보곤 그대로 갈 수 없어 나도 모르게 한손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버스 안에서는 도대체 왜 이렇게 차가 밀리지 하며 궁금해 하는 듯했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짜증 난 사람들의 목소리가 거칠게 들려왔다.

 

"하필이면 왜 이렇게 복잡한거리에서 이 난리야. 바쁜데..."

 

유세현장을 보지도 않고 가는 사람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그 당대표의 방문연설은 불과 5분 내외였다. 그가 떠났는지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곤 차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일상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일상의 모습을 찾은 거리를 걸으면서 누군가가 "꼭 이렇게 복잡한 곳에서 이 난리를 쳐야해. 여기에서 조금만 가면 큰 운동장도 있고....", "그런데 그 사람 무슨 말하고 갔어?" 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태그:#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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