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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 대전 중구에 출마한 4명의 후보 벽보.
 4.11총선 대전 중구에 출마한 4명의 후보 벽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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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정치 1번지 중구는 둔산과 유성신도시에 밀려 쇠락하는 구도심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조금 있으면 충남도청마저 내포신도시로 이전해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사람이 떠나는 도시로 전락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구민들은 쇠락하는 지역을 발전시킬 적임자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중구의 중흥을 이끌 정치인이 나와 주기를 바라고 있다.

도청 앞에서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갈수록 힘들어요, 먹고 살기가... 선거는 하긴 해야 겠지만 우리에게는 누가 되든지 간에 장사 잘되게 하는 게 최고죠"라며 길게 한 숨을 내쉬었다.

대전 중구에서 4·11총선에 나선 후보자는 모두 4명이다. 새누리당에서는 5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강창희(65) 후보가 6선에 도전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에서는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이뤄 야권단일후보로 이서령(49) 후보가 첫 도전에 나섰다. 자유선진당에서는 2선의 권선택(56) 현역의원이 3선에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해 당을 옮긴 남일(51) 후보가 정통민주당으로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번 대전 중구선거의 관심은 '대통령 만들 사람'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최측근임을 전면에 내세운 새누리당 강창희 후보와 충청의 대변자임을 내세우며 지역정치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자유선진당 권선택 후보의 3번째 맞대결에 있다.

인지도와 정치력, 조직력에서 앞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창희 후보가 2004년과 2008년 두 번의 대결에서 권 후보에게 패배한 만큼, 강 후보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각오다.

특히, 그가 당선되어 국회에 입성할 경우, 6선 의원으로서 국회의장을 할 가능성이 있고, 나아가 12월 대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최측근으로서 나름의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역할론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권선택 후보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양당이 그 동안 충청을 홀대한 사례를 들먹이며 지역을 대변할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이번 선거과정을 통해 곧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는 충남도청 건물을 완전철거하고 이전부지에 '국립 한국예술종합학교 제2캠퍼스'와 '한류문화센터'를 건립하는 공약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비록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건물이지만 근대 건축물로서 보존의 가치가 있고, 수많은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기에 현재도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이 건물을 완전 철거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문화단체와 타 정당의 반발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 후보는 쇠락하는 중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도청부지에 문화예술타운을 만들어 원도심활성화에 이바지해야 한다며 자신의 공약을 더욱 강력히 부르짖고 있다. 이 같은 권 의원의 주장에 도청 주변 일부 상인들은 '찬성'을, 문화단체와 타 정당은 '반대'를 외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강창희 후보의 손자 주식증여 논란이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다. 강 후보의 6살과 4살짜리 친손자가 각각 3억 6000만 원과 2억 5000만 원대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것. 한 방송사 토론회에서 권 후보가 이를 지적했고, 강 후보는 "그 동안 전혀 몰랐다"며 "이번 공천과정에서 알게 되어, 아들 부부와 상의해 공익재단에 전액 기부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선진당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나서서 '전액기부가 사실인지 밝혀라', '기부행위가 선거법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새누리당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기부증서'를 공개하고, '공익재단 기부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선관위 유권해석을 공개하면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4.11총선 대전 중구 여론조사 추이.
 4.11총선 대전 중구 여론조사 추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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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후보의 대결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가 앞서가는 형국이다. 강 후보는 3월 12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26.9%로 21.5%에 그친 권 후보를 앞섰고, 21일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도 37.9%로 32.8%에 그친 권 후보를 앞섰다.

또한 21일 <충청투데이> 여론조사에서는 30.4%로 28.6%를 기록한 권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26일 <중도일보>여론조사에서는 37.5%로 25.4%에 그친 권 후보를 앞섰다. 27일 <대전일보>여론조사에서도 41.5%로 24.8%에 그친 권 후보를 제쳤다.

하지만 권 후보는 충청도 주민들의 특유의 뒷심과 응집력이 선거 막판 지역정당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며 뒤집기를 자신하고 있다. 실제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처음엔 미미하던 지역주의 바람이 선거 3~4일을 앞두고 매섭게 불면서 대전 6개 선거구 중 5개를 석권하는 돌풍을 일으킨바 있다.

이 두 후보의 앞선 걸음에 '아줌마 판 갈아주세요'를 외치는 패기의 정치신인이 있다. 그는 바로 야권단일 후보 민주통합당 이서령 후보다. 비록 선출직 선거에는 처음 도전이지만 그는 완전한 신인은 아니다. 그는 민주통합당에서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한 인물이다.

때문에 이 후보는 정책통으로 통한다. 선거 전략에도 매우 뛰어나다. 그래서 그가 내건 캐치프레이즈가 '아줌마 판 갈아주세요'다. 이 후보는 장관과 최고위원을 지낸 5선의 후보, 지난 8년의 중구지역을 책임졌던 2선의 후보, 모두 인지도와 정치력에서 뛰어나지만 그들이 바로 중구 쇠락의 주역이라며 몰아붙이고 있다. 중구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제 사람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으로 새판을 짜야만이 중구의 부흥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비록 현재 여론조사에는 3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지도에서 양강 후보에 비해 현격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 막판 인지도가 올라가고, 후보 경력을 알게 되면 분명히 역전의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더욱이 선거가 중반으로 넘어서면서 '불법 민간인 사찰'이 이번 선거의 최대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민주통합당 및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급속하게 번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 명의 후보는 정통민주당 남일 후보다. 그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중구청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그리고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국민참여경선 후보자 3배수에 들지 못했다.

그는 곧바로 탈당해 정통민주당에 입당했고, 총선에 출마했다. 대전 중구 지역은 예로부터 상당수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세력이 있어 자신의 승리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난 남 후보의 지지도는 미미한 정도다.

강창희 "일할 사람, 일할 정당 밀어줘야"

새누리당 강창희 후보.
 새누리당 강창희 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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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강창희 후보는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일할 사람, 일할 정당을 밀어줘야 대전이 발전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대전이 지역주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며 "그것 때문에 그 동안 얼마나 대전이 침체되어 있었는가"라고 개탄했다.

이어 "이번에는 정말 선거를 제대로 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고, 일할 수 있는 정당을 밀어줘야 한다"며 "그래야 대전이 발전할 수 있고, 나라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특히 올해 말에는 대선이 있다, 대선을 위해서라도 지역주의는 과감히 버리고 정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령 "아줌마 판 갈아 주세요.. 사람을 바꿔야"

민주통합당 이서령 후보.
 민주통합당 이서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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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이서령 후보는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이라는 보수정당의 판을 바꾸는데 이번 선거의 의미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이미 굳어져 있는 대전의 판을 바꿔야 한다"며 "그 동안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이라는 보수정당들로 짜인 정치판을 진보적 정치판으로 바꾸어 내야 하고, 거기에 제가 한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판을 바꾸는 것은 세 가지를 바꾸는 것이다, 정치, 정책, 그리고 사람을 바꾸어야 판이 바뀌는 것"이라면서 "그 동안은 우리 지역 정치인들은 너무 구태의연하여 대한민국을 주도해 나갈 역량을 보여 주지 못했다, 이제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하려면 반드시 판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열세를 만회할 방안에 대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더 많은 주민을 만나 진정성과 신뢰감을 주면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서 "거리에서 만나는 주민들에게서 변화의 바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권선택 "자유선진당은 충청이 낳은 자식"

자유선진당 권선택 후보.
 자유선진당 권선택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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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권선택 후보는 이번 선거는 충청의 이익을 대변할 정치세력, 또한 양당 패권주의를 바꿔 낼 정치세력을 키워내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번 19대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이 확실하게 기반을 잡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충청도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충청도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유선진당이 이번에 반드시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영호남 거대양당의 패권주의를 바꿔내고 조정해 낼 수 있다"면서 "따라서 자유선진당의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선진당은 미우나 고우나 충청도가 낳은 자식이다, 자식 된 도리를 다할 수 있도록 이번 한 번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태그:#4.11총선, #강창희, #권선택, #이서령, #대전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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