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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은 입으로는 민생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색깔론으로 승부를 보려는 가짜 민생 세력과 진짜 민생 세력 간의 대결이다. 1% 부자·재벌을 위해 서민경제를 파탄 낸 가짜 민생 세력을 심판하는 선거다."

 

박선숙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은 인터뷰 내내 '심판'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민주당의 총선 야전사령관인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박선숙 사무총장은 27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년간 민생파탄의 동업자"라며 "박 위원장은 민생을 이야기하기 전에 반성문부터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박 위원장은 이 대통령과 손잡고 1%를 위한 부자재벌 감세를 했고 4대강 예산과 한미FTA를 날치기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50%의 책임이 있다면 국회를 난장판 만들면서 군사작전하듯 반민생 법안을 날치기한 책임의 50%가 박 위원장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TK 아닌 지역에서 얼마나 통할지 시험대 올라"

 

이날 인터뷰에서 박 사무총장은 이명박·박근혜로 대표되는 'TK(대구·경북) 정치세력' 심판론도 꺼냈다. 박 총장은 "국민들 사이에서 이명박(MB) 심판론이 55%대로 견고하게 유지되는 이유는 TK 정치세력이 낡고 부패한 데다 부자·재벌과 토건 중심 세력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총선은 부패하고 낡은 TK 정치세력과 이 세력의 심판을 바라는 국민들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단언하건대 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TK 정치세력으로서 대구·경북을 제외한 지역에서 얼마나 통할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에 대해서도 "현역 의원들의 경우 '날치기 돌격대'들이 생환했고 신진 인사들은 재벌과 부자 편들기에 앞장선 분들"이라며 "'강북은 컴컴한 곳, 구멍가게는 20~30년 전 없어졌다'고 한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대표 선수로 공천한 게 새누리당의 본색"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박 사무총장은 총선 판세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박 사무총장은 "당에서 여론조사를 해보니 전국적으로 초박빙 지역에서 모두 이겨야 106석이 가능할 것 같다"며 "위기를 느낀 새누리당 지지층 결집이 굉장히 빠른 시점에 이뤄져 있어 야권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경우에도 "112개 지역구 중 민주당 우세가 20곳, 경합유세가 9곳, 초박빙이 28곳"이라며 "초박빙 지역을 모두 이겨야 수도권에서 승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사무총장은 "선거는 흐름이 중요한데 갈수록 초박빙 지역이 늘어나 전국적으로 70여 곳에서 혼전이 예상된다"며 "이번 총선은 12월 대선까지 포함한 선거로 권력을 내놓지 않으려는 새누리당 부패 정치세력이 사생결단으로 저지선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치참여 가능성을 언급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총선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누가 누구를 돕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안 원장이 책임감을 깊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선숙 사무총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보수 이미 결집... 민주당 초박빙 지역 모두 이겨야 106석"

 

- 야권연대 협상 대표를 맡았는데 야권연대 결과를 평가해 달라.

"야권연대는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들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취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였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많은 분들의 희생과 결단으로 야권연대가 완성됐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에 이제 막 걸음을 뗐다. '이명박(MB) 심판'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 했어야 하는데 진보신당이 빠져 안타깝고 아쉽다. 경남 지역처럼 수도권 후보들 사이에서도 서로 힘을 합치려는 노력이 시작됐으면 좋겠다."

 

- 25일 간담회에서 영남을 제외하고 최대 106석에서 승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엄살 아닌가.

"아니다. 당 자체 여론조사와 언론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고 당 조직의 실태 파악을 통해 잠정 결론을 낸 것이다. 간담회 이후 다시 여론조사를 해보니 결과가 비슷하게 나왔다. 굉장히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초박빙 지역에서 모두 이겨야 106석이다. 선거일까지 남은 15일 동안 진심을 다해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고 19대 국회를 바꿔달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다."

 

-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구체적 판세는 어떤가.

"수도권 112개 지역구 중 민주당 우세가 20곳, 경합우세가 9곳, 초박빙이 28곳이다. 초박빙 지역을 모두 이겨야 수도권에서 승리가 가능하다. 물론 이런 숫자는 특정 시점의 한 단면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흐름이다. 현재 경합지역이 28곳이지만 5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경합우세인 지역이 초박빙으로 가는 지역도 있고, 민주당이 경합열세인 지역이 초박빙으로 가는 곳도 생길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새누리당에 비해서 야권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새누리당 지지층 결집이 굉장히 빠른 시점에 이뤄져 있다. 보수의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 그래서 박근혜 위원장에게 전권을 주고 당을 변화시키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 지지층 가운데 그동안 실망하고 창피해서 지지를 철회했던 유권자들이 다시 돌아갈 징검다리가 생겼다."

 

- 부산·경남의 '낙동강 벨트' 상황은 어떤가.

"문재인(부산 사상), 문성근(부산 북강서을), 조경태(사하을) 후보만 우세다. 김해을의 김경수 후보는 경합이다. 선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단 김정길(부산진을), 김영춘(부산진갑), 전재수(북강서갑) 후보 등이 치고 올라오는 흐름이 보이는 게 긍정적이다."

 

- 충청권은 어떤가.

"강원·충청에서도 일부 우세 지역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는 초박빙의 혼전이 펼쳐질 것이다. 다만, 이해찬 전 총리가 세종시에 출마하면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아직 수치상으로는 변화가 없다. 세종시에 이기는 후보가 생기면서 충청권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총선, 부패한 TK 정치세력과 심판 바라는 국민들의 대결"

 

- 전국적으로 초박빙 승부가 벌어지게 될 곳은 어느 정도 된다고 보나.

"70여 곳 안팎에서 초박빙의 혼전이 펼쳐질 것 같다. 수도권에서 40~50여 곳, 강원충청에서 10여 곳, 부산경남에서 10여 곳이다. 이번 총선은 12월 대선까지 포함한 선거다. 바꾸려는 국민들과 지키려는 새누리당과의 싸움이다. 권력을 내놓지 않으려는 새누리당 부패 정치세력이 사생결단으로 저지선을 치고 있다.

 

반면 야권 지지자들의 결집도는 낮다. 선거 승리가 다가왔다는 착각에서 나온 당 내부의 지나친 경쟁과 안이함에 유권자들이 깊은 상처를 입었다. 지금은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이다. 안타깝게 낙천했던 많은 분들이 선거대책위에 결합해 뛰고 있다. 이 분들의 헌신이 유권자들의 상처를 보듬고 마음을 움직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부산·경남과 충청 등 승부처에서 막판 '박근혜 바람'이 몰아칠 수 있는데.

"단언하건대 박근혜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TK(대구·경북) 정치세력으로서 TK를 제외한 지역에서 얼마나 통할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TK 정치세력이다. 심판론이 55%대로 견고하게 유지되는 이유는 이 TK 정치세력이 부패하고 낡았고 부자·재벌 중심, 토건 중심의 세력이기 때문이다. 4대강에 들어간 30조 원 넘는 돈이 대부분 TK로 흘러들어갔다. 이번 총선은 부패하고 낡은 TK 정치세력과 이 세력의 심판을 바라는 국민들의 대결이다. 대구 한복판에서도 김부겸 후보가 TK정치세력 심판론 한가운데서 선전하고 있다. 물론 민주당도 시험대에 올라있다. 부산·경남이 과연 1990년 3당 합당 이전의 야성을 회복할 수 있느냐다. 부산·경남이 움직이면 대한민국이 바뀐다."

 

-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나.

"목표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것이다. 야권연대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총선까지 남은 15일 동안 야권이 힘을 합쳐서 19대 국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바뀌면 국민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보여드려야 한다. 그 가능성을 가지고 20~40대 유권자의 참여와 지지를 요청해야 한다. 한명숙 대표가 박근혜 위원장에게 19대 국회 열리자마자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자고 제안한 것은 바로 누가 1당이 되더라도 민생국회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이번 선거의 키워드는 뭐라고 생각하나.

"심판과 변화다. 이번 선거는 말로는 민생을 얘기하면서 색깔론으로 승부 보려는 가짜 민생 세력과 진짜 민생 세력 간의 대결이다. 1% 부자재벌을 위해 서민 경제 파탄 낸 가짜 민생 세력을 심판하는 선거다. 이 같은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심판론은 야권 후보들에게 선거 후반전 힘이 될 것이다. 변화는 부자중심의 정치세력에서 99% 국민과 민생, 사람을 보살피는 정치세력으로의 전환이다. 현재 우세를 보이고 현역 의원들은 그런 변화에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박근혜, 반성문부터 써야... 반성 없는 변화는 사기" 

 

- 박근혜 위원장은 이번 총선이 이념 투쟁이냐 민생 우선이냐를 선택하는 총선이라고 했는데.

"염치가 있으면 그런 단어들을 쉽게 입에 담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민생을 파탄시킨 게 누군가. 청년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었던 30조 원을 4대강에 쏟아 붓는 데 동의해준 건 바로 박근혜 위원장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위원장이 손잡고 1%에게 부가 돌아가게 하는 부자·재벌 감세를 했고 한미FTA를 날치기했다. 박 위원장이 정치생명을 걸고 안 된다고 했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하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50%의 책임이 있다면 국회를 난장판 만들면서 군사작전하듯 반민생 법안을 날치기한 책임의 50%가 박 위원장에게 있다. 두 사람은 민생파탄의 동업자다.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이 이제 와서 민생을 이야기하는 것은 뻔뻔스럽다. 박 위원장은 반성문부터 써야 한다. 또 철 지난 색깔론으로 이번 선거를 이념의 장으로 만들어가는 게 누군가. 정말 민생에 관심 있다면 박 위원장은 한명숙 대표의 반값등록금 제안에 먼저 답해야 한다."

 

- 하지만 '이명박은 미워도 박근혜는 좋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박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당 이름을 바꾸고 노선도 조금 바꿨다. 하지만 한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인간은 자신이 걸어온 길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박 위원장은 70년대 유신독재 정권에서 아버지 밑에서 실제로 영부인 역할을 하면서 유신 독재에 대해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한마디라도 했나. 이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전쟁터로 만드는 동안, 민생을 파탄시키고 평화를 망치는 동안 자신의 지위와 정치생명을 걸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한번이라도 이야기했는지 밝혀야 한다. 반성 없는 변화는 사기다."

 

- 새누리당은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예로 들어 '참여정부 원죄론'을 제기하면서 역으로 '참여정부 세력' 심판론을 제기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이 지지한 FTA는 날치기로 절차상 하자가 있는 FTA다. 국가간 조약을 날치기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나. 내용을 봐도 다수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FTA인가, 대기업에만 도움이 되는 FTA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국정 책임자라면 당연히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절차의 하자와 내용을 수정하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일말의 책임감도 없이 날치기 FTA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것은 뻔뻔스러운 정치다. 제주 해군기지도 도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추진해야 한다고 새누리당의 많은 분들이 이야기했다. 여당이 됐다고 입장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국민 무시다."

 

-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를 평가해 달라.

"현역 의원들의 경우 날치기 돌격대들이 포상 받아 생환했다. 신진 인사들은 재벌과 부자 편들기에 앞장 설 분들이다. 특히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새누리당의 노른자위인 강남에 공천했다. 용감하다고 해야할 지 어이없다고 해야할 지 황당하다. 그게 바로 새누리당의 본색이다. 김 전 본부장을 대표 선수로 내세운 새누리당은 재벌·부자당이 될 수밖에 없다. 강북을 '컴컴한 곳'이라고 하고 '구멍가게는 20~30년 전 없어졌다'고 하는 이런 분이 영세자영업자와 일반 국민들의 고통을 헤아릴 수 있겠나."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지원 요청을 할 계획이 있나.

"(잠시 생각하다) (안철수 원장의 지원 여부는) 누가 누구를 돕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민주당이나 야권연대는 이명박·새누리당 정치세력을 심판하고 국민들의 국회를 만들기 위한 도구다. 안 원장은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금 이 시기에 변화란 총선에서 야권의 승리다. 그리고 12월의 정권교체다. 이 과정을 통과해야만 변화가 가능해진다. 변화의 아이콘인 안 교수가 책임감을 깊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새누리당의 총선 전략을 들어보는 인터뷰도 예정돼 있습니다.


태그:#박선숙, #민주당, #총선,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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