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가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 사건을 연일 특종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27일) 이털남 방송(60회분)에서도 청와대가 개입해 입막음용으로 취업알선을 해주는 등 충격적인 녹음 내용이 공개됩니다. 특히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사건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이후 사찰 관련 기소자 7명에 대한 특별관리팀까지 만들었다는 증언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취재팀이 접촉한 청와대 인사 등은 이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다음은 이털남 방송원고입니다. [편집자말]
민간인 사찰 자금 흐름도
 민간인 사찰 자금 흐름도
ⓒ 고정미

관련사진보기


3월 27일 화요일에 보내드리는 '이털남'입니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 관련자들이 어제부터 검찰에 소환되기 시작했죠? 어제 장진수 전 주무관의 전임자인 김모씨를 불러 조사한데 이어 모레 최종석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하고, 이어서 이번주 내에 '호통 기자회견'의 주인공인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을 부른다고 하는데요.

☞ 바로가기 아이튠즈 이털남 듣기

이들에 대한 조사는 초입 단계에 불과합니다. 사건이 이미 증거 인멸을 넘어 진실 은폐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깃털에 불과한 이들에 대한 조사는 말 그대로 기초 조사일 뿐입니다. 핵심이자 관건은 이들 위에 있는, 그리고 베일 뒤에 숨어있는 윗선, 몸통에 대한 조사겠죠.

이와 관련해 저희 '이털남'은 오늘 새로운 내용을 추가 공개합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해온 청와대의 조직적 개입을 보다 명료히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아울러 최종 몸통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말하자면 지금까지 공개한 진상, 제기한 의혹에 대한 마침표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오늘 공개할 내용은 장진수 전 주무관과 부인의 취업 알선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미 일부 언론에 잠깐 보도가 됐었죠? 총리실이 장진수 전 주무관과 그의 부인 일자리를 알아봤다고요. 하지만 이는 일부 잘못된 보도입니다. 총리실이 주체가 되어 일자리를 알아본 게 아닙니다. 그 주체는 청와대입니다. 청와대의 지시와 알선으로 장진수 전 주무관과 부인의 일자리를 알아본 것입니다.

오늘 공개할 건 이것만이 아닙니다. 일자리 알선은 가지에 불과합니다. 줄기는 왜 청와대가 이렇게까지 나섰는가 하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이유에 대통령이 등장합니다. 아주 충격적입니다.

지금부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녹음 파일을 차례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애청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간순으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녹음 파일부터 들어보시죠. 류충렬 전 공직복무관리관이 지난해 2월 28일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전화를 걸어 부인의 일자리 문제를 거론합니다.

총리실 두 간부, 장진수 아내 직업알선..."4대보험 되고, 3월11일 출근"

<A>

장진수 : 운동하고 있는데요, 됩니다. 예.
류충렬 : 어... 그 집에 집사람 하는 거 있잖아. 그거 급하게 알아보니까, 요 가까운 데가, 요 저기 마포에 있는 서울지방 서부지청, 거기 마포 뭐라나... 가든호텔 맞은편 있지? 서대문 바로 옆에. 어 거기에 고용서비스 인턴인데. 그냥 뭐, 업무 보조해 주는 거야. 고게 한 달에 백 얼마 되는데 4대 보험 해준데. 떼고 나면 95만 원 정도 된데. (예) 업무는 격한 건 아니고. 일단 이게 3월 2일까지 서류를 접수해야 돼. 인터넷에다 하나 뽑아서 해놓고. 요게 한 명을 뽑는데 지청장한테 얘기 해놨긴 했는데, 노동부에서. (예) 워낙 경쟁이 있다 보니. 이거 아니라도 되고 알아보면 되는데. 요런 조건인데 가능하냐는 거냐. 3월 11일부터야. 출근이.
장진수 : 예. 가능하죠. 하튼 집에서... 저도..
류충렬 : 그럼 오늘이든, 3월 2일까지니까. (오후에...) 오후에 양식 하나 만들어 가지고 그 뭐 서류가 있을 거야. 복잡한 서류도 없잖아. 뭐 다른 거 없잖아. 뒤에 보면 양식이 어디 있더라고. 정시 원서. (예예) 그 뭐... 자격증 없는 거고, 할 수 있는 건 관계 증명서하고 응시원서, 자기소개서 쓰는 거네. 일단 그거 해가지고, 서류 해가지고. 지청장이 아마, 들어갈 때쯤 돼서 누가 들고 가면서, 그게 한 명 하는데, 추가로 한 명 뽑는데 열 한 몇 명 왔다는데. 자기들은 한다고 했는데 혹시 그런 조건이니까. 일단 서류를 만들어가지고 넣어놓고. 여 안 돼도 여기랑 유사한 조건이 있을 수 있으니까 한 번 가보긴 가보자고.
장진수 : 예. 제가 지금 밖에 나와 있는데 지금 들어가서 한 번...
류충렬 : 그래 서부, 그 서부지청에 고용서비스 인턴 채용공고를 한 번 보고. 다른 자격이나 이런 건 아무도 없으니까 오로지 졸업증명서하고 뭐 나중에 줘도 될 것 같은데 뭐 서류나 보는 거지. 뭐 나중에 봅시다. 예예...

같은 날,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의 후임자도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전화를 걸어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B>

후임자 : 거기 서부지청장이 조철호 서기관이야.
장진수 : 아, 예.
후임자 : 일단 알아두고. 전화를 했더니 만 29세가 원칙이래. 거기가. 그리고 응모자가 없을 경우에만 연령 없이 채용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30세 이상도. 그거 말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 들어가면 거기 잠깐만... 직접.. 인터넷 되지? (지금 밖이라서) 그럼 나중에 인터넷 들어가서. 잠깐만 있어봐. 그거 말고 구인상담원이라는 게 있어. 구인상담원도 날짜가 똑같이 3월 2일까지 접순데. 지금 한 명 받는데 37명 지원하긴 했는데, 지금 얘길 했으니까, 여긴 연령 제한이 없어. 다른 조건이 없어. 요걸로 해. 요걸로 해가지고 준비해서 접수하라고. 빨리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일단?
장진수 : 예 그럼 제가 한 시간 뒤에 집에 들어가면 예 바로...
후임자 : 인터넷에 한 번 보고 거기 보면 자격 및 우대조건이 있는데 그거 말고 좀 할려고 하는 거니까 우선 작성해서 제출할 때 통화를 해주기로 했거든? (예) 일단 집에 들어가서 서부지청 거기에 잠깐 있어봐... 집에 들어가서 전화해 그러면. 인터넷 어디로 들어가는지.
장진수 : 못 찾으면 전화드리겠습니다.
후임자 :그래 그래.

총리실의 직원 두 명이 장진수 전 주무관 부인의 취업에 팔 걷어붙이고 나서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시점을 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이 일자리 알선에 나선 시점은 장진수 전 주무관이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증거인멸의 진실을 털어놓은 지난해 1월 직후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증언이 있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증언인데요. 장진수 전 주무관은 총리실 간부들이 부인의 일자리를 알아볼 때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도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 장석명 비서관이 등장하죠? 하지만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집중적으로 거론하겠습니다. 이 지점에서 마저 살펴야 하는 문제, 즉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일자리 알선과정까지 마저 훑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부인의 취업 알선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부인이 단칼에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자, 이 정도로 하고 이번엔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일자리 알선 과정을 들여다보죠. 먼저 들으실 녹음 파일은 아주 짧습니다. 하지만 절대 흘려서는 안 될 목소리가 나옵니다.

가스안전공사 이사 "BH에서 그...자리 좀...이런...그 이야기 해 가지고..."

지난 2010년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수사 당시 "청와대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이 26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 스튜디오에서 진행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2010년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수사 당시 "청와대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이 26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 스튜디오에서 진행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1>

장진수 : 여보세요? (예) 제가 전화를 못 받아서.
행정관 : 예. 1년 반 뭐 이렇게 모 전화드린거고요...

이 대화는 장진수 전 주무관과 청와대 인사 담당 행정관으로 알려진 사람 사이의 전화 통화 내용입니다. 올해 2월 13일에 있었던 통화입니다.

이 대화에서 청와대 인사 담당 행정관으로 알려진 사람은 '1년 반'을 언급합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알선하려는 업체의 채용 기간이 1년 반인 한시직이라는 뜻이죠.

이 얘기를 한 청와대 인사 담당 행정관으로 알려진 사람이 누구인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녹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저희가 확보한 녹취록에는 그의 핸드폰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습니다. '017-770'으로 시작하는 번호입니다.

이 사람의 실체, 그리고 이 사람이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일자리를 알선하고 나선 이유는 오늘 방송의 끝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엔 다음 녹음 파일을 들어보시죠. 같은 날, 즉 2월 13일에 있었던 전화 통화 내용입니다.

<2>

채충근 : 여보세요 (네)장진수씨 되십니까.(예 그렇습니다.)네 저는 가스안전공사 안전관리이삽니다.
장진수 : 아, 안녕하십니까. 네.
채충근 : 예예. BH에서 그..자리 좀.. 이런.. 그... 이야기 해가지고.
장진수 : 아, 직함이 어떻게... 예예 반갑습니다
채충근 : 나중에 또 연락드릴게요.
장진수 : 예

여러분이 들으신대로 전화를 건 사람은 가스안전공사의 안전관리 이사입니다. 이름은 채충근. 이 사람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전화를 건 이유도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BH' 즉 청와대에서 자리 좀 알아봐 주라고 해서 연락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경동나비엔 인사팀장 "저희 사장님께 연락 받았고요.."

그리고 다음날, 이번엔 경동나비엔의 인사팀장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전화를 겁니다. 들어보시죠.

<3>

장진수 : 네.
인사팀장 : 여보세요 (예) 장진수 조사관....
장진수 : 예.
인사팀장 : 인사팀장 맡고 있는 OOO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희 사장님께 연락을 받았고요. 몇 가지 확인차 예....
장진수 : 어떻게 전달이 됐는지 저도 모르고... 저도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되겠고 아니면 급히 회사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뭐 맡겨주시면 전달된 사항...
인사팀장 : 저희는 뭐...
장진수 : 제가 뜬금없이 한 명 받으라는 건데 뭐 정할 수가..
인사팀장 : 어쨌든 뭐.. 언제 다시 한 번.. 예...

경동나비엔의 인사팀장은 "사장님께 연락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이 회사의 사장이 지시를 해서 인사팀장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전화를 한 것이죠. 그럼 이 회사의 사장은 누구로부터 연락을 받았을까요? 그 사람은 바로 채충근 가스안전공사 이사입니다. 다음 녹음파일을 들으면 그렇게 추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대화는 2월 16일에 이뤄진 것입니다. 들어보시죠.

<4>

장진수 : 이사님 (여보세요) 예. 장진숩니다
채충근 : 잘 지내셨습니까 (예 잘 있죠) 문자 보내니까 문자가 안 들어가서 전화했습니다
장진수 : 제가 못 봤는데....
채충근 : 계속 안 들어가더라고. 어떻게 됐습니까. 연락이 왔습니까.
장진수 : 연락은 왔었고 그 다음날 왔었는데. 제가 전화 드린다는 게... 지금 당장 3월부터 일하는 걸로 알고 계시더라고요. 근데 실제 제가 일정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일정은 아직 불투명합니다. 근데 이쪽에서 전달하시는 분들이 아마 이쯤 되면 안되겠느냐 이런 걸로 전달했는데 제 일정은 불투명하고 1년 6개월 한시직으로 하는 걸로 연락이 왔었는데 그것도 좀.... 그것도 생각을 해볼 문제가 있고요. 그래서 정중에 다시 하는 걸로 제가 진중하게 말씀드렸어요
채충근 : 그럼 언제부터, 언제부터 되는 거죠?
장진수 : 그 날짜가 제가 제 일정이 있는 게 아니고, 다른 일정에 따라가야 해서 저희는 그 일정을 몰라요. 다른 쪽 스케줄에 종속이 되 있어서 제가 알 수가 없고 불투명합니다.
채충근 : 그럼 언제쯤이라도, 언제쯤이라도 될 것 같다는 것도 모르고?
장진수 : 그걸 모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마 3월쯤이면 안 되겠느냐 이런 정도로 얘기를 하셔서 알고 계신 것 같은데.. 그거는 일정은 전혀 모릅니다. 빠를수록 좋은 건데 저도. 그게 맘처럼 안 빨라지네요. 그래서. 그 통화는 했었고.. 안 그래도 이사님께 전화를 빨리 드려서 알려 하는데 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아직 마음이 그...
채충근 : 그럼 그건요, 그 기간은?
장진수 : 그 기간도 1년 6개월 말씀하셨는데 음.... 제가 진짜로 가게 된다면 그거는 그런 형태는 아닌 것 같아요. 제 생각은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다시 한 번 얘기 해야 할 문제 같습니다. 제가 1년 6개월 뒤에 나와서 다른 데를 간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1년 6개월로 걸어놓고 1년 6개월 뒤에 명확하게 잘리는 걸로 할 필요가 없을 것 같거든요. 암튼 그런 부분은... 날짜도 아직, 가는 것도 결정이 안 됐는데 그런 것까지 세부적으로 의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그냥... 그거는 그렇게 알고 계시더라고요. 인사팀장님이. 그쪽 경동의 인사팀장님이. 그래서 예예, 그거는 그러시구나 했어요. 그때는 저도 인사팀장님께 별 말씀을 안 했어요

채충근 : 제가 생각해도 저는 그렇게 지시를 받았는데 제가 생각해도 그런 조건이 아니면 그쪽에서 받아들이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 제가 봤을 때는.
장진수; 아... 그쪽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채충근 : 네 그렇죠. 가서 실력발휘하면 또 다음을... 우리하고 관계는 되게 많거든요(예...)  그니까 그때 가서 또 얘기하면 되는 거기 때문에. 첨부터 그 조건을 까다롭게 하면 [???] 일 자체가 안되는...
장진수 : 근데 딱히 그렇게 그쪽이 거부할 말씀은 아니시더라고요. 제가 통화해보고 인사팀장이랑 해보니까 어떻게든 해주실 의향은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예 그건 강력히 얘길 했기 때문에) 예 그래서...
채충근 : 예 그래서 제가 지시받은 그대로 전달한 그 내용대로 진행을 해보시는 게 어떻겠냐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변경하더라도. ..
장진수 : 암튼 날짜 때문에 날짜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채충근 : 그건 관계없습니다. 그쪽이 급한 게 아니기 때문에. (예예) 안 그렇겠습니까. 그쪽도 자기들이 급한 게 아니니까.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 그게 되시면 저한테... 확정이 뭐 되신다거나 될 것 같으면 연락을 해주시죠. 제가 그쪽하고 컨택포인트니까
장진수 : 저도 당장 급한 건 아니니까 저희 쪽도 그렇습니다. 제가 전화 드리기로 하고. 시간은 어찌 될지 불투명하니까 너무 구체적으로까지 당장 진행은 안하셔도 당장 급한 건 아니니 저도 상황은 그렇습니다. 급하게 진행을 무리하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채충근 : 예.
장진수 : 제가 전화드리겠습니다. 

채충근 이사는 전화 통화에서 확인합니다. "어떻게 됐습니까. 연락이 왔습니까"라고 물어봅니다. 경동나비엔 측에서 연락이 왔냐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채충근 이사는 그러면서 '지시'를 언급합니다. "저는 그렇게 지시를 받았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가스안전공사의 이사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이건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앞서 들으신 녹음 파일에서 채충근 이사가 말했죠? 'BH' 즉 청와대를 언급했습니다.

이런 수직적인 인사 청탁 때문이었을까요? 경동나비엔 측은 꽤 세심하게 체크합니다. 2월 22일 이 회사의 인사팀장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다시 전화를 겁니다.

청와대는 왜 장진수 직장알선 했나?

<5>

장진수 : 장진숩니다
인사팀장 : 예. 장진수 조사관님 되십니까. (네) 경동나비엔의 OOO라고 합니다. (예 팀장님) 이번주 전화드리기로 해서 조금 늦었습니다. 그때 생각을 좀 더 해보셔야 한다고 하셨는데 정하신 건지요.
장진수 : 그것도 생각도 생각인데. 일단은 근무를 3월부터 할 수... 확정적이지가 않거든요(아 그러세요?) 네 제가... 아직 뭐 법적으로 할 수가 없어요. 현재로서는. 그게 결론이 나야 되는데 그 결론이 3월 안에 난다고 제가 결론 내면 하지만, 다른 데 결론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3월부터나 당장... 저도 빨랐으면 좋겠는데 그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있고.. .저도 불투명하다는 그거 때문에 지금 그렇고...
인사팀장 : 그러면 혹시 그게 결정이 언제 나는 겁니까. 언제쯤.
장진수 : 그걸 몰라요. (아..) 그걸 모르고 그래서 답답하죠. 그런데 또 그게 결정이 되면 언제부터 근무할 수 있는 시점이 생기니까, 그때 세부적인 걸 말씀드리고 그렇게 해야 되는 게  맞지 않겠나... 지금 말씀드려봐야 그게 3월이 될지 4월이 될지. 전달과정에서는 3월쯤이면 안되겠느냐, 누구 한 말씀 하셨는데 3월로 하는 걸로 그렇게 전달이 됐던 모양입니다. 저도 어떻게 전달이 됐는지 잘은 몰라서. 조금 암튼 구체적인 내용은 암튼 어려운 입장이고.. 그것 때문에 조금 그렇고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인사팀장 : 부담 갖지 마시고요. 저희야 뭐, 이거 순리대로 풀어야 되는 거니까. 일단 일정이 나오시면. 그때 전화를 주시고요. 예. 고 때 다시 세부적인 거 논의해서 절차 진행하시는 걸로 하면 되겠습니다.
장진수 : 너무 일정이 늦어지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인사팀장 :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일자리 알선과 관련된 5개의 녹음 파일을 들어봤는데요.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청와대에서 채충근 가스안전공사 이사에게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일자리를 알아봐주라고 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채충근 이사가 경동나비엔 측에 부탁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자, 이 대목에서 본질적인 물음을 던져야 합니다. 청와대는 왜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직장을 알선해주려고 한 것일까요? 도대체 뭐가 아쉬워 말단 공무원의 직장까지 알선해주려고 한 것일까요?

이와 관련해 장진수 전 주무관은 아주 충격적인 증언을 했습니다. 저희와의 취재 인터뷰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얘기를 털어놨습니다.

"청와대 인사 행정관이 장석명 비서관님 부탁으로 직장 알아봐준다고"

<6>

김종배 : 류충렬 국장이 부인 일자리를 왜 알아봐준 거죠?
장진수 : 그때 작년 한 2월쯤에 식사를 한 번 같이 했었거든요. 식사자린지 술자린지 저희가 같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어쨌든 제가 월급도 작고. (기본급밖에 안나오니까? 네) 형편이 어떠냐, 이런 얘기가 나왔죠. 그걸 도와주실 의사가 있으셨는지, 어떻게 얘기하다가 부인, 집사람 뭐하느냐 해서 집에 있다고 제가 했죠. 그럼 부인 직장을 알아봐주면 어떻겠느냐. 근데 그걸 제가 먼저 꺼냈는지 그분이 먼저 꺼냈는지 어떻든 그 얘기가 나왔어요(술자리에서? 네). 그래서 제가 무심코, 알아봐주시면 고맙죠, 그렇게 얘길 했었죠. 그랬는데 며칠 뒤 진짜로 알아보신 모양이에요
김종배 : 전화가 온 거예요?
장진수 : 전화가 왔었죠. 전화가 왔었는데. 얘길 해보니까 그렇게 해줘도 된다. 그래서..
김종배 : 얘길 해보니까? 누구랑 얘길해요?
장진수 : 전 장 비서관님과 얘기한 걸로 알아듣죠.
김종배 : 류충렬 국장 말이, 돌아가서 얘길 해보니까 그래도 된다고 하더라? (네) 이런 얘길 한 거예요 류충렬 국장이?
장진수 : 예, 류국장님이 스스로 결정해서 하신 게 아니에요. 저하고 연락하실 때는 항상.

김종배 : 그럼 류충렬 국장이 돌아가서 얘기한 상대자가 장석명 비서관이라는 겁니까?
장진수 : 전 당연히 그 당시에 그렇게 되는 걸로 인식했었고. 어쨌든 그래서 알아봐주신 거죠. 직장 몇 군데가 있는데 정규직 아니고 임시직이라 해도 당분간 다니면 가계에 도움이 될 거다 하면서 직장을 알아봐주신 거죠.
김종배 : 그러면 여기서 정리가 필요한데. 밥자린지 술자리인지 헷갈리지만 아무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가 월급도 깎였고 하니까 먹고 살기 힘들지 않냐, 부인 뭐 하냐, 부인 일자리라도 알아볼까, 해서 얘기가 시작이 된 거고.
장진수 : 근데 얘긴 어쨌든 제가 먼저 했는지 그 분이 먼저 했는지는 몰라요. 얘기가 나왔어요.
김종배: 아무튼 거기서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왔고 (예) 그 뒤에 류충렬 국장이 돌아가서 장석명 비서관한테 그 얘길 했다는 거죠? 부인 일자리 알아봐주는 게 어떻겠냐? (네) 그래서 장석명 비서관이 오케이 해서 알아봤다. 그러면 그 뒤에도 장석명 비서관하고 이 얘기 추가로 류충렬 국장이 했답니까?
장진수 : 그건 못 들었어요. 왜냐면 바로 저희 와이프가 '노' 했기 때문에. 와이프가 따로 알아보는 데가 있었거든요. 제가 징계 먹고 집에 와 있으니까 둘이 같이 있어도 뻘쭘하고 이래서 그냥 와이프가 나가기로 혼자 결정했나봐요. 혼자 자기가 알아본 게 있었기 때문에...

김종배 : 그러면 장 전 주무관은 부인께서 다른 일자리 알아보고 있는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얘기를 했던 거네요? (예) 그러다가 나중에 부인한테 거절당하신거고?
장진수 : 네. 제 와이프하고 상의한 게 아니라 술 먹다가 우연히 나온 얘기여서 그냥 했었던 거고. 나중에 그냥 해프닝으로 끝난 거죠.
김종배 :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취업 알선. 요번엔 장진수 주무관과 관련된 거 아닙니까? 경동나비엔 얘기가 나오는데. 이건 어떻게 해서 얘기가 나온 겁니까?
장진수 : 뜬금없이 연락이 왔어요 저한테.
김종배 : 누가?
장진수 : 음... 청와대 인사 행정관이시라고 하시는 분인데 이름은 제가 못 외우고요. 아 제가 전화를 했네요. 017 770으로 시작하는 번호에서 연락이 두어 번 왔었는데 못 받았고 제가 전화를 했습니다. 무슨 행정관님이라 하는데 장석명 비서관님 부탁으로 직장 알아봐준다고.

김종배 : 장석명 비서관의 부탁이라고 했습니까? 분명히?
장진수 : 예. 공직기강비서관 장석명 비서관님. (분명히? 네) 수차례 얘기했죠. 그래서 가스안전공사 사장님한테 얘길 해놨으니까 가스안전공사에서 전화가 올 거다. 그 얘기 했죠. 그래서 1년 반 정도 한시직해서 연봉은 현재 받는 고 수준으로 해서 자리가 아마 연락이 올 거다고. 그렇게.
김종배 : 인사담당해정관이 거기까지 얘기를 했습니까? 연봉 뭐 이렇게까지?
장진수 : 예
김종배 : 그리고 나서 가스안전공사의 채충근 이사가 전화가 온 거고?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네) 아, 그래요? (예예) 분명히 장석명 비서관의 부탁으로 알아봐준 거다라고 얘기했습니까?
장진수 : 네. 수차례.
김종배 : 그래요? (네) 알겠습니다. 그래서 진행이 되고. 그런데 왜 안가셨어요?
장진수 : 그게요. 첨에는 갈까 말까도 고민했었어요. 사실 제가. 나름 알아보니까 흑자 나고 좋은 회사라고. 그랬었는데 제가 막상 갔다고 생각을 하니까, 가 있을 경우 가정해보니까, 그 사람들이 저를 뭐라고 볼까 (일종이 낙하산이라고 볼지 모른다? 네) 낙하산으로 내려왔고, 증거인멸 하다가 잘렸다고 그렇게 분명히 사람들이 알거다. 분명 거기서도 열심히 생활하면 물론 적응은 가능 할거다 생각하지만 그런 시각들이 분명히 존재할텐데. 떳떳하지 못하겠다. 그렇게 생각했죠.

김종배 : 그게 제일 큰 이유였고. 한 가지 궁금한 게 부인 일자리 알아본 시점은 작년 2월이었어요. (예) 그리고 장 전 주무관 일자리 알아본 건 올해 2월이고. 1년 간 시차가 발생을 하는데. 왜 이런 시차가 발생을 한 겁니까?
장진수 : 와이프 일자리는 우연히 그냥 나온 얘기였거든요. 음... 우연히 나온 얘기였고 그걸 바로 진행을 해주셨던거고 그 당시에. 제 일자리는 글쎄요. 아직 법원 판결도 안끝났는데 성급하게 나오지 않았나. 그렇게... 물론... 글쎄요 그건 시점이 왜 그런진 모르겠습니다.
김종배 : 추정해볼 수 있는 게. 장 전 주무관에 대한 2심 판결 나온 게 작년 4월 12일었어요. (네) 장 진수 주무관 일자리 알아본 게 올해 2월이고. 그러면 대법원 판결만 남겨둔 시점이었으니까 대법원에서도 결국 원심 확정되면 장 전 주무관은 공무원 신분 박탈당하는 거죠. 그걸 염두해두고 직장 알아본 것이다라고 추정할 수 있나요?
장진수 : 그렇게 추정할 수 있고 아니면 대법원 상고 아예 포기하고 이 직장으로 옮기는 게 어떠냐. 이렇게도 저는 생각할 수 있겠더라고요.

"엄지손가락 세우면서...VIP에 보고됐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을 앞둔 지난 2007년 10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을 방문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옆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이영호 전 청와대고용노사비서관(오른쪽)이 수행하는 모습이 보인다.
 2007년 대선을 앞둔 지난 2007년 10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을 방문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옆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이영호 전 청와대고용노사비서관(오른쪽)이 수행하는 모습이 보인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김종배 : 알겠습니다. 그리고 장석명 비서관 이름이 또다시 등장합니다.
장진수 : 네. 많이 등장합니다. 저는 많이 들었습니다.
김종배 : 장석명 비서관이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장 전 주무관을 이른바 케어해줬다... 이렇게 정리해도 될 것 같은데. 장석명 비서관이 이렇게까지 나선 이유가 뭡니까?
장진수: 고전에 말씀드릴게, 어쨌든 류충렬 당시 국장님은 본인이 직접 나서서 이걸 하신 게 아니에요. 중간에 껴 있으신 거죠. 저하고 그 사이에서. 본인이 의사결정하시거나 그런 건 아니고. 위에서 장 비서관님이 결정해주신 거를 저한테 전달하거나 이런 역할이었다는 걸 말씀드리고요. 제가 작년 1월 중앙징계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기..(최종석 행정관이 시켜서 증거인멸했다는 진술? 네. 그때 모든 걸 폭로했죠) 그 있기 전후인데요. 어쨌든 제가 그때는 제 나름대로 2심 준비를 혼자 해서 사실을 밝히고 법정에서 재판 받으려고 준비하고 있었죠. 그런 시기였는데.  류충렬 국장님 밑에 총괄과장님, 정 과장님이라고 계신데 (진경락 과장 후임자? 네) 정 과장님하고 제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에 보면 스타벅스라는 커피숍이 있고 1,2,3층이 있고 위로 올라가면 옥상있거든요. 옥상에 벤치 있어서 바깥바람 쐬면서 커피 마실 수 있는 거기서 만났죠. (정 모 과장을 ? 네) 과장님이, 제가 한 얘기는 이거죠. 절 내버려두십시오. 제 스스로 해서 법정 가서 사실 밝히고, 판결 좋게 공무원 계속 할 것이고 못하면 내가 알아서 살아나가겠다. 제 인생은 제 스스로 하겠다. 관여를 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제가 드린 말씀이고. 큰소리로 언성 높이면서 제가 왜 관여하시냐고 화도 내고 했는데. 그거 아니다, 지금 민정에서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고 벌금형 충분히 가능하고 안되도, 다른 또 다른 게 있기 때문에 이게 훨씬 실리적으로 낫다

김종배 : 다른 게 뭘 말하는 거죠?
장진수 : 직장도 있고 취업도 있고 금전적인 부분도...
김종배 : 그럼 그 만난 시점은?
장진수 : 중앙징계위원회 전 후인데 정확히 날짜는 못하고
김종배 : 예. 그럼 그렇게 한 번 만났나요?
장진수 : 그리고 또 며칠 뒤에 또 만났죠. 세종문화회관 뒤쪽에 비스듬한 사잇길이 있는데 그 무렵에 새로 생긴 커피숍이 있었어요. 음... 6층에 당구장 있는 건물인데 그 건물에서 만났는데. 그때도 마찬가지 분위기였어요. 전 그런 식의 얘기했고 그때 정 과장님이 하신 말씀이 이거 지금 VIP한테 보고가 됐다. 보고가 됐고....
김종배 : VIP라고 말씀하셨는데 대통령을 뜻하는 겁니까?
장진수 : 네.

김종배 :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는 건가요?
장진수 : 엄지손가락 이렇게 세우면서, 이 분한테 보고를 했다고 했죠. (정 모 과장이? 네) 네, 이 분, 엄지손가락.
김종배 : 그럼 그 얘길 스타벅스 옥상에서?
장진수 : 아뇨.
김종배 : 커피숍에서 만났을 때?
장진수 : 네.
김종배 : 커피숍에서 만나서 얘기할 때 VIP한테 연락이 됐다?
장진수 : 네. 엄지손가락을 세우면서 이 분.
김종배 : 언제 보고가 됐다는 겁니까? 그리고 뭐가?
장진수 : 그러니까...어떤 형태로든 이 내용들이 보고가 돼서 결국에는...
김종배 : 이 내용들이라는 게 증거인멸이라든지 이런 걸 언급하는 겁니까?

"민정수석실에서 7명 기소자 케어할 담당자 정해졌다고..."

장진수 : 저는 제 문제로 인식하죠. 제 문제가 보고됐다고 인식했고. 그렇게 해서 민정수석실에서 저희들, 이 사건으로 기소 되서 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는 7명에 대해서 담당자들이 정해져있다. 이 케어할 수 있는 담당자들이 정해져있다. 그렇게 들었어요.
김종배 : 잠깐만요. 정리합시다. 대통령에게 장진수 전 주무관의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것들이 보고가 됐고 보고된 이후 민정수석실에서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 때문에 기소된 7명에 대한 담당자들이 정해졌다. 관리해줄 수 있는?
장진수 : 네. 근데 무슨 내용이 보고 됐는진 모르고 다만 그 이후에 민정수석에서 그런, 관리하는 팀이 공식적인 팀은 아니겠지만, 그런 움직임이 형성됐다 그런 거죠.
김종배 : 잠깐만요. 하나 더 여쭤볼게, 그럼 민정수석실 한 사람이 일곱 명을 도맡아 관리했다는 겁니까? 아니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정해져있다는 얘깁니까?
장진수 : 그게 명확하진 않은데. 제가 듣기로는 한 명이 두 명을 맡을 수 있고 한 명이 세 명을 맡을 수도 있고, 하지만 어쨌든 한 사람이 전체 7명을 관리한다는 이 개념은 아니었어요. 몇 명이 있다. 그리고 그 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저한테, 저를 관리하러 접근하고 하신 분은, 류 국장님 통해서 저한테 연락주신 거고.

김종배 : 그게 장석명 비서관이다?
장진수 : 네 .장석명 비서관님이라고 저는 아는 거죠.
김종배 : 그럼 장진수 전 주무관 증언에 따르면 대통령에게 보고가 이뤄진 후에 민정수석실에서 담당자가 정해졌는데 최소한 장진수 전 주무관 담당자는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이었다? 이렇게 추론할 수 있는 거네요. 얘기 종합하면? (네) 아까 빠트린 게 있는데 대통령에게 보고된 시점이 언제인지 기억을?
장진수 : 그건 그렇게 얘기 안 했었죠. 그냥 보고가 됐고 민정에서 널 케어하고 있는데 민정을 따르는 게 훨씬 유리할거다. 그 얘기죠.
김종배 : 정 모라는 과장이 엄지손가락 치켜세우며 VIP 언급했다?
장진수 : 그렇게 까지 하니 따르라는 거죠.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고 (너 혼자 하지말고? 네) 저 혼자 하지 말고 따르는 게 훨씬 유리하겠다 그 말씀 하신 거죠.
김종배 : 지금 상당히 중요한 말씀이에요. 그럼 지금 말씀대로라면 대통령이 최소한, 최소한 증거인멸에서부터 그 이후의 과정까지 보고받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증언에 따르면요?
장진수 : 음...그 이후에 얘기는 제가 듣진 못했습니다.
김종배 : 그 보고 주체는 민정수석이었다고 합니까?
장진수 : 그것도 제가 모르죠.
김종배 : 그래요. 알겠습니다.

여러분 들으셨습니까? 장진수 전 주무관이 말했습니다.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이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일자리를 알선해주라고 부탁했다고 했습니다. 또 다시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입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5000만 원을 준 것으로 녹취록에 나오는 인물, 류충렬 전 공직복무관리관이 여러 차례 믿을 사람이라고 언급한 인물, 그 장석명 비서관이 또 다시 등장합니다. 이번엔 일자리 알선 주체로요.

그러나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인 사실은 따로 있습니다. 장석명 비서관 또한 몸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증언에 따르면 장석명 비서관도 기소된 7명의 관리 차원에서 움직였을 뿐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청와대의 조직적 개입을 끌어낸 사람, 장석명 비서관이 장진수 전 주무관을 관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장본인은 따로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 사람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민정수석실의 전방위적 개입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보고 이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같이 추론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일언반구 말이 없었습니다. 증거인멸을 지시한 사람이 최종석 전 행정관이라고 단 한 번도 스스로 밝힌 적이 없습니다. 청와대 스스로 진실을 은폐한 겁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을 비롯한 사건 관련자들의 입을 막은 정도가 아니라, 청와대 스스로 제 입을 닫아버린 것입니다. 청와대가 진실 은폐의 주역이었던 것입니다.

청와대 행정관, 청와대 대변인, 가스안전공사 이사는 '부인'

청와대 정문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 건물.
 청와대 정문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 건물.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저희가 녹음을 하는 동안 <오마이뉴스> 취재진이 오늘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확인작업에 들어갔는데요.

017-77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쓰는 청와대 직원, 즉 장진수 전 주무관이 인사 담당 행정관이라고 한 사람에게 질의한 결과 이 사람은 장진수 전 주무관과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며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어렵지 않게 풀릴 수 있습니다. 앞서 틀어드렸던 녹음파일에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성문분석을 하면 누군지 금방 알 수 았겠죠.

그리고 가스안전공사의 채충근 이사, 이 사람은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일자리를 알선해준 적이 있느냐고 묻자마자 나중에 통화하자면서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에게도 물었습니다.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적이 있는지, 민정수석실이 기소된 7명에 대해 담당자를 두어 관리한 적이 있는지 질의한 결과 박정하 대변인은 "(그것은) 장진수 전 주무관의 얘기"라며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시시비비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 아닌가"라고 답했습니다. 또 그는 "여기서 청와대가 좀 더 나아가서 얘길하면 청와대가 검찰에 가이드를 주는 것처럼 돼 적절치 않다"고도 했습니다.

관련 당사자들의 해명은 이 정도로 전해드리고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인물이 등장했지만 사실 그들은 깃털에 불과했습니다. 아무리 넓혀 봐도 중간 다리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몸통은 청와대라고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저희가 오늘 공개한 녹취록에 분명히 청와대가 등장하고, 장진수 전 주무관의 증언에 이명박 대통령이 등장합니다.

청와대에 분명히 요구합니다. 더 이상 노코멘트하지 마십시오. 그동안 공개된 여러 사실들, 그리고 오늘 나온 사실들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이건 모르쇠로 일관할 문제가 절대 아닙니다.

아울러 검찰에도 촉구합니다. 빼놓지 말고 수사하십시오. 일련의 사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증언, 그리고 민정수석실에서 기소된 7명에 대한 관리담당을 두었다는 증언에 대해 반드시 수사하시기 바랍니다.

귀를 열고, 눈을 뜨고 있겠습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내일 다시 오죠.

지금까지 '이털남 김종배'였습니다.

☞바로가기 이털남 듣기


태그:#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청와대, #장진수, #대통령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