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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6일 오후 8시 55분]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가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의혹이 26일 제기됐다.

문 후보는 지난 2007년 8월 '12주간 PNF 운동이 태권도 선수들의 유연성 및 등속성 각근력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문 후보의 박사논문이 같은 해 2월 발표된 김아무개씨의 '태권도 선수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PNF 훈련이 등속성 각근력, 무산소성 능력 및 혈중 스트레스 요인에 미치는 영향'이란 박사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통합당 측은 이날 오후 "2008년 2월 마련된 교육인적자원부의 논문표절 가이드라인에 따라, 두 개의 논문을 비교한 결과 문 후보가 앞서 발표된 김씨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장을 출처도 없이 통째로 베끼거나 사실상 문단을 통째로 서술하면서 출처를 인용하지 않은 경우 등이 상당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문 후보의 논문은 서론부터 김씨의 논문과 상당부분 유사성을 띄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문대성 새누리당 (부산 사하구갑) 후보의 지난 2007년 8월 박사학위 논문(오른쪽 빨간색 표시 부분)이 2007년 2월 김모씨가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왼쪽 빨간색 표시 부분)과 내용이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문대성 새누리당 (부산 사하구갑) 후보의 지난 2007년 8월 박사학위 논문(오른쪽 빨간색 표시 부분)이 2007년 2월 김모씨가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왼쪽 빨간색 표시 부분)과 내용이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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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가 해당 논문 3쪽에서 "이와 같이 PNF 운동에 의한 유연성 및 파워의 향상은 상호보완적인 밀접한 관계로 판단되어진다"며 연구의 필요성을 설명한 부분은 김씨가 해당 논문 3쪽에서 '연구의 필요성'을 기술한 부분 중 "현재까지의 연구가 주로 재활 분야에서 편마비 환자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는 일부 대목만 제외한 채 그대로 서술됐다. 해당 문단 중 "필요하다"를 "중요하다"로 바꾸는 등 특정 단어만 바꾼 채 나머지 서술은 똑같은 경우도 발견됐다.

논문 내 '결론'의 서술도 거의 유사하다. 문 후보는 해당 논문 '제언'에서 "운동선수들의 운동수행능력 및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방법들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현재 국내에서는 선수들의 체력과 관련된 기능들을 향상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훈련방법들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라고 기술했다. 이 역시 김씨의 해당 논문 '결론'에서 나온 서술과 동일하다.

2008년 2월 마련된 교육인적자원부의 논문표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 또는 데이터가 동일하거나 본질적으로 유사한 경우 ▲ 타인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하는 경우 ▲ 남의 표현이나 아이디어 출처 표시 없이 쓰거나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 짜깁기 ▲ 연구결과 조작 등이 표절 기준으로 제시된다.

이와 관련,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가 논문 표절의혹을 무시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대략 아무렇게나 시치미를 떼고 넘어가기에는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은 무거운 자리"라며 문 후보의 해명을 촉구했다.

또 "부정한 방법으로 거짓의 상아탑을 쌓아올린 사람이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는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며 그런 분들이 국민을 대표해서도 안 된다"며 "새누리당이 쇄신을 통해 당명을 바꾸고 젊은 신인들을 당의 지역기반에 내세웠는데 이들이 구태 정치인과 다름없는 결격사유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모두에게 유감스럽고 충격적"이라고 꼬집었다.

문대성 후보 측 "명백한 정치공작, 논문 연구방법이나 결론은 상이해"

문 후보 측은 박사논문 심사위원인 윤상화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의 확인작업을 거쳐, "논문의 표절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독창성에 문제가 있는지 아닌지를 가장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주장은 명백한 정치공작"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문 후보 측에 따르면, 윤 교수는 문장의 유사성보다 논문의 목적, 연구방법, 결론 등에 초점을 맞춰 윤 후보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문 후보의 논문과 김아무개 박사의 논문 사이에 비슷한 부분이 일부 있으나, 이는 이론적 배경부분이며 이마저도 일반적인 이론, 즉 논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된 상식 수준의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무엇보다 "문 후보의 논문은 연구방법부터 결과, 그리고 결론이 김 박사의 논문과는 큰 차이를 나타낸다"며 "연구대상과 연구방법, 결과 및 결론부분이 모두 상이한 논문에 대해 표절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문 후보가 태권도 선수들에게 PNF 운동을 실시해 근력과 유연성의 개선이 나타나는지, 4주와 12주를 실시했을 때 어느 정도의 운동기간에 최대한의 효과를 나타나는지 평가하고자 한 반면, 김 박사는 태권도 선수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과 PNF 운동, 그리고 두 가지를 복합한 방법이 근력과 무산소능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검증하고자 했단 설명이다.

문 후보 측은 이 같은 설명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민주당이 본 후보의 논문을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자충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더 이상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저급한 행동을 중단하고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선택을 바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서 문대성 후보(부산 사하)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공천장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서 문대성 후보(부산 사하)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공천장을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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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대성, #새누리당, #4.11 총선, #논문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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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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