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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골짜기에는 한국 천주교회의 유명한 '미리내성지'가 있다. 한국인 최초사제 김대건 신부가 성장한 곳이다. 그 미리내성지 한 곳에 유무상통마을의 '미리내실버타운'이 있다. 미리내실버타운은 유무상통마을의 '중앙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유무상통(有無相通)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 통하고 하나'라는 뜻이다. 공평과 균형과 조화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 있는 자와 없는 자를 구분 짓지 말고 상부상조의 삶을 구현하여 하느님 나라를 함께 이루자는 뜻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모든 것을 얻게 되는 기쁨이 바로 하느님 나라의 실체일 터이다.    

미리내실버타운은 유료양로원이다. 비교적 유복한 환경 속에서 살아오신 노인들이 황혼기의 삶을 의탁하고 있는 곳이다. 미리내실버타운에서 황혼기를 가꾸며 지내시는 노인들은 한결같이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들이다. 유료양로원에서의 삶 자체가 바로 남을 돕는 생활이 되고 유무상통의 본질을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중근 장군 102주년의 하루 전인 3월 25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에 있는 유무상통마을 미리내실버타운의 안중근 장군 동상 앞에서 추념제와 추도미사, '안중근장군바보장학회'의 장학금 전달식이 거행되었다.
▲ 순국 102주년 추념제 안중근 장군 102주년의 하루 전인 3월 25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에 있는 유무상통마을 미리내실버타운의 안중근 장군 동상 앞에서 추념제와 추도미사, '안중근장군바보장학회'의 장학금 전달식이 거행되었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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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상통마을 안에는 여러 개의 무료 복지시설이 있다. 무료 노인요양원인 '성 베드로의 집'과 무의탁노인요양원인 '작은 안나의 집', 치매를 앓고 계시는 분들을 위한 '여기애인의 집', 미혼모들과 미혼모들이 출산한 아기들의 안식처인 '우리 성모님 댁' 등이다. 모두 유료양노원인 '미리내실버타운에서 얻어지는 수익금으로 운영된다.

유무상통마을의 '미리내실버타운' 안에는 또 그 모든 복지시설들의 환자들을 치료하는 노인전문병원인 '대건효도병원'도 있다. 그리고 그 모든 복지시설들을 총괄하는 사회복지법인체의 이름은 '오로지종합복지원'이다.

유무상통마을의 복지시설들은 한 곳에 밀집되어 있지 않고 안성시와 용인시의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다. 따라서 유무상통마을의 반경은 꽤 넓은 편이다. 여러 곳에 분산된 넓은 지역의 복지시설을 아우르는 것이니, 유무상통마을은 전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마을이기도 한 셈이다.        

지난 2003년 수원 KBS 연수원에서 있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박2일 연수 이후 실로 9년만에 박도 작가님을 다시 뵐 수 있었다. 반가움이 컸다.
▲ 방구들장 신부님, 박도 작가님과 함께 지난 2003년 수원 KBS 연수원에서 있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박2일 연수 이후 실로 9년만에 박도 작가님을 다시 뵐 수 있었다. 반가움이 컸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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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무상통마을의 촌장, 즉 '오로지종합복지원'의 이사장은 천주교 수원교구의 방구들장(대건 안드레아) 신부다. 사제서품 후 여러 곳의 본당 주임신부를 역임하던 중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20여 년 전부터 노인복지를 위해 유무상통마을을 만들고 가꾸는 일에 피땀을 흘려왔다. 방구들장 신부님의 혼신을 다한 그 노력의 결과가 오늘의 유무상통마을이다.

유무상통마을의 심장이기도 한 미리내실버타운에는 오늘도 '놓아라'라는 말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는 이들이 노년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하나같이 죽을 때 손을 펴고 죽을 것인즉, 미리미리 욕심을 놓고 손을 펴는 연습도 중요하다. 모든 것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삶을 실천하는 이들의 모습, 그들의 저녁놀은 정결하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2>

경기도 안성 출신인 방구들장 신부는 이태 전 본적지를 전라남도 장흥군 대덕읍으로 옮겼다. 그 이유를 나는 2010년 11월 1일 <오마이뉴스>에 올린 <신부님은 왜 본적을 전라도로 옮겼을까>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지역감정, 지역차별, 지역패권주의 등등이 범람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왔고 살고 있다. 그 몰이성적인 현상 속에서 호남인들이 받아왔고 받고 있는 오해와 차별은 참으로 심대하다. 그것의 구체적 실상을 듣고 확인하면서 방 신부님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뜨거운 눈물 속에서 방 신부님은 예수님이 흘리신 눈물도 떠올렸다. 로마의 지배 하에서 유다의 갈릴래아 지방은 가장 천대받는 곳이었다. 유다인들의 지역 편견 속에서 더욱 힘들고 고초가 컸던 갈릴래아 나자렛의 예수가 되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예수님을 본받는 삶을 살 수가 없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하여 방구들장 신부님은 전라남도 장흥으로 본적지를 옮기고 '전남 출신' 사람이 되어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안중근 장군 102주기 추도미사는 주일 교중미사이기도 했다. 수원교구 은퇴 사제 두 분과 방구들장 신부님이 공동 집전을 했다.
▲ 미사 봉헌 안중근 장군 102주기 추도미사는 주일 교중미사이기도 했다. 수원교구 은퇴 사제 두 분과 방구들장 신부님이 공동 집전을 했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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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은 왜 본적을 전라도로 옮겼을까>라는 글에는 '방구들장'이라는 이름에 대한 설명도 있다. 함께 소개해 본다.

방구들장 신부님의 원래 호적 이름은 '방상복'이다. 명함에 '김방상복'이라는 이름을 새겨 사용하기도 했다. 어머니 성도 가져오되 발음의 편리를 위해 어머니 성을 아버지 성 앞에 놓으셨던 것 같다. 세례명은 '대건 안드레아'인데, 태중교우이신 데다가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1984년 성인품에 오르기 훨씬 전에 사제 서품을 받으셨을 테니, 방 신부님 스스로 세례명을 바꾸신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데 방 신부님은 최근 방상복이라는 호적 이름도 '방구들장'으로 바꾸었다. 한국의 재래식 온돌방에는 구들장이 있다. 구들장의 온기는 구들장 위에 누워본 사람만이 안다. 온돌방 구들장의 온기만큼 사람의 등을 따뜻하고 안온하게 해주는 것은 없다.

온돌방 구들장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방 신부님은 당신 스스로 구들장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같다. 사람들의 마음을 안온하게 하고 등을 따뜻하게 해주는 구들장 역할을 하며 살기로 다짐하고 방씨 성과 잘 어울리는 구들장으로 개명을 하셨다.

안중근 장군 순국 100주년이던 2010년 3월 26일,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유무상통마을 미리내실버타운 마당에 안중근 장군 동상이 세워지고 제막식이 거행되었다.
▲ 안중근 동상 안중근 장군 순국 100주년이던 2010년 3월 26일,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유무상통마을 미리내실버타운 마당에 안중근 장군 동상이 세워지고 제막식이 거행되었다.
ⓒ 유무상통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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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들장 신부는 2010년 3월 26일 안중근 토마스 장군 순국 100주년을 맞아 매우 뜻 깊은 행사를 시행했다. 유무상통마을 미리내실버타운 마당에 안중근 장군 동상을 건립하고 제막식을 거행하면서 '안중근장학재단'을 출범시킨 일이다.

방구들장 신부는 진실과 정의, 민족정기가 실종되고 불의가 판치는 세상을 개탄한다. 친일세력이 지금도 큰 힘으로 발호하며 몰염치와 파렴치와 후안무치가 횡행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안중근 장군의 기상과 민족정기가 계승되는 시대를 갈망하고 기원하는 뜻으로 안중근 토마스 장군의 동상을 건립하고 제막식을 거행하면서 안중근 장군의 정기를 계승할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장학금 첫 수여식도 치른 것이다.

<3>

유무상통마을 미리내실버타운의 너른 마당 한가운데에 자리한 안중근 장군 동상 앞에서는 2010년 이래 해마다 안중근 장군 순국일(3월 26일)에 추념제와 함께 장학금 전달식이 거행된다. 올해의 102주기 추념제는 하루 전인 25일이 일요일이어서,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25일 오전 11시에 거행했다.

제1부 추념제는 시작을 알리는 대북연주,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안중근 토마스 장군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헌화, 제사(제문낭독, 분향, 헌작)에 이어 '합토 예식'이 이어졌다. 합토 예식에는 <오마이뉴스> 초창기부터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원로작가 박도 선생과 안중근 장군 사촌형제의 손자 되시는 분과 방구들장 신부가 함께 했다.

'합토 예식'에 사용된 흙은 박도 선생이 안중근 의사가 사형당한 만주 뤼순감옥의 묘지에서 가져온 흙이었다. 박도 선생은 안중근 장군 의거 100주년인 2009년 10월 26부터 아흐레 동안 안중근 장군이 의병으로 활약한 러시아령 엔치아를 거쳐 안 장군께서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리고자 마지막 열차를 타고 가셨던 그 길을 그대로 추적한 바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을 출발하여 우수리스크, 포브라니치나야를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 안 장군이 유동하 동지를 끌어들인 쑤이펀허 역, 그리고 의거 현장인 하얼빈 역, 또 순국 현장 뤼순감옥까지의 그 마지막 여정을 곧이곧대로 뒤쫓고는 이듬해 3월 26일 순국 100주년 기념일에 맞춰 저서 <영웅 안중근>을 펴낸 바 있다.  박도 선생은 뤼순감옥 묘지의 흙을 가져오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안중근 장군의 의거 직전, 이토 히로부미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던 하얼빈 역 플랫폼 풍경이다.
▲ 1909년 10월 26일 오전의 하얼빈 역 풍경 안중근 장군의 의거 직전, 이토 히로부미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던 하얼빈 역 플랫폼 풍경이다.
ⓒ 눈빛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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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안 장군 답사 마지막 코스로 뤼순감옥 묘지에 갔습니다. 뤼순감옥 묘지 흙에는 안중근 장군의 육신과 넋이 그대로 녹아 묻혀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 흙이나마 한 줌 담아다가 백범 선생이 효창원에다가 가묘를 한 안중근 장군 묘지에다가 덮어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여순감옥구지묘지(旅順監獄舊址墓地)'라고 새겨진 돌비석 앞에 꿇어 두 번 절을 올린 뒤 흙을 한 줌 담아 왔습니다. 귀국 후 효창원에 있는 안중근 장군 가묘 봉분 위에 일부를 헌토한 뒤 남겨둔 흙의 절반을 이태 전 안중근 토마스 장군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흠모하시는 방 신부님께 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 안중근 토마스 장군 순국 102주기를 맞이하여 이 흙과 미리내 성지의 흙을 합해 안중근 장군 동상에 바칩니다.

일단 그 흙을 안중근 장군 동상 앞에 바치고 분향 후 술잔과 재배를 올린 다음 박도 선생은 단지 안에 담긴 그 흙을 마당가 '십자가의 길' 한 곳으로 가져갔다. 방구들장 신부가 따로 작은 단지에 담아 동상 앞에 바쳤던 미래내성지의 흙은 안 장군 사촌형제의 손자 되시는 분에 의해 옮겨졌다. 두 분은 두 단지의 흙을 함께 일종의 가묘이기도 한 그 곳에 부어 '합토'가 이루어지게 했다.

그리고 박도 선생는 '안중근 토마스 장군은 왜 영웅인가'라는 제하의 강연을 했다. 박도 선생은 15분 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영웅'의 의미를 먼저 설명하고, 안중근 장군의 출생에서부터 성장 과정과 의거 당시의 모습, 뤼순감옥 형장에서 순국하기까지의 31년 생애를 간추려 소개한 뒤 의거의 배경과 법정에서의 의연한 태도와 최후 진술 등을 소상히 들려주었다. 

<오마이뉴스> 초창기부터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원로 작가 박도 선생이 안중근 장군 의거 100주년이던 2009년 10월 26일부터 아흐레 동안 안중근 장군의 마지막 길을 추적하고 돌아와서 이듬해 3월 26일 순국 100주년에 맞춰 펴낸 최근의 역작 저서이다.
▲ 박도 선생의 저서 <오마이뉴스> 초창기부터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원로 작가 박도 선생이 안중근 장군 의거 100주년이던 2009년 10월 26일부터 아흐레 동안 안중근 장군의 마지막 길을 추적하고 돌아와서 이듬해 3월 26일 순국 100주년에 맞춰 펴낸 최근의 역작 저서이다.
ⓒ 눈빛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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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 선생의 강연 다음에는 내가 추모 헌시를 낭송했다. 먼저 동상 앞에 분향을 하고 술잔과 재배를 올린 다음 나는 마이크 앞에 서서 '일곱 개의 표적, 일곱 개의 총알을 지니고 살자!'라는 이름의 시를 낭송했다. 오랜 세월 여기저기에서 수많은 시를 낭송해 왔지만 이번의 시낭송이 가장 열렬했지 싶다. 정말 뜨거운 마음으로 절절하게 시를 읊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 같다.

다음에는 동아방송대학 연극과 학생들이 안중근 장군의 최후 모습을 보여주는 연극 공연을 했고, 이어서 미사가 봉헌되었다. 미사는 수원교구의 은퇴사제 두 분과 방구들장 신부가 공동 집전을 했다. 방구들장 신부는 미사 시작에 앞서 "날이 좀 춥고 바람도 불지만, 풍찬노숙하며 온갖 고생 가운데서 광복투쟁을 하신 안중근 장군님과 광복투사들을 생각하면서 오늘의 이 작은 고생을 하느님께 봉헌합시다"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영성체 후에는 33명의 대학생들에 대한 '안중근 바보 장학회'의 장학증서와 장학금 전달식이 있었다. 일반대학생들과 전문대학생들 33명에게 각각 200만 원씩이 주어졌으니 총 6600만 원이 지급된 것이다.

사제들의 축복기도와 파견기도 후 미사는 '안중근 찬가'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사제들을 비롯한 내빈들과 새롭게 장학금을 기부하신 분들, 또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 모두 안중근 장군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내가 안중근 동상 앞에서 낭송했던 추모헌시를 <오마이뉴스>에 소개한다.

원로작가 박도 선생의 강연 후 내가 '일곱 개의 표적, 일곱 개의 총알을 지니고 살자!'라는 제목의 추모 헌시를 낭송했다. 열렬하고도 절절한 음조로 낭송할 때 온몸에서 피가 끓는 것을 경험했다.
▲ 추모 헌시 낭송 원로작가 박도 선생의 강연 후 내가 '일곱 개의 표적, 일곱 개의 총알을 지니고 살자!'라는 제목의 추모 헌시를 낭송했다. 열렬하고도 절절한 음조로 낭송할 때 온몸에서 피가 끓는 것을 경험했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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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 장군 추모 헌시

일곱 개의 표적, 일곱 개의 총알을 지니고 살자!

1909년 10월 26일 오전
화창한 햇살 아래 만물이 생기를 발하던 시각
만주 하얼빈 역에서 울려 퍼진
일곱 발의 총성은
한겨레 5천년 역사를 관통하며
한겨레 수만 년 미래를 뜨겁게 비출
웅혼하고도 장엄한 함성이었다

이토 히로부미의 가슴에 박힌 세 발의 총탄은
'애국ㆍ애족ㆍ정의'라는
세 가지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동시에 날아간 네 발의 총탄에는
대한남아의 피 끓는 기상
탐욕과 불의에 대한 응징
동양 평화에 대한 사상
밀알이 되고자 하는 희생정신
네 가지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하여 그날의 하얼빈 역 총성은
전 세계에 울려 퍼진 한민족의 우렁찬 함성이었고,
오늘도 7천만 겨레의 가슴에 굽이치는
민족정기의 용광로
역사 창조의 원동력이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의 순국 얼이
100년을 지나 더욱 창대히 펼쳐지는 오늘
우리 모두는 장군으로부터
새롭게 일곱 개의 총알을 받는다

벗이여, 동지여!
자라나는 대한의 새싹들이여! 청년들이여!
우리 모두 안중근 장군께서 주시는 일곱 개의 총알을
가슴 깊이 간직하자
언제라도 발사할 수 있도록
진실과 정의
민족정기라는 이름의 육혈포를
늘 닦고 매만지며 가슴에 품고 살자

일곱 개의 총알에는 각각의 임무
일곱 가지 대상이 있음을 가슴에 새기고 머리에도 새기자
노력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지식
도덕성 없는 상업
인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기도
원칙 없는 정치
마하트마 간디가 제시한 일곱 가지 죄악이
우리 평생의 적임을 늘 헤아리며 되새기자 

우리가 바르게 보고 거리를 맞추며
안중근 장군처럼 정확한 사격술로 명중시켜야 할 대상
도깨비 형상을 한 괴물들은
하얼빈 역에서도 살아나
저 루치페의 군단처럼 우리 눈앞에서
시시각각 출몰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능멸하고 민족평화통일을 부정하는 세력
강대국에 굴종하며 아부하는 사대주의 근성
분배 정의를 외면하는 천민자본주의
국토 훼손과 환경 파괴를 자행하는 물신의 탐욕
군비 확충만이 평화를 보장한다는 미신
진실을 호도하고 왜곡하는 사이비 언론
분별을 잃고 좌와 우만 가르는 미숙한 국민

그 모든 허깨비들이 우리의 적임을 바르게 알고
마하트마 간디가 제시해준 일곱 가지 표적
안중근 장군이 우리에게 선사한 일곱 개의 총알을
늘 가슴에 지니고,
명확한 역사의식이 우리의 진정한 희망임을 명심하자!

그리하여 2012년 오늘 우리 다 함께
선거혁명의 길
민주회복의 길
민족평화통일의 길을 향해
약동의 힘찬 발걸음을
다시 나누며 뜨겁게 나아가자!
벗이여! 동지여!
자라나는 대한의 새싹들이여! 청년들이여!

(2012년 3월 25일, 경기도 안성 유무상통마을 안중근 장군 순국 102주년 추념제에서 헌송)


태그:#안중근 장군 , #유무상통마을, #미리내실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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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출생.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추상의 늪」이, <소설문학>지 신인상에 단편 「정려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지금까지 120여 편의 중.단편소설을 발표했고, 주요 작품집으로 장편 『신화 잠들다』,『인간의 늪』,『회색정글』, 『검은 미로의 하얀 날개』(전3권), 『죄와 사랑』, 『향수』가 있고, 2012년 목적시집 『불씨』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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