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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정기 이사회에서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제출됐다.


이날 야당 측 이사진인 고진·정상모·한상혁 이사는 해임안 제출에 앞서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해임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서 이들은 "우리는 그동안 김재철 사장의 선임에 앞장선 여당 쪽 이사들이 김 사장 문제에 책임이 있으므로 김 사장 사퇴 권유나 해임 발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촉구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공정방송의 위기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 김재철 사장 해임 발의를 할 수밖에 없음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해임안이 제출되기까지도 큰 진통이 있었다. 오후 3시경 시작된 이사회는 오후 6시가 가까워져야 끝났다. 이사진들간 격론을 벌인 듯 고성이 오갔다. 이사회 후 여당 측 이사인 김광동 이사는 "김재철 사장의 출석이 필요한 지에 대해서와 MBC가 공정한 방송을 하고 있느냐에 대한 (여야 이사간) 견해가 달랐다"고 짤막히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 이사진들에 의해 해임안이 제출된 이상, 오는 28일 열릴 방문진 이사회에서 해임안을 놓고 투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사장 해임안을 표결에 부친다 해도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방문진에는 총 9명의 이사들이 있는데, 이중 6명이 여당 추천 이사이고 3명만이 야당 추천 이사이기 때문이다. 야당 이사진들은 성명에서 "국민의 알 권리와 공정방송에 대한 염원을 더 이상 저버리지 않기 위해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여당 쪽 이사들에게 거듭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김재철 사장, MBC 공영성-제작자율성 훼손"


이사회 이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정상모·한상혁 이사는 "김재철 사장이 MBC의 공영성과 제작자율성을 훼손하고, 파업사태가 일어난 이후에도 일방적이고 무원칙적인 대응을 일삼고 있다"며 해임안을 제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정상모 이사는 "이사회에서 'MBC 파업은 공영방송이 유기된 상태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불가피하게 나선 공정방송 실천 행위'라는 점을 지적했다"며 "얼마나 절박했으면 그 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감수하며 일어났겠나"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김우룡 전 이사장이 2010년 <신동아>에 인터뷰한 것을 올 3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재확인했다"이라며 "(인터뷰 내용대로) 김재철 사장은 낙하산 사장이며, 청와대로부터 조인트를 맞고 인사안을 결정했고, 낙하산 사장이라도 정치적 등거리를 유지해야 함에도 '(정권의) 하수인 사장 노릇'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이사는 "이것들은 MBC뿐만 아니라 방문진의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것만 갖고도 해임 사유가 되므로 (해임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고 (이사회에서)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정상모 이사는 최근 MBC 노동조합이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제기한 것에 대해 야당 이사진이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도, MBC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이사는 "MBC에서 '감사 후에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하는데 이것도 심각한 문제"라며 "방문진은 MBC를 관리·감독할 권한이 있는데도 MBC 감사 후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것은 방문진을 MBC의 하부기관으로 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이사는 "MBC 자체 감사는 감사대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고, 노동조합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니 검찰도 나름대로, 그리고 방문진도 나름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도 MBC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직무유기이며, (김재철 사장) 해임 사유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여야 이사진 날선 공방... 사태 해결책은?

 

이렇듯 여야 이사진 간 날선 공방이 계속되고 있지만, 파업 사태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안은 요원한 상태다. 정상모 이사도 이에 대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사회에서) 나누었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 이사는 "해결책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그 내용이 양쪽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모두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는 "방문진 이사회가 정파적으로 구성되는 한 앞으로도 이런 문제는 계속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정 이사는 "근본적으로 '언론이 정파적으로 지배될 대상인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구체적인 해결책 역시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정찬 사장, 노조 반대불구 연임 최종결정

 

한편 이날 오전에는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의 연임이 최종 결정됐다. <연합뉴스> 노동조합과 MBC·KBS·YTN 노동조합은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수하동 한빛광장에서 이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으나, 이날 열린 <연합뉴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가 추천한 박정찬 현 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선임됐다.


이날 집회에서 공병설 <연합뉴스> 노동조합 위원장은 "주주총회의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앞으로 박정찬 사장에 대한 퇴진 투쟁을 벌일 것임을 선언했다.<연합뉴스> 노동조합 역시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를 연합 찌라시 사원으로, 정권의 나팔수로, 청와대 대변인으로 만든 박 사장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박정찬 사장) 연임저지에서 퇴진 투쟁으로 전환하고 투쟁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태그:#김재철, #MBC 파업, #연합뉴스 파업, #방송문화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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