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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일본 '우리학교'(큐슈조선중고급학교) 정문. 중급부 졸업식임을 알리고 있다.   이 학교 또한 재일 조선인들이 일본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자비를 들여 건립했다.
 10일, 일본 '우리학교'(큐슈조선중고급학교) 정문. 중급부 졸업식임을 알리고 있다. 이 학교 또한 재일 조선인들이 일본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자비를 들여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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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김명준 감독은 일본 홋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 학생들과 3년 5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우리 학교)로 엮었다.

해방직후 재일 조선인 1세들이 일본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자비로 버려진 땅에 터를 잡아 세운 조선학교(우리학교). 일본 우익세력과 일본정부의 차별정책으로 540여개에서 이제 80여 개의 학교만이 남게 되었지만 이곳 학생들은 항상 당당하다.

졸업식 주인공인 큐슈조선중고급학교 중급부 졸업생들. 표정이 매우 밝다. 이 학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같은 학교 고급부에 진학한다.
 졸업식 주인공인 큐슈조선중고급학교 중급부 졸업생들. 표정이 매우 밝다. 이 학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같은 학교 고급부에 진학한다.
ⓒ 주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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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큐슈조선중고등학교 중급부 졸업식'이 열렸다. 일본은 새 학기가 4월에 시작돼 3월에 졸업식이 열린다.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지만 '우리학교' 졸업식장에는 애틋함이 있다.

후쿠오카현을 제외한 큐슈 등 다른 지역에 사는  교포학생들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부모의 곁을 떠나 학교에서 기숙생활을 한다. 가까이에 '우리학교'가 없거나 있더라도 기숙사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졸업식장에 남긴 글에는 배움을 위해 일찍부터 유학의 길을 떠나야 했던 서글픔이 담겨있다.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에 집에 갈 때마다 백발과 주름이 불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머니 아버지와 멀리 떨어져 있었던 세월을 느낍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 좀 슬프지만 돌아가면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거나 좋아하는 곳에 데려가 줍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우리학교'에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글을 보며 졸업식장을 찾은 모든 학부모들이 눈시울을 붉힌다.  

큐슈조선중고급학교 중급부 졸업생들이 남긴 글. 어린 나이에 우리학교에 다니기 위해 가족의 품을 떠나야 했던 애환이 담겨 있다.
 큐슈조선중고급학교 중급부 졸업생들이 남긴 글. 어린 나이에 우리학교에 다니기 위해 가족의 품을 떠나야 했던 애환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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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이국땅에서 '우리학교'는 '조선인'이라는 정체성을 확인하는 공동체다. 일본 우익세력의 협박 속에서도 '우리학교'에 다녀 끝내 졸업했다는 당당함이 있다. 조선의 말과 글을 익히고 그 문화를 이어나간다는 성취감이 배어 있다.

졸업식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사진은 이날 큐슈조선중고급학교 중급부 자녀의 졸업식에 참석한 학부모이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주영덕씨가 보내온 것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날 졸업한 중급부 학생 대부분은 4월부터 이 학교 고급부 1학년에 진학한다. 

큐슈조선중고급학교  중급부 졸업생들이 꾸민 문집 표지. 졸업하는 동료들과 선생님들에 대한 석별의 정이 각별하다.
 큐슈조선중고급학교 중급부 졸업생들이 꾸민 문집 표지. 졸업하는 동료들과 선생님들에 대한 석별의 정이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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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큐슈조선중고급학교)들의 졸업공연. 이 학교에서는 졸업식때 졸업생들이 준비한 공연을 선보인다.
 졸업생(큐슈조선중고급학교)들의 졸업공연. 이 학교에서는 졸업식때 졸업생들이 준비한 공연을 선보인다.
ⓒ 주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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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큐슈조선중고급학교)들의 졸업공연. 졸업생들이 풍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졸업생들은 합창, 민속놀이 등 다양한 기량을 선보였다.
 졸업생(큐슈조선중고급학교)들의 졸업공연. 졸업생들이 풍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졸업생들은 합창, 민속놀이 등 다양한 기량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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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조선중고급학교 중급학교 졸업생의 3년 개근상. '하루도 쉬지 않고 다니여 공부를 열심히 하였으므로' 받은 상이다.
 큐슈조선중고급학교 중급학교 졸업생의 3년 개근상. '하루도 쉬지 않고 다니여 공부를 열심히 하였으므로' 받은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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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조선중고급학교 한 중급부 졸업생의 졸업기념 가족사진.
 큐슈조선중고급학교 한 중급부 졸업생의 졸업기념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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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우리학교, # 큐슈조선중고급학교 , #중듭부, #졸업식, #재일조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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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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