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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관광객으로 돌아온 파리. 신분이 달라지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한 학기면 충분히 파리를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돌아온 이 도시는 아직도 볼 것, 할 것 투성이다. 2월 마지막 일요일,  주말에 늦잠 자느라고 한 번도 가지 못했던 바스티유 광장에서 열리는 장에 가보기로 했다.

지하철 1, 5, 8선에 있는 바스티유(Bastille)는 프랑스 대혁명이 시작된 바스티유 감옥이 위치했던 곳이다. 지금은 그곳에 광장이 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7월 기념비(Colonne de Juillet)이다. 프랑스 7월 혁명과 2월 혁명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이 기념비의 맨 위에는 자유를 상징하는 금색 천사가 있다. 현재 바스티유 광장은 콘서트, 장이 설 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시위가 벌어질 때도 흔히 바스티유 광장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바스티유 광장에서는 재래시장뿐만 아니라 콘서트, 시위 등 여러 가지 활동이 이루어진다.
 바스티유 광장에서는 재래시장뿐만 아니라 콘서트, 시위 등 여러 가지 활동이 이루어진다.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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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나오니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선전지를 나누어 주는 사람들이다. 무언가 하고 받아 받더니 4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자들이 후보들의 공약집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시장을 한 바퀴만 돌아도 이번 대통령 선거의 후보들이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는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재래시장 입구서 부터 대통령 후보의 지지자들은 공약집을 나눠주기에 바쁘다.
 재래시장 입구서 부터 대통령 후보의 지지자들은 공약집을 나눠주기에 바쁘다.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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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유 광장에서 시작되는 리샤르 르누아르 대로(Boulevard Richard Lenoir)에 쭉 늘어진 재래시장에는 옷부터 시작해서 과일, 치즈, 빵, 생선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다. 정신없이 시장 구경을 하느라 앞사람 뒤꿈치까지 밟을 뻔했다. 과일 장수들이 '와서 보세요!'라며 외치는 소리, 대통령선거 후보 지지자들이 외치는 소리, 주인을 따라 시장에 온 개 짖는 소리까지 오랜만에 정겨운 시장 분위기를 느껴본다. 우리처럼 시장 구경을 하러 온 사람도 보였지만 대부분은 싱싱한 제품을 사려는 현지인이었다.

북적거리는 바스티유 시장 풍경.
 북적거리는 바스티유 시장 풍경.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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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은 다른 경로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를 할 수 있어 수익이 많다. 특히 유제품과 생선 파는 상인들은 상점에서보다 장에 더 많다. 또한, 소비자는 무엇보다 신선한 제품을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파리의 장의 역사는 5세기에 시테 섬(Ile de la Cite)에서 열렸던 팔루 장(Marche Palu)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는 총 20구가 있는 파리에 이런 장이 한 구당 한 곳에서 많게는 여덟 곳까지 열릴 정도로 파리지엔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보통 장은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정도까지 열리지만 늘어나는 수요로 덕분에 지금은 7개의 장이 오후 늦게까지 열린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바스티유 광장으로 돌아오니 음악 소리가 들린다. 10명 정도로 구성된 밴드가 한창 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내 나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부터 아빠뻘 되는 사람까지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모인 이들이 연주하는데, 음악을 듣는 재미뿐만 아니라 멤버를 구경하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바스티유 광장에서 열린 거리공연은 파리의 일요일 낮을 들뜨게 한다.
 바스티유 광장에서 열린 거리공연은 파리의 일요일 낮을 들뜨게 한다.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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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포스팅됩니다.

관련정보
-파리에서 서는 장을 구마다 확인 할 수 있는 파리 시청 웹사이트http://marches.equipements.paris.fr



태그:#재래시장, #바스티유광장, #파리,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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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행복한 만큼 다른사람도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세계의 모든사람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세계에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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