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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구럼비를 살려줍서"라는 피켓과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시민들이 '구럼비를 살려줍서"라는 피켓과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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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2㎞, 너비 250여m 통 너럭바위 구럼비가 영원히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했다. 7일 6차례 발파로 구럼비 파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민주변호사협의회 소속 변호사들과 이정희, 정동영 의원 천주교인권위에서 발파를 막아보려고 강정으로 달려갔지만, 발파를 막지는 못했다. 앞으로 강정 주민들은 3~4개월 정도는 구럼비가 파괴되는 폭파 소리를 들으며 살아야 한다. 조상 대대로 물질을 하다 누워 쉬던 엄마 품 같은 자연이 지상에서 사라지면 그들의 추억과 애환도 바위와 더불어 살던 생물도 생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밤잠을 설치며 조바심치던 시민은 기어이 구럼비가 발파됐다는 소식에 7일 저녁 분노와 한탄을 금치 못하며 속속 청계광장으로 모여들었다. 기획된 집회가 아니었는데도 자유발언을 위해 나서는 시민이 넘쳤다.

"강정으로 와 달라. 강정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하는 활동가부터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는 주부까지 어머니 품 같던 추억 창고 구럼비가 지상에서 영영 사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내놓았다.

민주노동 김영훈 위원장이 함께 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민주노동 김영훈 위원장이 함께 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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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군사기지에 아름다운 곳이 어디 있느냐. 어디다 아름답다는 의미의 미항이라는 이름을 붙이느냐. 자연은 그대로 두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구럼비를 그대로 두라. 폭파해야 할 것은 구럼비가 아니라 저 4대강 보다"라고 말해 시민에게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또 "이명박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잘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지만 민주노총은 지금부터 새롭게 마음을 다져 시민과 함께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민주통합당 청년비례 대표 이어진 후보는 "우리는 왜 미리 막아내지 못하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정치를 더러운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젊은 사람들로 물갈이를 많이 해달라. 젊은 피를 수혈해야 개혁을 이뤄낼 수 있다"고 젊은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염형철 환경연합 사무총장과 이시우 사진작가
 염형철 환경연합 사무총장과 이시우 사진작가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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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자유발언 순서를 맡은 염형철 환경연합 사무총장은 "더운 여름날 이포보에 올라 열기와 싸우며 버텼지만, 새만금과 이포보 싸움에서 더 치열하게 싸우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때 더 치열하게 싸워 막아냈더라면 구럼비도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부끄럽게도 지금 강정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은 환경운동가가 아니라 생명평화 운동가와 일반 시민이다.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죄송한 마음이다, 지금부터라도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위해 더 열심히 투쟁하겠다. 함께해 달라! 살리자, 구럼비! 살리자 양윤모!"를 외친 뒤 발언을 마무리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은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구럼비를 살리자.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구호를 외치여 촛불을 들었다. 한미FTA 폐기를 위한 번국민대책위원회는 매일 저녁 7시 한미FTA 폐기와 강정 마을 해군기지 건설 전면백지화를 위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특히 3월 10일과 한미FTA 발효일 하루 전날인 3월 14일에 총집중 집회로 모이자며 시민의 대대적인 참여와 연대를 호소하며 집회를 마쳤다.


태그:#구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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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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