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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MCA는 지난 16일 노스페이스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서울YMCA는 지난 16일 노스페이스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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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MCA'에서는 지난 16일 오전 (주)골드윈코리아의 노스페이스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정황이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노스페이스 본사가 백화점, 대리점, 전문점 등 각 유통단계로 넘어간 상품의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서울YMCA시민중계실은 "노스페이스는 공정거래법 제29조가 정한 '재판매가격유지행위' 금지를 위반하여 회사 차원에서 각 판매점들에 판매 가격과 관련한 일정한 가이드라인(또는 정책)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성수현 서울YMCA시민중계실 간사도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는 각 대리점이 가격을 낮게 팔 수 있는 행위를 본사차원에서 통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으며 위반이 있을 경우 무겁게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고발을 이끈 한석현 간사는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노스페이스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며 "최근 속칭 '등골브레이커'로 불리는 노스페이스와 관련한 청소년 폭력, 금품 갈취, 비뚤어진 계급의식, 가계 부담 등 직·간접적인 사회적 폐해가 매우 큰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오히려 청소년들은 오래 지속된 문제이기 때문에 무감각해진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것이 노스페이스를 비롯한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국내 고가 전략 등 부당한 가격 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며 고발의 배경이다."

이처럼 법적 준수 사안임에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 간사는 "노스페이스 등 일부 브랜드가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위반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고급화 전략'을 통해 가격을 높여 놓은 상황에서 대리점 등이 싸게 팔면 고급화 전략이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리점이 본사의 판매가격 유지 지시를 어겼을 시 불이익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간사는 "물품수급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노스페이스 대리점들은 '이월상품 할인 및 시즌할인'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한 간사는 "서울YMCA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본사의 가격 조건 가이드라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공정거래위 조사 결과 노스페이스가 '재판매가격유지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소비자 피해를 야기한 것이 밝혀진다면 그에 따른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간사는 "아직 노스페이스 측 반응이나 대응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재료가 다르니 미국보다 2배 값 받겠다?

서울YMCA시민중계실 조사결과 노스페이스는 최저 0.2%에서 최고 91.3%까지 국내 상품이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YMCA시민중계실 조사결과 노스페이스는 최저 0.2%에서 최고 91.3%까지 국내 상품이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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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MCA시민중계실은 최근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 5개사 총 23종 기능성 제품을 조사해 '유명브랜드 아웃도어 제품 판매가격, 국내외 비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노스페이스는 최저 0.2%에서 최고 91.3%까지 국내 상품이 거의 2배 가까이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노스페이스'의 아콘카구 재킷은 미국과 한국에서 동일한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가격은 91% 이상으로 2배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노스페이스' 측은 "아콘카구 재킷은 미국과 제품명만 동일할 뿐 소재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반박과 함께 한국 노스페이스는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서울YMCA에 내용증명서를 보내 발표내용을 정정보도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한 간사는 "내용증명은 내용증명일 뿐이며 먼저 법적 대응을 운운한 쪽에서 계획이 있을 것이고 서울YMCA는 그에 상응해 대응할 뿐이다"고 말했다.

내용증명에서 노스페이스 측은 '동일한 상품명'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한국의 아콘카구 재킷은 미국 노스페이스의 아콘카구 재킷보다 더 고급 소재이기 때문에 91% 비싼 것이 당연하고 비교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 간사는 "노스페이스 쪽에서 얼마나 비싸고 좋은 소재인지 소비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더 좋은 소재라 하는 광전자 다운이 뭔지, 15데니아 나일론 겉감이 얼마나 좋은지 소비자들이 다 뜯어보고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성수현 간사도 "미국 노스페이스 본사에 '같은 노스페이스 제품 중 동일한 상품명으로 한국에서 2배 가까운 가격으로 팔리는 아콘카구에 대해 알고 있는지, 이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묻는 이메일을 보내 답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노스페이스 본사 측은 이메일 답신을 통해, 미국의 유사한 제품과 같은 상품명을 쓰고 있다는 점, 소재가 다르지만 동일한 제품명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 점을 인정하였고, 향후 제품명 표시방법을 분리하도록 하겠다고 서울YMCA에 알려왔다."

한 간사는 "한국 노스페이스 측이 상품 아콘카구의 이름을 아직 바꾸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사회현상에 편승한 고가전략으로 이익을 도모하는 노스페이스의 행태에 향후 전국의 시민, 소비자 단체와 연대해 지속적으로 법적, 사회적 책임을 물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김혜승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노스페이스, #서울Y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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