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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주최로 2012년 정기총회를 겸한 공지영 작가 초청강연회가 열렸다.

공지영 작가는 이전까지 정치인 누구도 지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90년대 작가회의 전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판적 지지한다고 밝혔을 때도 자신은 빼달라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작가로서 자유롭게 누구든 비판하며 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런 공지영이 왜 '파워 정치 트위터리언'이 되었을까?

 

16일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2012년 정기총회를 겸한 자리에 그녀가 초청 강연자로 나섰다. 노무현재단 사람들은 연사로 가장 초청하고픈 사람으로 공 작가를 꼽았다. 250여 명의 참석자가 부산일보 대강당을 매웠다.

 

"지금은 소설가로서 암흑의 시기"

 

공 작가는 한동안 내려놓은 펜을 2003년부터 다시 잡았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때 나온 작품들을 보며 '공지영, 제2의 전성기'라고 평가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즐거운 나의 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를 썼을 때가 노무현 정부 때였다. 그리고 그 시기가 "더 이상 정치나 어떤 룰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굉장히 자유로웠다"고 회상했다. "소위 말하는 제 2의 전성기와 사람들이 더 많이 기억해주는 작품들을 쓸 수 있었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구나하는 것을 알게됐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은 "소설가로서 암흑의 시기"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소설을 쓰기 위해서 정치를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좋은 분들이 정치를 해서 내가 더 이상 정치에 신경쓰지 않도록, 올 1년 혹은 1년 반은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다소 비장한 각오와 함께.

 

그런 다짐 이후 그녀는 작가로서는 받지 않던 모진 공격을 받아야 했다. 그를 따라다니는 보수언론의 눈길이 "거의 스토커 수준"이라는 공 작가는 "매일매일 제 트위터를 보면서 이 여자가 뭐하나 보는가 봐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최근 불거진 영화 <도가니>에 대한 조중동 투자 논란에서도 "원작자로서 영화 제작에는 관여하지 않았지만 보수 언론의 협찬을 받았다는 지적을 받고 제작사에 알아봤다"고 말했다. 알아본 결과 "(영화에 관련 신문이 노출되기 때문에) 도와주신 분들이라고 쓴 건데 자금을 지원받은 것처럼 (보수언론이) 써버렸다"고 답답해 했다.  

 

카메라에 비친 공지영 작가 공지영 작가는 보수매체가 "매일 제 트위터를 보며 이 여자가 뭐하나 보는가 봐요"라고 말했다.

공 작가는 "왜 내가 표적이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고 한다. 나름의 분석으로는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냥 마음대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 "여성을 못 봐주는" 사회환경도 원인으로 꼽았다. "여자가 나댄다는 사실, 그것도 예쁘지도 않게 자신들을 반대하면서"라는 것이 공격을 받는 이유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공 작가는 문제삼는 발언을 멈출 생각은 없어보였다.

 

"내가 37만을 거느리고 있든 3700만을 거느리고 있든 내가 싫다고 말하는 자체를 억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거죠."

 

공 작가는 또 보수언론이 "개개인들의 소통을 얼마나 두려워하고있는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그녀가 트워터를 재개한 날 어김없이 기사를 썼다. 그것을 본 그녀는 "내가 돌아오는 것을 꽤 두려워하는 구나! 그럼 계속해야지"라며 쾌재를 불렀다고.

 

"난 노무현 대통령 욕하는 대열에 끼어 본 적 없는 사람"

 

그는 자신은 "한번도 노무현 대통령을 욕하는 대열에 끼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노 대통령은 "당선된 것만으로 이미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희망이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파병과 같은 것들은 좀 이해가 안 가고 서운했다'라는 말을 했는데 다음날 인터뷰 기사 제목이 '노무현 대통령 서운해요'였다"며 "당신의 존재만으로 역사가 굉장히 발전했다는 걸 말해줄걸, 그렇게 표현할 걸이라는 후회를 많이 했다"며 잠시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내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한 참가자가 그녀에게 "좀 신중해져서 보수 언론의 공격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그는 "신중해지는 것과 자기검열을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뒤이어 마지막 말을 이어나갔다.

 

 참석자들이 공지영 작가의 강연을 듣고있다.

 "(예전에 구로구청에서 시위를 할 때) 백골단이 문을 반쯤 부쉈는데 남학생들이 자기 옷을 벗어서 백골단 얼굴 빤히 보면서 거기다 던지는 거에요.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죠.

 

'쟤들 때문에 미치겠어. 최루탄 던지는데 빨리 잡혀가지. 우리 어차피 잡혀갈 텐데. 그리고 쟤네들 들어오면 너네 정말 죽는다. 난 뒤에 앉아있으니깐 절대 안 때릴거야.'

 

근데, 백골단이 들어와 걔네들을 제압해 딱 꿇어 앉힌 뒤 떨면서 어서 잡히기를 바라는 우리들부터 패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제일 많이 팼어요.

 

그때 제가 알았죠. 우리 같으면 가장 저항한 사람 많이 팰 것 같잖아요. 아니에요. 가장 순하고 '저희 잡혀가도 괜찮아요' 이런 표정하고 있는 저희들을 패요.

 

동물들은 머뭇거리거나 뒤처지는 것들을 잡아서 아주 잔인하게 먹어버려요. 이 법칙이 모든 포식자들에게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저번에 공격당할 때 제 맘속에 공포와 빈틈이 있었던 것을 알아요. 이번 1년은 그런 두려움 없이 머뭇거리지 않고, 예전처럼 다시는 구석에 가서 '저 얼른 잡아가세요'라는 표정으로 앉아있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이날 강연을 통틀어 가장 큰 박수 소리가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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