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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 진입도로 개통
 청사포 진입도로 개통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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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하면, 해운대가 떠오르고, 해운대 하면 청사포가 떠오른다. 청사포는 해운대 12경의 하나, 일출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해운대 명소, 청사포 가는 진입도로 폭이 5m 남짓한 외길이라서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주말이 되면 나들이객들과 차량으로 소통이 되지 않아 교통이 마비되어 혼잡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바다 가는 길 있다
 바다 가는 길 있다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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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도 반쯤 완성된 진입도로 달리다 보면 '바다 가는 길 없다'는 팻말이 보여, 다시 차를 돌려야 했던 청사포 진입로가 탁 트인 수평선처럼, 지난 1월 20일 개통되었다. 그러니까 이 진입도로는 1997년 착공한 주 진입도로가 무려 15년이나 걸려(길이 940m, 폭 20m) 개통된 것이다. 

이렇게 공사가 오래 걸린 이유는 해운대구와 철도시설공단이 건널목 신설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사포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포구로도 손꼽힌다. 이 마을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바다 가는 기차 ?
 바다 가는 기차 ?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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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금슬이 좋은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이 배를 타고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아내는 해안가에 있는 바위(망부석)에 올라가 매일 남편을 기다렸다. 이런 부인을 불쌍하게 여긴 용왕이 부인을 푸른 뱀으로 변신시켜 죽은 남편과 용궁에서 상봉시켰다는 전설이다.

청사포 지명은 여기에서 유래된다. 매일 망부석에 올라가 남편을 기다리던 부인이 심었다는 소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를 망부송이라고 한다. 남편을 그리워하던 부인이 죽자, 마을사람들이 수호수 '골매기 할매'로 신격화시킨 것이다.

새끼줄이 쳐진 신목 앞에는 바다에 나가면서 안전을 비는 촛불이 밝혀져 있었다. 고깃배를 타는 이 마을에 사는 어부 아주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이곳의 망부송에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이나, 질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찾아와 기도를 올리면 영험이 있다고 하였다.

청사포 망부송
 청사포 망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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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 해안가에는 유난히 자갈밭이 많고, 조금 깊은 바다에는 '다릿돌'이 있어  미역을 많이 생산한다. 그리고 해안가에는 횟집과 조개구이집이 많다. 난류와 한류가 섞이는 동해의 남쪽 끝·남해의 동쪽 끝에 있어, 옛날부터 물고기가 풍부하고 질 좋은 횟감이 많이 잡힌다.

포구의 방파제는 늘 낚시꾼들로 붐비고, 주변엔 횟집과 붕장어구이집·숯불조개구이촌이 즐비한 청사포. 옛날에는 청사포(靑蛇浦)로 불리었으나, 현재는 뱀 '사(蛇)'자가 좋지 않다 하여, 맑을 '청(淸)' 자와 모래 '사(沙)'로 고쳐. 청사포(靑沙浦) 불리고 있다.

청사포
 청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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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는 부산팔경(釜山八景)의 하나. 해운대 달맞이(看月)고개와  청사포(靑沙浦)에서 바라보는 저녁달은 운치가 있다고 하여 대한팔경에 포함시켰다고 전한다. 청사포의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용광로처럼 이글거리는 신비한 일출은 장관. 이를 보기 위해 매년 수많은 신년 해맞이 인파가 청사포와 달맞이 고개로 모여든다.

가까운 해월정에서 바라보는 월출(정월대보름달)은 바다의 조화가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그동안 차량을 이용하여 청사포 찾아가는 길 그리 쉽지 않았다. 해운대에서 송정으로 넘어가는 달맞이 고개에서 자칫 길을 잘못 찾으면 청사포를 지나치고 말았다.
더구나 도로폭이 좁아 정체되면 심사가 불편했던 청사포 가는 길이 탁 트였다.

해운대의 숨은 멋은, 청사포 가는 언덕배기에서 내려다 보는 푸른 수평선과 하늘을 구별할 수 없이 무한천공처럼 탁 트인 그림과 같이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우연처럼 철로를 지나가는 동해남부선의 기차를 만나 잠시 신호대 앞에서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그 몇 분 동안 바라보는 푸르디 푸른 하늘빛 닮은 바다 감상이 아닐까 싶다.

그 바다 가는 길이 탁 트인 것처럼, 올해는 모든 일이 막힘없이 탁 트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청사포 회, 조개구이 타운
 청사포 회, 조개구이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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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나가는 어부들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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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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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기다리며
 일출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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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일출
 해운대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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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대중교통으로 청사포에 가려면, 지하철 해운대역의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마을버스 2번을 타면 된다.



태그:#월출, #일출, #청사포 개통, #대한팔경, #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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