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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꽃으로 알려진 우담바라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니 누에고치와 같은 조직이었다.
 상상의 꽃으로 알려진 우담바라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니 누에고치와 같은 조직이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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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역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FM 96.7MHz에 맞추면 불교방송을 들을 수 있고, 주파수를 FM 91.5MHz에 맞추면 기독교방송이 나옵니다.

불교방송에서는 독경 소리를 들을 확률이 높고, 기독교 방송에서는 찬송가가 들릴 가능성이 높듯이 스님이 쓴 불교관련 글, 목사나 신부님들이 쓴 기독교 관련 글들은 왠지 당신들이 몸담고 있는 종교의 교리나 입장을 은근히 주관적으로 옹호하거나 반영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한 부분만을 보았음에도 자신이 본 것을 전체인 양 주장하는 어리석음을 빗댄 말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코끼리처럼 커다란 동물만이 아니라 바늘처럼 아주 작은 것도 어느 한 부분만 보면 그것의 전체를 온전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자현스님의 불교, 문화로 읽는다> 표지
 <자현스님의 불교, 문화로 읽는다> 표지
ⓒ 민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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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을 통하여 바늘귀 부분만을 들여다본다면 바늘은 커다란 동굴처럼 보일 것이고, 바늘허리 부분만을 본다면 쇠로 만들어진 기둥처럼 보일 뿐, 바늘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끝 쪽의 뾰족한 부분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주관적이라는 것은 코끼리를 더듬는 장님의 손처럼 부분적일 수도 있고, 현미경을 통해 보이는 바늘귀처럼 제한적일 수도 있습니다.

절대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떤 것(사물, 진리, 실체)을 보다 진실에 가깝게 보려면 멀리서 전체를 보고, 가까이서 자세히 보며 이리보고 저리 보는 다각적인 관찰과 고찰이 필요할 것입니다.  

종교 역시 교리만을 주장하거나 설명한다면 역사와 문화, 시대적 가치를 아우르는 윤리적 관점 등이 결여 될 것이고, 역사와 문화, 윤리적 관점만을 강조하다 보면 교리가 설득력을 잃거나 어색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광역대의 스펙트럼을 통해 보는 불교 <자현스님의 불교, 문화로 읽는다>

글 자현스님, 펴낸곳 민족사의 <자현스님의 불교, 문화로 읽는다>는 불교를 교리, 역사, 문화, 인물, 윤리, 스마트 폰이라는 광역대의 스펙트럼을 통해서 다양한 지식과 내용들을 다채널, 다중으로 방송하고 있는 종합방송과 같은 내용입니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동국대 미술사학과, 고려대 철학과 등에서 3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의 이력만큼이나 다양한 분야와 다각적인 각도에서 대한민국 불교를 실체적으로 이해하고 종교로 선택하는데 필요한 요소요소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선, 시끄러운 발상', '보시, 부끄러운 몸짓', 상상의 꽃', '남녀차별의 축원장', '제와 재의 착각' 등은 88꼭지의 일부 제목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부산불교대학 학장, 월정사 교무국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수아사리를 맡고 있지만 '이거 스님이 쓴 글이 맞아?'하는 반문이 들 정도로 대한민국 불교의 실상과 허상을 가감없이 적시하며 그 오류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88꼭지의 글은 대한민국의 불교를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서도 보게 하는 줌렌즈가 되고, 이리 보여주고 저리 보여줘 불교를 균형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회전체가 될 것입니다.

상상의꽃으로 불리는 우담바라
 상상의꽃으로 불리는 우담바라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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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우담바라라는 것을 분석해 보니 섬유질 성분이었다.
 소위 우담바라라는 것을 분석해 보니 섬유질 성분이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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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실 우담바라는 상상의 꽃과 같은 그 무엇이 아니다 망고나무가 아열대 식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직접 보는 것은 어렵지만 그것은 상상의 나무일 수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담바라 역시 더운 지방에 자생하는 실재하는 나무에 불과할 뿐이다.

우담바라라는 명칭은 우둠바라(udumbara)를 음사한 것인데, 이는 나무를 지칭하는 것인 동시에 나무의 꽃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의역하면 기공화(起空花) 등이 되는데, 나무와 꽃이 신령스러운 존재라는 의미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싶다.-본문 230쪽-

한 꼭지 한 꼭지의 글은 입속에서만 우물거리게 하던 불교 교리를 또렷하게 알게 해주는 설법, 엉뚱하게 알고 있거나 그동안 오해하고 있던 불교에 대한 제반 상식을 올바르게 정정해 주는 정오표가 될 것입니다.

불자들에게는 자신의 종교인 불교를 보다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균형적인 믿음의 터전이 되고,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불교와 관련한 상식을 어느 글 어느 책 보다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충실한 교양서적이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자현 스님의 불교, 문화로 읽는다> / 글 자현스님 / 펴낸곳 민족사 / 2012. 01. 30 / 13,000원



불교, 문화로 읽는다 - 자현스님의

자현 스님 지음, 민족사(2012)


태그:#자현스님, #불교, 문화로 읽는다., #민족사, #선, #우담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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