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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개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서 전자보다 후자가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편하고, 사용 및 응용하기에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많은 경우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것들이 더 많은 진리들을 담고 있는 때가 많기에 그러한 경향성은 강해진다.

 

실제 '오캄의 면도날(Occam's razor)'이라 하여 같은 전제 조건하에서는 단순한 것일수록 유용하다는 이론까지 존재할 정도다. 그리고 이 이론을 실제 많은 분야에서 - 특히 사회, 심리학적 분야에서 -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경향성이 일반적인 사회, 심리학적인 영역을 넘어 외교, 정치적 문제에까지 넘어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일반적 학문의 영역과 달리 '직구'가 통하지 않는 복층적, 다각적 경향성을 띄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를 무시하고 직구를 던질 경우 되돌아올 역풍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현 MB 정부는 이러한 우를 범하고 말았고, 현재 한국의 '외교 딜레마' 의 문제 역시 이에 기초한 것이다.

 

NEAR재단에서 엮고 출판한 책, <미중 사이에서 고뇌하는 한국의 외교 안보 연미화중으로 푼다>는 오늘날 계속해서 '직구'만 날리고 있는 한국 외교계에 '커브 던지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한 미 동맹의 존재 때문에 한국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크다. 동시에 갈수록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시시각각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키며 잠재적 대립의 위험성을 드러내는 미중 관계에 대비한 외교적 준비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 그것이 현재 한국외교의 주소라는 것이 NEAR 재단의 진단이다. 그렇기에 책은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연미화중' 이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국제정치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라는 격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하여 강대국들은 반드시 그들의 이해 관계에 입각한 게임을 진행할 것.(후략)"

 

저서는 대미 일변도 외교의 문제점을 위와 같이 제시한다. 아무리 오랜 동맹관계라지만 미국이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서도 한국을 편들기는 어려울 것이고, 그렇기에 미중 양자택양의 외교를 전개해야만 하는 것이 한국 외교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중국과 미국. 양 강대국의 패권아래 갈수록 큰 위태로움을 마주하고 있는 한국의 외교안보. 앞으로 현재의 딜레마를 어찌 푸는가에 따라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부디 이를 위해 '커브'를 할 줄 아는 외교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 


미중 사이에서 고뇌하는 한국의 외교 안보 - 연미화중으로 푼다

NEAR재단 엮음, 매일경제신문사(2011)


태그:#한국외교, #한국안보, #미국,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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