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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과 유구천이 만나는 지점으로 지난해 6월 15일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이 "역행침식으로 보가 무너져 내렸다"고 주장했던 구간(아래 사진)에 보가 헐리고 새로운 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금강과 유구천이 만나는 지점으로 지난해 6월 15일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이 "역행침식으로 보가 무너져 내렸다"고 주장했던 구간(아래 사진)에 보가 헐리고 새로운 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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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한 부실시공 후유증이 금강정비사업 구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18일 대전충남녹색연합이 금강정비사업구간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 결과 부실시공 흔적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그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완공된 자전거도로는 사슬을 걸어 자전거 출입을 막고 있다. 돌 틈 속에 갇힌 잉어가 죽어가고 있다.
 완공된 자전거도로는 사슬을 걸어 자전거 출입을 막고 있다. 돌 틈 속에 갇힌 잉어가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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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대교천 합수부] 죽어가는 잉어

이날 오전 9시 10분경, 가장 먼저 찾은 충남 연기군 남면 금강과 대교천이 만나는 합수부는 여기저기 모래톱이 드러날 만큼 수위가 낮았다. 그런데도 자전거도로 우측이 빗물에 유실되어 파여 있다. 대교천의 역행침식을 우려하여 설치한 하상유지공의 바위 틈에는 53cm 정도의 큰 잉어가 돌 틈 속에 갇혀 죽어가고 있다. 살기 위해 얼마나 몸을 움직였는지 상처투성이다. 모니터팀이 큰물이 흐르는 곳으로 방류했지만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전 10시경 찾은 세종보에는 현장 직원 2명이 잠수복을 입고 물속에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점검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모니터팀은 주변에 널려 있는 갖가지 장비들을 근거로 '보강공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냈다. 하지만 물속에서 이루지는 일이라 확인할 길이 없었다. 

가동보가 열려 수위가 낮아지자 잠수복을 입은 인부들이 물속에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다.
 가동보가 열려 수위가 낮아지자 잠수복을 입은 인부들이 물속에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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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공사를 하면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 더미에 두산건설 글씨가 남아 있다.
 4대강 공사를 하면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 더미에 두산건설 글씨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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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심한 악취와 조개 무덤

세종보 건너편 자연형 어도는 전 구간의 바닥이 바짝 말라 있었다. 그런데 부분적으로 보수가 이루어진 듯 새로운 돌들이 촘촘히 채워져 있다. 물기가 남아 있는 공간에는 탁도가 높아 보이고 암석에는 부유물이 흡착해 두껍게 층을 이루고 있다. 물이 빠진 세종보 하류 쪽으로 들어가자 심한 악취와 함께 조개류 등이 죽어 널부러져 있다.

오전 10시 40분. 연기군 합강리 습지를 둘러보기 위해 찾아간 현장에는 시공사인 두산건설이 철수를 하면서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각종 쓰레기가 널려 있다. 일부 쓰레기 더미에는 두산건설이라 새겨진 글씨가 보인다. 아래쪽의 합강리 공원에는 일부 조경수가 죽어 있고 강변 둔치는 벌써부터 듬성듬성 빗물에 유실됐다. 

오전 11시 20분. 공주시 장기면 금암삼거리 청벽 맞은편에 이르자 고압송유관 매설지역이라는 표지와 함께 아래 쪽의 토양이 기름에 젖어 있다. 정밀기관에 토양오염 여부 확인을 의뢰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했다. 강변에는 하상유지공에 사용하고 남은 돌로 보이는 암석 등이 방치돼 있다. 최근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하수관 밑은 빠른 침식이 진행되고 있다.

자연형 어도 상류콘크리트 구간이 드러나 말라 있었으며 설치한 돌들이 빠져나가 보강 공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자연형 어도 상류콘크리트 구간이 드러나 말라 있었으며 설치한 돌들이 빠져나가 보강 공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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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에 걸린 '江은 우리의 희망이며 생명입니다'란 4대강 살리기 문구. 과연 강을 살리기 위한 공사였는지 묻고 싶다.
 세종보에 걸린 '江은 우리의 희망이며 생명입니다'란 4대강 살리기 문구. 과연 강을 살리기 위한 공사였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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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낮 12시경 찾아간 공주보. 누수를 막기 위해 공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 보 상류 쪽에 기계가 설치되어 있다. 지난해 10월 22일 공주보 개방행사를 끝으로 수문이 열린 채 담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경 찾아간 공주보. 누수를 막기 위해 공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 보 상류 쪽에 기계가 설치되어 있다. 지난해 10월 22일 공주보 개방행사를 끝으로 수문이 열린 채 담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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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나루지구] 부실공사로 감사원 지적... "올 봄에 다시 공사"

오후 2시 20분, 부여군 금강 청남지구 왕진나루지구 우안에 이르렀다. 광장은 보온덮개에 가려져 있다. 마사토와 시멘트를 혼합해 포장한 광장 주변도로는 손으로 만져도 부서져 내릴 만큼 허술하다.

현장에서 만난 GS건설 관계자는 "마사토 포설을 겨울철에 하다 보니 양생이 되지 않았다. 우리 업체에서 겨울철 공사는 피하자고 했는데 시공을 맡은 업체에서 '그래도 해보자'고 했다가 문제가 됐다. 감사원으로부터 부실공사로 지적을 받아 2~3월에 다시 공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이달 초 '생명의 강 연구단'이 금강 백제보에서 누수가 발견됐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혀 누수 현상이 없다, 오보다"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덮어놓은 보온덮개(원안)를 걷어내자 겨울철 콘크리트 공사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포장공사를 했음에도 부서지고 깨져 있다.
 덮어놓은 보온덮개(원안)를 걷어내자 겨울철 콘크리트 공사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포장공사를 했음에도 부서지고 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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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북양수장] 오솔길 대신 자리잡은 인공자전거길

오후 4시 30분. 부여군 현북리(현북양수장)를 찾았다. 이곳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오솔길로 도보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곳이다. 지금은 산허리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세우고 쇠못을 박는 방식으로 자전거길을 조성했다. 때문에 오솔길을 찾는 사람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모두 발길을 끊었다. 이곳에 머물던 1시간 여 동안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은 없었다.

이날 함께 현장을 둘러본 심현정 녹색연합 4대강 담당자는 "4대강 사업 완공을 앞두고 일부 건설사가 철수한 상황이지만 역행침식 등 부실공사 구간이 곳곳에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부여 현북리 구간은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충남도에 수차례 공사중단과 설계변경 등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가 끝난 후 만난 금강 주변 지역주민들은 농가소득이나 지역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마을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자전거길을 만들고 경관이 수려한 오솔길을 인공구조물길로 만드는 것이 주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산림이 우수해 트래킹 코스로 주목 받던 곳인데 자전거 길이 조성되면서 인적이 끊겼다.
 산림이 우수해 트래킹 코스로 주목 받던 곳인데 자전거 길이 조성되면서 인적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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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오염된 것으로 보이는 토양이 사방 10미터 구간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하수관 옆으로 토사가 흘러내리고 있다.
 기름에 오염된 것으로 보이는 토양이 사방 10미터 구간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하수관 옆으로 토사가 흘러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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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공사, #부실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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