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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 상장동 굴다리 앞. 남부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인 셈이다.
탄광의 입갱과 퇴갱하는 광부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한다.
 태백시 상장동 굴다리 앞. 남부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인 셈이다. 탄광의 입갱과 퇴갱하는 광부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한다.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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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다리에서 조금만 돌아서면 벽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굴다리에서 조금만 돌아서면 벽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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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탄광촌, '뉴빌리지 태백운동'으로 살아나다

가까스로 현재 5만 명 남짓한 인구를 유지하고 있는 태백. 태백도 한때 전성기가 있었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인구가 12만 명을 웃돌았음은 물론, 한때는 640만톤의 석탄을 생산하며 전국 석탄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던, 그런 태백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정책으로 인해 50여 개나 되던, 거의 모든 광산이 문을 닫게 되고 지역경제가 급격히 침체됨은 물론 이로 인해 12만명이던 태백시의 인구가 현재의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 것이다.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자 마을은 황폐해져고, 생동감을 잃어갔다. 그중 하나이던 태백시 상장동 남부마을도 옛 탄광 사택촌이었다. 그랬던 마을에 '뉴빌리지 태백운동'의 일원으로 벽화를 그리고 꽃을 심는 일이 시작되었고 아름다운 벽화와 꽃이 하나씩 늘면서 마을도 점차 활력을 되찾게 되었다.

누렁이 '만복이'가 만원짜리를 물고 있다.
 누렁이 '만복이'가 만원짜리를 물고 있다.
ⓒ 태백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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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광부 햇돼지 캐릭터 '꿀복이'가 그려져 있다.
 새내기 광부 햇돼지 캐릭터 '꿀복이'가 그려져 있다.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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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누렁이 강아지 '만복이'와 새내기 광부 '꿀복이'를 아시나요?

만복이는 '탄광의 애환과 추억, 에피소드를 담아 마을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탄생한 캐릭터이다. 석탄산업이 호황이던 그때 그 시절, '개도 만원짜리를 입에 물고 다녔다'는 이야기에서 만원짜리 지폐를 입에 물고 있는 강아지로 그려졌다. 이름은 공모전을 통해 만가지 복을 준다는 뜻의 '만복이'로 채택되었다.

'햇 돼지'는 '그때 그 시절 거리거리마다 햇 돼지(새내기 광부)로 넘쳤다'라는 이야기에서 탄생했다. 햇 돼지는 보릿고개로 굶주리고 어려웠던 시절 전국 방방곡곡에서 석탄을 캐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꿈과 희망의 상징인 탄광마을에 처음으로 발은 디딘 신입광부를 일컫는 말이다. 꿀복이 또한 공모전에서 꿀맛처럼 달콤한 행운과 복을 얻는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꿀복이'로 채택되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반기는 현수막.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반기는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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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마을의 지리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이희흔(13)양.
 남부마을의 지리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이희흔(13)양.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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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남부마을을 아주 상세하게 안내해준 이희흔(13) 이은채(10) 자매
 필자에게 남부마을을 아주 상세하게 안내해준 이희흔(13) 이은채(10) 자매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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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타칭 '초등학생 관광안내원'의 도움을 받다

필자도 이곳은 처음이었다.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멀리서 한 자매가 다가와 물었다. "아저씨, 여기 사진찍으러 왔어요?" "(속으로/나 아저씨 아닌데... 오빠인데ㅠㅠ) 응. 너희 여기 살아? " "저 여기 12년 살았어요! 저만 믿고 따라오세요." 자매들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길을걷다, 골목길로 들어섰다.
 길을걷다, 골목길로 들어섰다.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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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상장<남부마을>의 벽화
 태백 상장<남부마을>의 벽화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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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연탄을 지고 올라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렸다.
 무거운 연탄을 지고 올라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렸다.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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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는 광부 그림
 뒤돌아보는 광부 그림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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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에서 석탄을 채굴하고 있는듯한 광부의 모습을 그렸다.
 광산에서 석탄을 채굴하고 있는듯한 광부의 모습을 그렸다.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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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는 광부들
 밥을 먹는 광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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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의 아내들과 아이들. 물 색깔이 검은색인것에 주목하자.
 광부의 아내들과 아이들. 물 색깔이 검은색인것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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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들
 벽화들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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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들은 마치 제가 그린 것 마냥 그림자랑에 신나 필자에게 이곳저곳을 소개시켜주었다. 어린아이의 눈에는 이 그림들이 그 시대 우리 광부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림을 한점한점 보며 마치 내가 지금 운치 있는 한 미술관에 온 것 같았다. 그도 그려려니, 강원도 산 속에 있는 이곳처럼 이렇게 공기 맑고 경치 좋은 미술관이 전 세계에 또 있을까?

태백 광부들의 삶이 여기에...  태백애 온다면 한번쯤 다녀가는 것을 추천

마을을 그린 벽화
 마을을 그린 벽화
ⓒ 민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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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다 둘러보고 떠나려 하자, 웬지 마음이 아렸다. 오직 가족들을 위해 막장에 들어가야 했던 그 시대 가장들이 생각나서였을지도 모른다. 이곳에는 전성기 태백 탄광에서 일을 했던 광부들의 삶이 벽화로 나타나 있다. 혹시나 겨울 축제 관광차 태백을 들르게 된다면 이곳을 다녀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태그:#남부 벽화마을, #태백시, #상장동,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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