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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통장어 배희숙씨가 흑산도 장어를 뜰채로 잡고 있다.
 공원통장어 배희숙씨가 흑산도 장어를 뜰채로 잡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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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노르스름한 만재장어는 맛이 확실히 달라요. 일반장어보다 기름기가 훨씬 많고 생기가 펄펄. 힘이 넘칩니다. 청정해역에서 살아서 먹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죠."

지난해 <1박2일>에 방영된 후 유명세를 탄 만재도 장어에 대해 28년째 전문 활어중매인으로 일해 온 황순영씨는 이렇게 말했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약 142km에 떨어져 있는 신안군 흑산면의 외딴섬 만재도(晩才島). 해진 후 고기가 많이 잡힌다는 데서 유래된 '재물을 가득 실은 섬'이라 불리는 이곳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한 점을 찍고 있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약 142km에 떨어져있는 만재도는 신안군 흑산면에 속해있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약 142km에 떨어져있는 만재도는 신안군 흑산면에 속해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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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이 전국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1박2일>에 이곳 만재도가 방영되면서 부터다. 섬에는 현재 42가구가 살고 있단다. 육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 이곳 주민들의 애창곡은 조미미가 노래한 '바다가 육지라면'이라는데... 믿거나 말거나는 개인 자유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만큼 멀리 떨어진 외딴 섬나라란 의미다.

만재도에 재밌는 얘기가 전해내려온다. 이곳 주민들은 1950년 3년간 일어났던 6·25전쟁도 종전이 되고서야 그 소식을 들었단다. 이 이야기만으로 그 오지의 깊이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외딴섬 만재도는 사시사철 풍어의 섬이란다. 이곳은 조기가 월동하는 수역이라 다랑어, 도미, 고등어, 전갱이와 갈치, 우럭도 유명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어종이 있다. 그 이름하야 만재도 장어.

참숯에 장어가 노릿노릿 익어가고 있다.
 참숯에 장어가 노릿노릿 익어가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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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재도 장어 맛을 찾아서...

만재도 장어 맛은 과연 어떨까? <1박2일>에 나왔던 만재도 장어를 맛보기 위해 11일 여기저기를 수소문 했다. 일반인들에겐 생소하지만 미식가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장어중의 장어가 바로 만재도 장어.

남도 음식의 종가인 여수에서 만재도 장어를 취급하는 곳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입소문을 통해 마침내 그곳을 찾았다.

지난해 장어집을 개업한 주인장 배희숙(43)씨는 "<1박2일>에 나온 만재도 장어를 보고 바로 이거다 싶어서 이후 장어집을 개업했어요"라며 "예전부터 형부가 그렇게 추천했지만 그땐 안 들렸어요, 형부는 만재도 장어를 부산의 유명 장어 집에다 공급하는데 제게 밀어주기로 했거든요"라고 말했다.

귀한 손님에게만 준다는 장어내장이지만 이곳은 장어를 시키면 장어구이와 함께 내장이 바로 나온다.
 귀한 손님에게만 준다는 장어내장이지만 이곳은 장어를 시키면 장어구이와 함께 내장이 바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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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와 생강은 환상의 궁합이다. 이들을 함께 섭취하면 비린내를 없애주고 장어속 단백질과 지방을 소화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장어와 생강은 환상의 궁합이다. 이들을 함께 섭취하면 비린내를 없애주고 장어속 단백질과 지방을 소화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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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는 원기회복에 좋은 대표적인 스태미나 음식으로 꼽힌다. 장어가 스태미나의 으뜸이란 사실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필수 아미노산을 갖춘 고단백 식품이기 때문이다.

장어는 생김새가 둥실해 얕은 바다 속에서부터 심해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헤엄쳐 다닌다. 그 힘 때문에 애호가들로부터 사시사철 사랑받는다. 철따라 장어의 맛 또한 다르다. 계절 따라 즐기는 장어의 오감은 마음까지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여름에는 하모(갯장어)철, 가을이면 기름기 꽉찬 붕장어 철이다. 그리고 겨울은 꼼장어(먹장어)가 제철이다. 역시 음식은 맛을 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 고대하던 만재도 장어를 시켰다.

"아짐, 만재도 장어주세요."
"만재도 장어는 3월부터 철이거든요. 대신 힘 좋은 흑산도 장어 한 번 드셔보세요."

복분자와 장어는 환상의 궁합이다. 보기만해도 힘이 절로 솟는다.
 복분자와 장어는 환상의 궁합이다. 보기만해도 힘이 절로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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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단숨에 꺾어버린 그 한 마디. 아뿔싸! 그랬다. 주낙으로 잡는 만재도 장어는 3월부터 11월까지가 제철이란다. '꿩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여기까지 왔으니 갈 수도 없고... 주인장 말대로 흑산도에서 나온 장어소금구이를 시켰다.

참숯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장어 내음이 향기롭다. 비록 만재도 장어를 맛보진 못했지만 흑산도 붕장어는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었다. 좋은 안주는 좋은 술을 부른다 했던가? 씹으면 씹을수록 단백한 맛에 복분자가 술술 넘어간다. 온몸에 기가 느껴진다. 넘치는 힘을 홀로 다스리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일 듯…

이곳의 백미는 탕이다. 장어와 함께 끊인 녹두와 우거지는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장어구이 후에 나오는 우거지 장어탕을 시켰더니 원기가 불끈불끈 솟는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만재도 장어, #1박2일, #공원통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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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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