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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SNS)는 기존의 미디어와 달리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활용도가 높은 미디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소셜미디어의 등장은 일방향적 정보 전달을 해오던 기존의 언론매체에 강력한 도전이 되고 있으며 서서히 기존 언론의 영역을 잠식하는 대안언론이 되고 있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 소셜미디어는 크게 두 가지 영역에서 기존 언론매체의 대안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첫 번째는  바로 멀티 매스 미디어 역할이다. 2011년 9월 17일, 세계 경제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의 맨해튼 남부 월스트리트 인근의 주코티 공원에 수십 명의 청년들이 모여 미국 경제의 구조적 불평등과 월가에 위치한 대형 금융회사들의 탐욕에 항의하는 소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처음 시작됐을 때만 해도 뉴욕시 당국과 미국 정부는 소수의 젊은이들의 '치기 어린' 불만 표출 정도로 치부하며 시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미국의 주요 언론매체들 역시 뉴스로 다루지 않을 만큼 관심 밖 사항이었다.

 

그러나 뉴욕시와 정부 당국, 그리고 언론의 무관심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지 못할 것 같았던 이 시위는 3주가 채 지나기도 전에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이처럼 수적으로 얼마 안되는 젊은이들이 모여 시작한 반 월가 시위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셜 미디어의 힘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보도와 여론형성에 앞장 서는 소셜미디어

 

소셜미디어가 기존의 언론 역할을 대신하면서 시위와 관련된 각종 자료와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에게 전송하자 젊은층 뿐 아니라 지식인, 중년의 노동자, 회사원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단시간에 시위에 동참시키는 저력을 발휘한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 월가 시위가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 알려지자 미국의 주요 언론매체들은 그제야 부랴부랴 이 시위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했다. 결국 소셜미디어가 기존의 언론매체들이 담당해 오던 보도의 기능과 여론형성의 기능을 대신한 것이다.

 

이번 반 월가 시위에서 소셜미디어가 보여준 역할은 단순히 기존의 언론매체들이 담당했던 보도의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을 넘어서 시위에 참여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의 장 역할 또한 담당했다.

 

일정한 리더가 없이 진행되었던 반 월가 시위는 시위대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여 매일 총회를 열고, 시위의 방향과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함께 시위대는 또 다른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유튜브(YouTube)에 미국의 주요 도시별로 반 월가 시위 모습을 게재하는 전문 채널을 만들어 시위상황을 촬영해 생생하게 전했다. 이 영상들은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즉, 기존의 제도권 언론들이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시위의 다양한 모습들을 소셜미디어에 담아 전 세계로 퍼 나른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기존의 언론들이 하던 역할을 대신하는 대안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시위 과정에서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고 일반인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을 넘어 시위에 필요한 자금을 모금하는 역할까지 했다. 반 월가 시위과정에서 시위대는 소액 기부 전문 소셜 펀딩 누리집인 '킥스타터'를 개설해 일반인들로부터 목표액의 6배가 넘는 7만5천 달러를 기부 받는데 성공했다. '킥스타터'는 반 월가 시위를 홍보하기 위한 신문인 < The Occupy Wall Street Journal >의 제작비를 모금에 성공한 것이다.

 

결국, 소셜미디어가 정보전달이라는 기존 언론의 역할을 뛰어넘어 일반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필요경비의 조달을 위한 모금의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대안매체인 멀티 매스 미디어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로 미국사회에서 소셜미디어는 지역 내 정보공유를 위한 커뮤니티 미디어와 개인 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전체 SNS 이용시간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강자 페이스북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정보를 전달했던 기존의 미디어와 달리 개별 이용자들과 관련된 내용과 개별 이용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화된 신문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한 이러한 개인 미디어 서비스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신만을 위한 잡지를 만들어주는 '플립보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개인 미디어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플립보드(Flipboard)'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 '플립보드(Flipboard)'는 개인이 자신만의 디지털 소셜 매거진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립보드는 이용자 개인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새로 올라온 내용들을 자동으로 업데이트 시켜 잡지 형식으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 제공을 통해 개인이 자신만의 소셜 매거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

 

플립보드의 콘텐츠는 총 9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섹션은 이용자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연결돼 새로 올라온 내용들을 잡지 형식으로 업데이트해 제공하는 기능으로 고정돼 있다. 나머지 7개 섹션은 이용자가 원하는 내용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플립보드는 이용자들이 나머지 7개 섹션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구성할 수 있도록 뉴스, 사진, 예술, 디자인, 여행 등 60여 개의 다양한 잡지, 신문, 웹진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7개의 섹션을 구성해 개인화된 소셜 매거진을 만들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즉, '플립보드'는 이용자 개개인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읽고, 보고, 공유하고, 소통하는 개인화된 미디어인 셈이다.    

 

결국, 현재 미국사회에서 소셜미디어는 야누스의 얼굴처럼 양면성을 지닌 미디어로 특정지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일방적 정보전달에 제한되었던 기존 언론매체들의 한계를 뛰어 넘어 다양한 정보의 제공과 정보 소비자와의 소통과 공감을 통한 여론 형성, 그리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멀티 매스미디어의 기능을 수행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용자 개개인과 관련된 정보와 이용자 개개인의 관심사를 중심으로한 개인화된 미디어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멀티 매스 미디어의 역할이든 개인 미디어의 역할이든 소셜미디어가 기존 언론매체의 역할을 대신하는 대안언론으로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텍사스 주립대, 저널리즘 스쿨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IN>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소셜 미디어, #플립보드, #SNS, #최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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