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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1일 오후 8시]

 북한 관련 트윗을 RT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박정근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11일 수원지방법원에 출석했다. 박씨는 구속 결정을 받았다.
 북한 관련 트윗을 RT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박정근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11일 수원지방법원에 출석했다. 박씨는 구속 결정을 받았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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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씨가 구속됐다. 박씨가 활동하고 있는 사회당에 따르면, 11일 오후 7시께 박씨에 대한 구속이 결정됐고 수원 남부 경찰서에 수감됐다. 박씨의 변호를 맡은 이광철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 구속이 결정된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 9월 첫 압수수색 이후 5차례에 걸쳐 충실히 조사에 임해왔다. 트위터에서도 꾸준히 활동해왔다.

윤지혜 한국진보연대 민주인권국장은 구속 결정 이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찬양·고무 혐의로 입건된 경우 구속으로 이어지지 않는데 박정근씨의 경우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기존에 했던 방식으로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계정을 RT했다"면서 "검찰이 이처럼 과잉 대응하는 배경에는 일종의 괘씸죄와 '팔로어들에게 나쁜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의 결정에 대해 이광철 변호사는 "참담하다"고 표현했다. 이 변호사는 "국가보안법 7조 1항, 5항으로 처벌하려면 북한이 반국가단체여야 하고, 해당 표현이 대한민국을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표현이어야 하고, 해당 표현으로 인해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워져야 하고, 그러한 행위들이 북한을 이롭게 해야 한다"면서 "박정근씨가 트위터에 올린 내용이 이를 충족시키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또한 "박정근씨의 표현이 정서상으로 북한 지도부를 찬양하는 듯한 표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박정근씨가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 속에서 장난삼아, 호기심으로 올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씨의 구속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blu_pin)는 "여러분은 오늘부터 리트윗한 죄로 구속될 수 있는 나라에 살게 됩니다. 세계 최초일걸요, 아마?"라면서 "세계기네스협회는 박정근을 등재하라. 세계 1대 인공경관 아닌가!"라는 글을 올렸다.

[1신: 11일 오후 6시 22분]

"저, 여기 왜 왔는지 모르겠어요."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박정근(25)씨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날 박씨의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수원지방법원 앞에서는 '박정근을 격하게 포옹하는 사람들의 모임(박격포)'과 국가보안법 긴급대응모임 10여 명이 모여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압수수색 영장 "트위터, 4명만 팔로해도 엄청난 파급효과"

박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동구의 한 사진관에 경기보안수사대 직원들이 들이닥친 것은 지난해 9월 21일 오전. 이들은 박씨에게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하러왔다'고 밝혔다.    

"박정근은 두리반 철거농성장, 희망버스, 반값등록금 집회, 청소노동자 투쟁에 참여해왔으며 특히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트윗계정인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리트윗하는 취득 및 반포 행위를 하였으며 때때로 멘션을 보내기도 하여 이들과 접촉 및 통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박정근이 사용하는 트위터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4명만 팔로해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유력한 선동매체도구이다. 7월 현재 박정근의 팔로어는 2000여 명을 육박한다."

검은 선글라스를 낀 박격포 일원 중 한 명인 '뱅가돌'(닉네임)이 당시 경찰이 제출한 '압수수색 영장' 내용을 읽어내려가자 곳곳에서 '피식'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뱅가돌 역시 "읽다보니 황당하네요"라며 잠시 말을 멈췄다.   

박씨의 사진관과 가택을 압수수색한 보안수사대는 박씨의 핸드폰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사진관에서 쓰는 메모리 카드, 친구가 선물해준 인공기가 그려져 있는 그림엽서, 사회당 입당원서, <바로잡아야 할 우리 역사 37장면><사회주의문화건설리론><현대북한><진보집권플랜> 등 총 46개의 물품을 가져갔다. 이 가운데 <사회주의문화건설리론>과 <현대북한> 그리고 박씨가 두리반 철거농성장에서 강의한 '소비에트 사진사'에 대한 노트는 돌려받지 못했다. 이후 박씨는 5차례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았다.

11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박씨는 "트위터에 올린 북한 관련 내용 하나하나와 관련해 본인이 올린 내용이 맞는지, 논조에 동의하는지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박씨는 '조평동에서 체제 선전·선동을 위해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트위터, 유튜브 등에 접속해 이적표현물 384건을 취득·반포하고 북한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글 200건을 작성해 팔로어들에게 반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습을 위하여 이적표현물인 북한원전 <사회주의문화건설리론>을 취득·보관'한 것도 문제가 되었다.

"북한을 찬양·고무? '반조선노동당'이 사회당 슬로건" 

 박정근씨의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11일 수원지방법원 앞에서는 ‘박정근을 격하게 포옹하는 사람들의 모임(박격포)’과 국가보안법 긴급대응모임 10여 명이 모여 검찰의 구속영장신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정근씨의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11일 수원지방법원 앞에서는 ‘박정근을 격하게 포옹하는 사람들의 모임(박격포)’과 국가보안법 긴급대응모임 10여 명이 모여 검찰의 구속영장신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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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씨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씨가 트위터에 올린 북한 관련 글을 보면,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새로 건설된 옥류관 료리전문식당을 현지지도하시였다", "[천하제일의 명장]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은 세계가 공인하고 우러러 따르는 군사의 영재이시며 승리의 상징이시다" 등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을 리트윗한 것이 대부분이다.

2010년 12월에 올린 글을 보면, '@eduwillnet: [에듀윌 식전이벤트] <좋은날>이라는 곡에서 3단 부스터의 가창력을 자랑하는 가수는? (정답은 RT로, 1쌍<다비치크리스마스콘서트초대>,12/15일14시 발표)'라는 글을 리트윗하면서 정답으로 '김정일 장군님'을 쓰기도 했다. "김정일 장군님 만세" 역시 박씨가 자주 올렸던 멘션이다.  

박씨는 이 모든 것을 "장난으로" 했다고 말했다. "'우리민족끼리'에 어떤 멘션을 보냈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씨는 "맞팔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안 해줬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북한에 관심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북한체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주의문화건설리론>과 관련해서는 "북한대학원 교수가 연구자료로 통일연구원에서 제본한 것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규탄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선주 사회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사회당을 아시는 분들은 이 사건이 얼마나 어이없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박정근씨는 사회당 집행부인데, 사회당은 2001년 창당 당시 '반조선노동당', '반자본주의'를 슬로건으로 걸었다. 북한의 3대 세습 역시 반대해왔다"면서 "영장실질심사가 기각되더라도 박정근씨가 겪은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는 수차례의 경찰조사와 압수수색으로 인해 '급성스트레스반응' 진단을 받고 현재 신경정신과에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정부에 조금이라도 반대 하는 사람 찍어내려고 해"

윤지혜 한국진보연대 민주인권국장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우려했다. 윤 국장은 "공안기관이 명예훼손법, 선거법, 국가보안법 등을 통해 SNS를 규제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SNS 처벌이 가능해질 경우 표현의 자유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당원인 초코버리씨는 "결국 SNS로 장난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정부에 조금이라도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려는 사람들을 찍어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트위터에서도 비난이 거세다. '@leesongheeil'은 "박정근씨가 소속된 사회당은 남한에서 북한정권에 가장 비판적인 정당"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커녕 패러디와 개그조차 감금하는 후진사회"라고 꼬집었고, '@self_torture'는 "박정근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조사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우리민족끼리'가 올리는 모든 멘션을 RT합니다. 취지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이 북한계정을 팔로우/RT하여 이 조사를 함께 우스갯소리/안주거리로 만들어 씹어갔으면 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 정문 안으로 들어가는 아들을 보며 박씨의 아버지는 "담담하다"면서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요즘 시대에도 이런 일이…"라면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광철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황당한 사건임에는 분명하다"라고 전했다. 박정근씨는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살려주세요. 미치겠습니다. 허허허"라고 웃어 보였다. 박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자유는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귀중한 거라고 '게임'에서 배웠으나 제가 살고 있는 국가의 '검찰'에선 그렇지 않다고 가르치려나 봅니다. 여하튼 다녀오겠습니다.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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