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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5시 시가켄 히가시오우미시 기무라 마을 사람들이 산신단에 산신제물을 차려놓았습니다. 시가켄 산신제에서 똑같이 보이는 츠도가 산신단 입구에 걸려있습니다.
 아침 5시 시가켄 히가시오우미시 기무라 마을 사람들이 산신단에 산신제물을 차려놓았습니다. 시가켄 산신제에서 똑같이 보이는 츠도가 산신단 입구에 걸려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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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정월 6일이 되면 산신제를 지내는 곳이 있습니다. 시가켄 여러 곳에서는 산신제를 지냅니다. 그런데 이곳 히가시오우미시(東近江市) 이나타리(稻垂) 마을과 기무라(木村) 마을에서는 해마다 교대로 산신제를 지냅니다. 2012년에는 기무라 마을에서 준비해 산신제를 지냈습니다.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5일은 하루 종일 산신제에 사용할 제물을 준비하고, 6일 아침 5시 무렵 마을을 출발하여 산신단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이때 이나타리 마을 사람들도 합류합니다.

시가켄 기무라 마을은 모두 60여 세대가 주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4반으로 나누어서 이년에 한 번씩 산신제를 지냅니다. 올해는 나카지마(中島 甚一)씨 집에서 제물을 준비하고, 무라타(村田 正)씨 집에서 제관을 담당했습니다.

아침 여덟시 무렵 산신제를 준비할 사람이 나카지마씨 집에 모였습니다. 먼저 방안에서 산신인 남신과 여신을 꾸밉니다. 와이 자 형으로 된 나무토막에 남성과 여성 모양을 만듭니다. 남성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지만 여성의 것은 구약(곤약) 덩어리를 잘라서 와이 자 사이에 끼우다 다시 그 사이에 당근을 잘라서 꽂습니다.

 기무라 마을 사람들이 제물 담당 집에서 제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위쪽 사진은 방안에서 산신 꾸미기를 하고 있고 현관에서 대나무 받침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창고에서 찹쌀 볏짚으로 금줄이나 나무젓가락, 접시 받침대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무라 마을 사람들이 제물 담당 집에서 제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위쪽 사진은 방안에서 산신 꾸미기를 하고 있고 현관에서 대나무 받침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창고에서 찹쌀 볏짚으로 금줄이나 나무젓가락, 접시 받침대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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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관에서는 자리를 펴고 대나무를 잘라서 음식물을 받칠 받침대를 만듭니다. 대나무를 잘라서 격자모양으로 엮어서 만듭니다. 이 받침대는 다섯 장을 만들어서 그 위에 제물을 얹어 놓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창고에서 찹쌀 볏짚으로 금줄을 만들고, 제물을 놓을 접시 받침대를 원형으로 만들고, 나무를 잘라서 젓가락을 다섯 벌 만듭니다.

산신제를 지낼 때 사용하는 금줄이나, 접시 받침대 등은 모두 찹쌀 볏짚으로 만듭니다. 모든 재료 준비가 끝나면 재료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제물을 얹어 놓습니다. 제물은 다섯 벌 만듭니다. 제물로는 주먹밥 두 덩이, 밀감 하나, 밤 한 알, 멸치 한 마리, 아몬드 한 개, 곶감 두 개, 작은 생선 말린 것 한 마리, 당근 한 조각, 말린 토란 줄기 한 조각, 팥 알갱이 몇 개, 무 한 조각, 콩 가루 조금, 말린 해초, 묶은 보릿대 등입니다.

오전 중 제물 준비가 마치면 이것들을 모두 다다미방 한편에 있는 도코로마에 펼쳐 놓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한 자리에서 제물 준비하는 사람 가족이 만든 점심을 먹습니다. 오후 2시 무렵부터 제물을 들고 마을 각 집을 방문합니다. 이들은 나무로 만든 산신(남성과 여성), 금줄, 제물, 술 등을 들고 갑니다.

 위쪽 사진은 오전에 만든 산신 제물을 모두 정리해서 도코로마에 펼쳐 놓았습니다. 아래쪽 사진은 오전에 만든 제물을 들고 마을 각 집을 찾아가서 축하를 받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으로 꾸민 산신을 들고 자녀를 더 갖으라는 덕담을 하고 있습니다.
 위쪽 사진은 오전에 만든 산신 제물을 모두 정리해서 도코로마에 펼쳐 놓았습니다. 아래쪽 사진은 오전에 만든 제물을 들고 마을 각 집을 찾아가서 축하를 받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으로 꾸민 산신을 들고 자녀를 더 갖으라는 덕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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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각 집을 방문하여 집 주인에게 술을 접시에 담아서 대접합니다. 그렇게 하면 집 주인은 고맙다는 말과 새해 축하한다는 인사를 합니다. 남신과 여신을 든 사람은 남신과 여신을 집주인에게 만져보라고 하면서 오늘밤도 열심히 노력해서 아기를 많이 낳으라는 덕담을 합니다. 

제물을 들고 마을 각 집을 방문한 다음 이제는 제물을 제관집 다다미방 도코로마에 펼쳐둡니다. 이때부터 산신제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다음날 아침 5시 제물을 들고 산신단에 갈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지킵니다.

6일 아침 5시 제물을 차에 싣고, 제관과 제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두 차에 타고 산신단으로 향합니다. 산신단은 마을에서 2 킬로미터 쯤 떨어져 있는 산 입구에 있습니다. 산신단은 돌로 단을 쌓고 그 위에 돌을 새워놓고 앞쪽에 산의 신이라고 써 두었습니다. 땅에서 세운 산신단 돌 위까지 사람 키 높이입니다. 산신단 주변에는 울타리로 키 작은 나무를 심어 두었습니다. 

산신단에 도착하여 산신 표지 돌 앞에 제물을 펼쳐놓고 절을 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해 마다 교대로 산신제를 지내는 이나타리(稲垂)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오기 시작합니다. 이들도 산신단에 절을 하고 나면 기무라 사람들이 접시에 술을 따라 주어서 마십니다.

 위 사진, 아침 다섯 시 산신단에 제물을 펼쳐놓고 기원을 하고 있습니다. 기원을 마치고 음복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 마을 사람들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산신제가 마치자 제물 일부를 보자기에 쌓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한국 사람들은 똑같이 보자기를 사용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저도 어려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 보자기로 책이나 노트, 필통들을 싸가지고 학교에 나닌 기억이 있습니다.
 위 사진, 아침 다섯 시 산신단에 제물을 펼쳐놓고 기원을 하고 있습니다. 기원을 마치고 음복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 마을 사람들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산신제가 마치자 제물 일부를 보자기에 쌓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한국 사람들은 똑같이 보자기를 사용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저도 어려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 보자기로 책이나 노트, 필통들을 싸가지고 학교에 나닌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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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타리 사람들 가운데 산신제에 관여하는 사람들 10여 명이 도착하자 이들이 산신단 주변에 있는 둘러서서 산신 기원문을 읽습니다. 내용은 산신에게 첫 말을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기원입니다. 인간이 괭이소리, 쟁기소리를 내며 일하려고 합니다.벼, 보리, 콩 농사에 대풍년을 가져다 주십시오.

산신제가 끝나면 사람들은 제물을 모두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때 제물 다섯 벌 가운데 두벌은 이나타리 사람들이 가져온 보자기에 싸줍니다. 이것으로 이틀간 준비한 산신제는 모두 끝납니다. 산신단에서 한 시간 정도 이야기하면서 산제를 지냈습니다. 산신단 앞에 미리 준비해 둔 나무로 모닥불을 피우고 그 주위에 서서 이야기를 하고 인사를 합니다.

산신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오래전부터 지내 온 것이기 때문에 지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산신에게 오곡풍년과 집안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에서 지낸다고 합니다.

기무라 마을과 이나타리 마을 사이에는 기무라 고분군이라고 하여 6세기 무렵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굴식 돌방무덤(길이 9 미터, 너비 5.5 미터)이 여러 기 남아있습니다. 이들은 시가켄에서 발견되는 고분으로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원형(반지름, 50-80 미터)이나 사각형으로 작은 산을 만들고 맨 위에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하늘을 신앙시하는 사람들이 하늘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산을 만들고 그 위에 죽은 사람을 묻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기무라 마을 주변에는 들이 넓고 동쪽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히노가와(日野川) 강, 사쿠라가와(佐久良川) 강, 조후가와(祖父川) 강 등 여러 강이 있어서 벼농사에 적당한 지역으로 보입니다.

여러 가지 자연 환경이나 아직도 남아있는 옛무덤들로 보아서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옛날 하늘과 산을 숭배하는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이 벼농사를 들여오면서 벼농사 문화도 같이 가져온 것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무라 마을과 이나타리 마을 사이에 있는 고분군입니다. 위 사진, 지금까지 시가켄에서 발견된 옛무덤 가운데 가장 큰 원형무덤으로 5세기 초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구보타야마(久保田) 고분(반지름 57미터, 긴 길이 71.8 미터, 높이 현재 6.1 미터)입니다. 눈이 덮이기 전 모습과 눈이 덮인 뒤 모습니다. 아래 사진, 시가켄에서 발견된 사각형 무덤 가운데 가장 큰 아마고이야마(天乞山) 고분(한 변 길이 65 미터, 높이 10미터 정도로 추정)입니다. 그리고 꼭대기에 있는 굴 돌방무덤 복원 모습입니다.
 기무라 마을과 이나타리 마을 사이에 있는 고분군입니다. 위 사진, 지금까지 시가켄에서 발견된 옛무덤 가운데 가장 큰 원형무덤으로 5세기 초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구보타야마(久保田) 고분(반지름 57미터, 긴 길이 71.8 미터, 높이 현재 6.1 미터)입니다. 눈이 덮이기 전 모습과 눈이 덮인 뒤 모습니다. 아래 사진, 시가켄에서 발견된 사각형 무덤 가운데 가장 큰 아마고이야마(天乞山) 고분(한 변 길이 65 미터, 높이 10미터 정도로 추정)입니다. 그리고 꼭대기에 있는 굴 돌방무덤 복원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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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산신제, #기무라 마을, #이나타리 마을, #시가켄, #히가시오우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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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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