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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지난 4일 보도를 통해 이학영 민주통합당 당권 도전자 죽이기에 나섰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보도를 통해 이학영 민주통합당 당권 도전자 죽이기에 나섰다.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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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이하 <조선>)가 민주통합당 당권 도전에 나선 시민운동가 출신 이학영 후보 죽이기에 나서자 조국 교수 등 누리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조선>은 자신들이 7년 전에 보도했던 동일한 보도까지 왜곡하면서 시민운동가 후보에 대한 악의적 보도 태도를 드러냈다.

<조선>의 속셈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시민정치를 통해 정당개혁과 진보당과의 통합으로 민주통합정부를 수립하겠다고 나선 이학영 후보다. 다음은 민주통합당과 시민운동세력을 부도덕함을 넘어 흉측한 범죄인이 모인 집단으로 싸잡아 매도하고 싶은 것이다.

<조선>은 지난 4일 '민주당 대표경선 출마한 이학영 후보, 알고보니…운동권 자금 마련하려 재벌집 담 넘어'라는 긴 제목을 뽑아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YMCA 사무총장 출신의 이학영 후보(60)가 1979년 반독재 유신반대 단체인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의 활동자금 마련을 위해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의 집을 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조선>은 또한 "이 후보는 최 전 회장의 가족 등을 결박하고 금품을 뒤졌는데, 가족 한 명이 포박을 풀고 나가 신고하는 바람에 금품을 훔치지 못한 채 혼자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과 관련한 <조선>의 보도는 이번 처음이 아니다.

<조선>은 노무현 정권시절이었던 2005년 1월 19일 "청와대, 인사수석후보 '강도미수' 전력 고민"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바 있다. <조선>은 당시 기사에서 "이 총장의 맡은 일은 경비원 감시였다"고 사실대로 보도했다. 그런데 4일 보도에선 이 후보의 역할을 "최 전 회장의 가족 등을 결박하고 금품을 뒤진" 강도 주범으로 묘사했다. 이 후보의 역할은 경비원 감시였기 때문에 최 전 회장의 가족을 결박하는 자리엔 없었다.

7년 전엔 이 후보의 맡은 일이 '경비원 감시였다'고 사실대로 못 박은 <조선>이 그로부터 7년 후, 총선과 대선 등을 통한 정치개혁을 앞둔 시점에선 이 후보를 '최 전 회장의 가족 등을 결박하고 금품을 뒤진' 주범으로 못 박았다.

시민운동가 후보를 죽이려는 <조선>

<조선일보>는 2005년 1월 보도에선 이학영 후보의 역할을 경비원 감시라고 사실대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2005년 1월 보도에선 이학영 후보의 역할을 경비원 감시라고 사실대로 보도했다.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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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왜 자신들이 보도했던 기사의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시민운동가 정치 신인을 죽이려고 했을까?

2005년 보도 당시 <조선>에게 표적은 노무현 정부였지 이학영 당시 YMCA연맹 사무총장이 아니었다. 이 총장은 산적한 시민운동 과제 때문에 인사수석을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조선>은 당시 보도에서 "정찬용 전 인사수석의 후임과 관련 유력한 후보 1명이 '강도미수' 전력을 갖고 있어 청와대가 고민 중이라고 <중앙일보>가 19일 보도했다"라고 경쟁 언론사의 보도를 인용 보도했다. 노무현 정부는 강도 전과자를 인사수석에 기용하려고 하는 부도덕한 정권이라고 매도하고 싶었던 것이다.

<조선>의 4일 보도의 1차 표적은 이 후보와 시민운동 등 진보세력, 2차 목표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의 연대에 의한 민주통합정부 수립 저지로 보인다.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폭압에 환멸을 느끼는 등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 일에 앞장설 이학영 후보는 자신들과 타협 불가능한 정치인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싹을 자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조선>이 4일 기사에서 보도했듯이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는 김남주 시인과 이학영 후보 등 남민전 관련자에 대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한 바 있다. 이 후보는 남민전 사건으로 5년이란 긴 옥살이를 한 뒤 30년간 시민운동가로 살면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위해 헌신했고 시민단체와 종교계 원로들의 지지에 의해 시민정치가로 나선 것이다. 그 사건으로 고초를 이미 치렀고 세월도 30년이 흘렀는데도 <조선>은 이학영 후보를 흉악한 강도로 만들기 위해 부관참시에 나선 것이다.

언론의 본령을 안다면 사건을 보도할 때 배경도 짚어보아야 한다. 남민전 사건이 일어났던 1979년 당시는 박정희 독재정권이 유신통치를 위해 국민의 모든 자유를 억압했고 재벌들은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노동자들을 착취하며 부를 축적했던 암흑의 시대였다. 문학청년이었던 이학영은 민주주의 회복과 평등세상을 위해 독재자와 싸우는 길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운동자금 마련을 위해 한 재벌집의 담을 넘은 것이다.

반발하는 누리꾼들 "이번엔 권력을 털어라!"

시민운동가 출신인 이학영 민주통합당 당권 도전자.
 시민운동가 출신인 이학영 민주통합당 당권 도전자.
ⓒ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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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이학영 후보 죽이기에 진보학자를 비롯한 누리꾼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쓰면서 <조선>의 악의적 보도에 정면 항의했다.

"아, 너희가 어찌 반유신 투사들의 처절한 삶을 짐작하랴! '죄 값'을 치르고 출소한 후 수 십년 동안 YMCA 활동에 헌신한 그의 분투를 한방에 보내려고 애를 쓴다. 이학영이 단순 '강도범'이라는 낙인을 받아야 한다면, 형법 교수인 나도 '강도범'이다."

누리꾼 김종원씨는 "<조선>이 남민전 활동으로 여러 해 옥고를 치르고 YMCA에서 평생 헌신한 시민운동 지도자의 정치 참여를 폄하하고 있다"면서 "유신독재에 저항하기 위해 지하결사체를 만들며 처절하게 저항했던 민주투사의 삶을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며 반발했다.

누리꾼 김회영씨는 "유신정권의 폭압과 재벌의 부정한 부의 축적에 항거한 이학영 후보는 2008년 촛불 정국에서 비폭력 불복종운동을 주도했다"면서 "나는 오히려 이학영 후보의 삶의 궤적에서 희망을 보고, 가능성을 볼 수 있다"며 이 후보가 살아온 시민운동가의 삶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누리꾼 김식씨는 이학영 후보에게 통 큰 주문을 했다. 김씨는 "(이학영 후보에게) 이번에는 잡히거나 미수에 그치지 말고 제대로 권력을 털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면서 시민정치혁명의 완수를 기대했다.

한편, 한명숙 총리는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이학영 출판기념회에서 "(2005년 보도에서><조선일보>가 남민전과 강도 운운하면서 이학영 후보와 참여정부를 부도덕하게 몰아세웠다"면서 "이 후보를 본 사람마다 강도는커녕 강도를 당하게 생긴 온순하고 정직한 인격자였다. 노 대통령께서는 그래서 이 후보를 인사수석으로 모시려고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태그:#이학영 후보, #조선일보, #조국 교수, #페이스북, #남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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