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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아침 시가켄 히가시오우미시(東近江市) 가와이(川合)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을 40여 세대가 네 반으로 나뉘어 한 반씩 해마다 산신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산신제는 4일 아침 5시 무렵 마을 동북쪽에 있는 산신 입석이 있는 곳에서 지냅니다.

 

산신제를 지내는 사람들은 일찍부터 산신단 주변 잡초를 깎고 깨끗이 청소를 해둡니다. 그리고 3일에는 장작을 마련해서 산신단 주변에 쌓아놓고, 산신제를 지낼 때 사용할 금줄을 꼬고, 쌀, 찰떡, 곶감, 다시마 등 제물을 준비합니다.

 

4일 아침 5시 산제당 주변에 있는 마을 집회소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산신단으로 향합니다. 먼저 장작불에 불을 지피고 주변을 환하게 한 다음 산신단 앞에 제물을 펼쳐놓고 절을 하고 박수를 치고 절을 합니다. 이것으로 산신제는 마칩니다.

 

4일 날이 밝아오면 가와이 마을에서는 사자춤 단체를 불러들여 마을 각 집을 돌아다니면서 사자춤을 춥니다. 먼저 사자춤을 추는 사람들이 각 집에 들어가서 쌀을 받습니다. 그리고 사자춤을 춥니다. 사자춤은 두 명이 한 조가 되어 사자 두 마리가 춤을 춥니다. 사자 한 마리에 한 명은 사자탈을 쓰고, 사자 뒤에서 한 사람은 사자탈에 이어있는 천 자락을 잡아줍니다.

 

사자춤은 먼저 부정풀이로 시작하여 칼춤, 방울춤 순으로 진행됩니다. 사자춤을 추는 이유는 지난해의 무사 안녕과 풍년에 대해서 감사하고, 새해에도 집안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뜻에서 사자춤을 춥니다. 사자춤을 출 때는 피리와 작은 북이 반주를 합니다.

 

사자춤패에게 점심을 대접하는 집에서는 방에서 사자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사자춤을 추기 전에 대부분 쌀을 받지만 돈을 주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사자춤패가 오기로 되어있는 날에는 미리 쟁반에 쌀을 높이 쌓아놓고 기다립니다.

 

사자춤을 추기 전에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가서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집 주인 부부에게 사자탈로 잡귀나 부정을 씻고 새해 소원성취를 기원한 다음 사자춤을 춥니다. 집 안이 좁은 경우 사자 한 마리가 사자춤을 추기도 합니다. 사자춤패는 하루 동안 가와이 마을 200여 호를 모두 다니면서 사자춤을 춥니다.

 

이들 사자춤 패는 시마네켄(島根県)에 있는 이세가구라 단체(伊勢大神楽講社)입니다. 이들은 해마다 일본 전국을 다니면서 사자춤을 춥니다. 오늘 가와이 마을에 온 사자춤패는 모두 열 명이었습니다. 이들은 해마다 이곳에 오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과도 친분이 두텁고 여러 가지로 많은 대접을 받았습니다.

 

사자춤패의 사자춤 공연과 산신제는 직접적인 관련성을 없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때에 같은 날 새해를 축하하고, 복을 기원하는 벽사진경의 뜻으로 열립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산신제, #사자춤, #이세가구라, #히가시오우미시, #가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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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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