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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박사의 3일자 <경향신문> 연재글.
 우석훈 박사의 3일자 <경향신문> 연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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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현 성공회대 외래교수) 박사가 또 다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토건 경향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우 박사는 3일자 <경향신문> 연재글에서 "부동산 뻥튀기, 그건 우리들의 시장님이 가실 길이 아니다"라며 "토건 공무원, 부동산 공급론자인 관변학자들, 그런 사람이 아니라 집없이 월세, 전세 사는 시민들을 보라"고 일갈했다.

앞서 우 박사는 지난해 12월 20일자 연재글에서는 "오염지역의 '친환경 스케이트장'에서 처음 토건족한테 당했고, 가락시영 '종상향'으로 반은 먹혔다"며 박 시장을 비판한 바 있다.

가락시영-염창1구역 종상향은 지지층을 배신하는 행위?

우석훈 박사
 우석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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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박사는 박 시장의 토건 경향성을 비판하기 위해 DJ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생태주의자들과 아파트 공급론자-토건족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즉 "그린벨트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그린벨트를 풀어서 거기에 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것인가"였다.

이 싸움에서 아파트 공급론자와 토건족이 승리했다. 이 승리는 "그린벨트를 임대주택 명분으로 풀었던 첫사업"인 은평 뉴타운 개발로 이어졌다. 우 박사는 "똑같은 형식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분당 재보궐선거 때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높이를 높여주자'는 방안을 들고 나왔고, 최근 박원순 시장이 가락시영과 염창1구역을 종상향시킨 사실을 가리킨다.

우 박사는 "결국 시청 내 토건족 공무원과 '결국 임대주택만 늘리면 되는 거 아니냐'는 아파트 공급론자들이 일단 이겼다"며 "그러나 진짜 걱정은 그렇게 해도 그 임대주택이 생겨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 박사는 "토건족들과 아파트 공급론자들의 의도는 알겠지만,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 예상"이라며 "이번 두 건의 종상향 조치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박원순 시장은 코너에 몰렸다"고 진단했다.

"가락시영의 세입자 비율이 70%로 알고 있다. 즉 집주인은 30%, 이 사람들은 대부분 한나라당 찍고, 아무리 종상향 혹은 수직증측 같은 걸 해준다고 해도 결국 한나라당 찍을 거다. 박원순을 지지한 70%의 세입자는 사업 시작하면 당장 쫓겨난다. 4년쯤 지나서 재건축에 설사 성공한다고 해도, 이렇게 쫓겨난 세입자가 그곳에 들어간다는 보장도 없다."

가락시영과 염창1구역 종상향 결정은 결국 박 시장의 지지층을 배신하는 선택이라는 것이 우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할 것인가, 박 시장은 지금 이 질문 앞에 서게 되었다"고 꼬집었다.

"도시계획위에는 무주택자-세입자 대변해줄 위원 없어"

<경향신문> 12월 20일자.
 <경향신문> 12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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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시장은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가락시영 종상향 결정은 독립적인 의결기구인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독립적인 의결기구인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오랫동안 검토해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중이 실릴 수 없다는 것.

이에 우 박사는 "도시계획위원회에는 무주택자, 세입자를 대변해줄 위원이 없는데 집 없는 시민은 과연 누가 대변해줄 것인가?"라며 "그게 도시계획위원회 등 시정과 국정에서 앞으로 우리가 바꾸어야 할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제일 나빴던 것은, 그를 지지하였던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볼 공개적 자리가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밀실에서 진행되는 위원회 결정, 시장의 귀를 가리고 있는 관료들, 그리고 자기가 다 안다고 하는 학자들, 도대체 시민들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 박사는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에서 종상향 문제는 아마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으로 가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 뒤 "새로운 시장 당선 후에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는 게 슬플 뿐"이라며 "나는 시장의 성공과 재선을 아직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강남의 집주인들은 시장의 실패를 간절히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 박사는 "토건 공무원, 부동산 공급론자인 관변 학자들, 그런 사람이 아니라 제발이지 집없이 월세, 전세 사는 시민들인 달을 보라"며 "우리들이 시장님, 당신의 힘은 30%의 가락시영 집주인들과 지주가 아닌 바로 집없는 서민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박사는 "부동산 뻥튀기는 우리들이 시장님이 가실 길이 아니다"라며 "일단 종상향 등 시급하지 않은 것들은 좀 시간을 가지고 뒤로 미루고 시민들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태그:#우석훈, #오세훈, #종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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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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