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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19일과 지난 주 12일 연이어 두 주 한국에서 오는 손님을 맞이하러 간사이공항에 다녀왔습니다. 처음 일본에 오시는 손님이나 공식적인 방문을 하시는 손님을 맞이하러 공항에 나가는 것은 손님에 대한 예의입니다. 그래서 공항에 나가는 것을 크게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손님을 맞이하러 나가든, 볼일이 있어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공항에 나가든, 반대로 외국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공항에 나가든 공항이라는 곳은 특별한 기분과 감상에 젓게 합니다. 그러한 감정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공항은 일정한 곳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 출발을 위한 장소입니다. 그리고 늘 땅에 발붙이고 사는 인간이 비행기라고 하는 날 것을 타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체험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마력이 있는 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새와 같은 날개를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새에 대한 신앙과 꿈을 지니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새에 의탁하여 자신의 꿈을 실어 보내고, 새가 어쩌면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주거나 이승을 마감하고 저세상으로 가는 영혼을 운반해주는 것을 믿어온 적도 있습니다.

 

새를 신앙시 하는 것은 이집트의 호루스 신상이나 부적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는 짐대라고 하여 나무로 새 모양을 만들어 세우면서 한해의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했습니다. 새가 신성시 되는 것은 새가 지닌 초월적인 능력 즉 날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새가 극복해 주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사람들은 새보다 더 크고 위대한 비행기를 만들어서 타고 다닙니다. 이것은 사람들을 더 쉽고, 빠르게 날라다 주는 문명의 이기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호루스 신상을 만들어서 믿을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새가 신성한 짐승이 아닙니다. 새에 대한 환상과 꿈을 인간이 만든 과학의 발전과 문명의 영역에서 해결해 준 것입니다.

 

비록 인간이 비행기를 만들어서 더 멀리, 더 높이 날을 수 있다고 해도 신화시대 인간이 꿈꾸어온 새에 대한 신앙을 완전히 잊거나 버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비행기는 아무나 쉽게 탈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항에서 느끼는 마력, 가벼운 흥분과 날 듯 한 감정은 비록 쉽게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신화시대 사람들이 가졌던 환상과 꿈을 아직도 저울질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1994년 9월 문을 연 간사이국제공항은 간사이 지역에 사는 2천 만 명에게 편리한 외국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간사이 지역에는 100킬로미터 반경 안에 고베공항과 오사카 공항이, 그리고 간사이공항 등 공항 세 곳이 있습니다. 굳이 좁은 지역에 이렇게 많은 공항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연재해나 불의의 사고로 한 곳이 문제가 생겨도 가까이에 있는 다른 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한 때 오사카 공항 부근에 사는 사람들이 소음 공해로 공항의 폐쇄를 건의하기도 했지만 공항 이용 때 발생하는 수입을 고려하여 지금은 조용해졌다는 말도 있습니다.

 

간사이공항은 도쿄 나리타국제공항과 더불어 4킬로미터 활주로를 가진 일본 유일의 공항으로 24시간 활용이 가능합니다. 그것은 바닷가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바다를 메워 공항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간사이국제공항은 오사카 시대에서 38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간사이공항은 해마다 1640만 명 정도(2008년 기준)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용객이 가장 많은 나리타공항의 6690만 명, 나리타, 사세보, 후쿠오카, 오사카이타미공항에 이어서 여섯 번째입니다.

 

 

덧붙이는 글 | 참고 : 국토교통성항공국 홈피, http://www.mlit.go.jp/koku/04_outline/10_data/index.html, 2011.12.21.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간사이국제공항, #새,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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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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