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일본 총리가 평화비를 철거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을 듣고 위안부 피해자이신 길원옥 할머님과 일본대사관 앞에 왔습니다. 털모자와 목도리로 감싼 소녀상을 어루만지며 우리가 보여준 정성에 행복하다 하세요.
▲ 일본이 사과할 때까지 건강하셔야 하는데... 일본 총리가 평화비를 철거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을 듣고 위안부 피해자이신 길원옥 할머님과 일본대사관 앞에 왔습니다. 털모자와 목도리로 감싼 소녀상을 어루만지며 우리가 보여준 정성에 행복하다 하세요.
ⓒ 미디어몽구

관련사진보기


"'일본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가 없으면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마다 제2, 제3의 동상이 세워질 것이다'라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전적으로 우리 입장과 똑같은 것이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아래 정대협) 상임대표는 18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강제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일본 정부에 촉구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이렇게 평가했다.

정대협 상임대표 "대통령 발언, 우리 생각과 똑같아"

윤 대표는 "지난 주 1000차 수요집회 이후 세계 각지의 일본 대사관 앞에 평화비를 세우자는 요구가 들어오고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중에 오늘 이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다"며 "비록 만시지탄이기는 하나, 평화비 건립을 둘러싼 우리 국민들의 염원과 뜻을 바로 읽고 (대통령이) 일본으로 향한 것이라 짐작된다"고 밝혔다.

또 윤 대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인도주의적 배려로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지혜를 낼 것"이라고 밝힌 노다 일본 총리의 발언에 대해 "결국 법적으로는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았고 그럴 의지도 없음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표는 노다 총리가 평화비 철거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후안무치가 그 도를 넘어서도 한참 넘어서고 말았다"고 분노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 교토 영빈관에서 노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자리에서 "한일 양국은 역내 평화안정을 위해 진정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돼 있는 군 위안부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진정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가 인식을 달리 하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법 이전에 국민정서, 감정의 문제"라고 강조한 뒤 "양국 간 현안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국적 견지에서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 이 대통령은 "지금 생존해 계시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평균 86세이신데 올해도 16분이 돌아가셨다. 몇 년 더 있으면 다 돌아가실 수도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가면 63분의, 일생에 한을 갖고 살던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본인들 목소리는 이제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때 가서는 해결할 길도 없고, 지금밖에 해결할 수 없다. 이 문제는 실무적으로 어느 부서에서 해결하려면 실마리를 못 푼다"며 "총리의 실무적 발상보다는 큰 차원의 정치적 결단을 기대한다. 양국 문제 현안을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안타까워 내가 이렇게 직접 거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노다 총리는 "이 대통령의 지적처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법적 입장은 알 것이니 거듭 얘기하지는 않겠다"며 "우리도 인도주의적 배려로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지혜를 낼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노다 총리는 또  "평화비가 건설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실무 차원의 의견은 전달이 된 것으로 알고 있고, 이 대통령께 철거를 요청드린다"고 요구했다.

자원봉사자들 "평화비의 털모자와 목도리, 자주 갈아주겠다"

한편 노다 총리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인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충정로 소재 위안부 피해자 쉼터 '우리 집'에 머물고 있는 길원옥 할머니와 자원봉사자 7명이 일본 대사관 앞 평화비를 둘러보았다.

길 할머니는 노다 총리의 평화비 철거 요구에 대해 "일본 정부가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날 길 할머니와 함께 평화비를 찾은 1인 저널리스트 미디어 몽구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트위터상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쉼터 청소를 하다가 일본 총리의 망언 얘기를 듣고 할머니와 함께 평화비를 찾게되었다"며 "일본 정부의 태도에 분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정부가 우리가 평화비를 방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자원봉사자들이 자주 가서 평화비의 털모자와 목도리를 갈아주고 세탁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태그:#위안부, #노다 총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