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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2 지방선거 직후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시민정치운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기식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민주대연합 노선의 '빅텐트론'을,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은 민주통합과 진보통합을 통한 선거연대 전술을 주장했었다. 두 사람은 창당을 앞둔 민주통합당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다. <오마이뉴스>는 두 사람을 차례로 만나 시민운동가가 왜 당권도전에 나서게 됐는지 그 이유를 듣는다. [편집자말]
김기식 '혁신과통합' 공동대표
 김기식 '혁신과통합' 공동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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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의 요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기식(45)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애연가다. 밥을 먹을 때나 차를 마실 때나 그 장소를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흡연 가능 여부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구성에서 시민사회 인사로 당대표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그는 요즘 더욱 더 담배를 찾는다. 표정도 무겁다. 얼굴은 "아 씨바~ 우짜지?" 그 표정이다.

우로 15도 각도로 늘 고개를 갸웃하는 버릇이 있는 그는 요즘 들어 그 각을 더 잘 유지한다. 그만큼 고민이 많다는 얘기다. 17년간 참여연대에서 시민운동을 하며 청춘을 보낸 그가 새로운 통합민주당의 지도부 경선에 도전장을 내는 것은 그 자체로 인생행로를 180도 바꾸는 것이니 스스로 자신의 마음이 무겁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그는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찻집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서도 이런 저간의 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저런 요구가 있어 피할 길도 없고, 도망갈 수도 없는 처지라며 답답증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실 그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직후 정치권에 '빅텐트론'을 설파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온갖 토론회를 다 다녔다. 왜 빅텐트인가 설명도 했고 민주당 중심론자라고 욕도 많이 얻어 먹었다.

그럼에도 그는 한국의 진보정치에 새로운 통합논의가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화두를 던졌으며, 지금까지 논쟁적인 이 화두를 끌어안고 있다. 논쟁의 핵심이었던 그가 당대표 출마요구를 받게 되니, 이 정치과정을 나몰라라 할 수도 없고, 마땅히 책임져야 하나 그렇게 하기에는 아직 뭔가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망설이는, 아주 복잡한 심경이 읽혔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생각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시민정치적 흐름을 이번 통합지도부 경선 과정에서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뜨거운 시민적 에너지를 담아낼 그릇이 필요하고 그 에너지로 흔들리는 한국정치의 판과 세대, 세력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기식 처장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시민적 에너지를 통합과정에 담아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통합의 과정 자체가 국민적 감동이 돼야 하는데 민주당 내부의 기득권적 저항으로 지연됐고 좋지 않은 모습이 연출되면서 그런 취지가 많이 훼손됐다"고 걱정했다.

또한 그는 "이 통합정당이 도로 민주당이나 도로 열린우리당이 된다면 국민들에게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한다"며 "혁신적인 통합정당이 되려면 지도부 구성의 변화부터 나타나야 하고 통합지도부에 혁신의 취지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폭력사태로 물든 것과 관련해서는 "무엇을 극복하고 무엇을 혁신하고 무엇을 청산해야 하는지 분명해진 측면이 있다"며 "무엇보다 호남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시 '난닝구' 얘기가 나오는데, 호남 유권자들은 지난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했고, 두 번의 민주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이었다"며 "문제는 호남이나 호남 유권자가 아니라 호남 유권자들을 볼모삼아 자신의 정치적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의 재창당 등 정치권의 지각변동에 대해 "한국정치의 기본 판이 흔들리고 있다"며 "정당정치에 수렴되지 않는 시민정치 에너지가 급속도로 매우 강력하게 터져나고 있고, 이것은 과거 저항적 대중운동보다 더 높은 단계로 퍼지고 있으며 그것은 적극적인 정치개입 투표참여운동으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전 처장은 "이걸 정당이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다면 정당정치의 불완전성이 계속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물론 기존의 진보정당, 민주당도 이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난 박원순 시장 선거운동 과정에서 벌어진 2달은 4~5년에 걸쳐 일어날 정치격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호남 유권자 볼모삼아 기득권 지키려는 세력이 문제"

- 지난 11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를 보고 실망한 국민들이 많다. 어떻게 봤나.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무엇을 극복하고 무엇을 혁신하고 무엇을 청산해야 하는지 분명해진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호남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난닝구' 얘기가 나오는데, 호남 유권자들은 지난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했고, 두 번의 민주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이었다.

문제는 호남이나 호남 유권자가 아니라 호남 유권자들을 볼모삼아 자신의 정치적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이 문제다. 그런 부분을 극복하지 않고는 지난 민주주의 역사에서 호남이 해왔던 역할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 호남 유권자들도 폭력사태가 빚어진 민주당 전당대회를 비판적으로 본다고 생각하나.
"민주당에서 호남과 호남 유권자가 문제가 아니라 호남의 정치인들이 호남 플러스 알파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책임있는 호남의 정치인이라면 호남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서 호남 유권자들의 뜻과 의지에 보답을 해줘야 한다고 본다. 그런 게 정치적 책임 아닐까. 그런데 이런 책임에 역행한다면 누구보다 호남 유권자들이 앞서서 그런 호남 정치인들을 심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남 유권자들도 이번 전당대회를 보면서 통합과정을 통해 정치혁신의 과제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당일 반대토론에 나서 "이런 통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가 왜 이렇게 각을 세운다고 생각하나.
"민주당 안에서 호남 기득권을 지키려는 당권 문제가 결부된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는 분명하다. 70%를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통합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음으로써 통합하라는 것인데 오랫동안 김대중 대통령을 모셨고, 또 그분의 정치적 자산을 갖고 정치하시는 분이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스스로 거스르는 것을 호남 유권자들은 어떻게 볼까? 아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 시민통합당은 새로운 정치를 선언한 세력이다. 구태정치가 남아 있는 민주당과 꼭 통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물의를 일으킨 세력이 민주당 당원의 다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수는 통합의 대의에 동참하고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크게 요구하는 것은 내년 정권교체다. 민주당을 배제하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야권은 박원순이라는 무소속 시민후보를 냈고 결국 민주당과 공동선거대책본부를 꾸려서 승리할 수 있었다. 민주당을 배제한 채로 정권교체 전망을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혁신의 과정에서 민주당을 끌어안아야지, 민주당의 일부 정치행태가 구태라고 해서 포기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 18일까지 수임기구 협상을 마무리하고 통합수순을 밟는 일정이 알려졌다. 통합은 이걸로 마무리되는 것인가.
"이번주내 양당 수임기구 간 통합결의가 이뤄지면 그것은 통합의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형태적 통합이 이뤄졌다 해도 그것이 완성은 아니다. 혁신 과정을 통해 국민들이 진심으로 마음을 줄 수 있는 수권 가능한 통합정당이라야 된다. 그게 될 수 있느냐의 여부는 합당결의 이후 경선 등 통합지도부 구성, 그 뒤에 이뤄지는 변화와 혁신, 쇄신의 과정 속에서 통합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합당결의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 합당결의가 되면 통합까지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가겠나.
"이미 대세는 통합으로 흐름이 잡혔다. 통합의 방향과 구도는 대체로 합의기반이 생겼다고 보는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구체적인 문제의식도 몇 가지 난항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 점들이 통합의 흐름을 역전시키는 상황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판 받게 돼"

김기식 '혁신과통합' 공동대표
 김기식 '혁신과통합' 공동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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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진행된 민주통합 과정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시민적 에너지를 통합과정에 담아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혁신과 통합은 일반적 정당통합 과정에서 상층부 정치협상을 통한 지분나누기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일체 지분을 요구하지 않았고 국민경선을 통해 시민적 에너지를 담아내자는 큰 결단을 했다.

이 자체가 국민적 감동이 돼야 하는데 민주당 내부의 기득권적 저항으로 지연됐고 좋지 않은 모습이 연출되면서 그런 취지가 많이 훼손됐다. 결과적으로는 지금까지의 통합과정보다는 향후 통합지도부 경선과정이나 결과물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하고, 또 국민적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는 통합이 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통합보다 혁신이 우선이라고 늘 강조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것만으로는 무엇이 혁신인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별로 없다. 국민들의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는 정당혁신의 내용은 무엇인가.
"세 가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책노선의 혁신, 정당시스템의 혁신, 인적 혁신. 1:99의 사회에서 99%의 시민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이 불안을 씻을 수 있는 정책노선의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그 핵심은 노동과 복지의 가치와 비전의 구체화다. 시장만능주의적 노선에서 사람이 실종된 것, 노동권이 보장되는 사회, 복지국가의 실현이 핵심이다.

안철수 교수가 언급했듯이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가 선거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한 것은 비상식적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는 특권정치의 상징이다. 이걸 혁파하고 정의와 상식을 바로세우는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공감을 얻도록 해야 한다.

또 정당혁신을 주장할 때 대개 당심과 민심의 불일치를 언급한다.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은 대의체제의 핵심이다. 당심과 민심이 최대한 일치되는 정당시스템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 시민적 에너지로 드러난 강력한 정치변화의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정당 시스템의 변화가 반드시 요구된다. 개방형 열린 구조로 가야 한다.

정책노선을 혁신하고 정당의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인물군이 있을 때 혁신은 정당 내부에 뿌리내린다. 말은 혁신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혁신과정의 마지막 과정은 인적 혁신이다. 이것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인적 변화는 결국 이 변화의 마지막이 될 것이다."

- 통합지도부는 어떤 인물들로 구성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 통합정당이 도로 민주당이나 도로 열린우리당이 된다면 국민들에게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한다. 혁신적인 통합정당이 되려면 지도부 구성의 변화부터 나타나야 한다. 통합정당의 지도부에 혁신의 취지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의 역사적 전통을 계승하는 부분도 당연히 포함될 것이고, 참여정부 세력들 속에서 정당에 참여하지 않았던 분들이 통합정당에 참여해서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더 나아가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의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정치를 대변하는 세력, 진보적 가치를 대변하는 진보적 시민사회 세력들이 통합정당 내에 포함돼야 국민들도 혁신적인 통합정당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진보적 시민사회가 이 당의 간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통합지도부 경선은 결국 국민참여경선으로 결판이 날 것이다. 비록 민주당 대의원과 시민통합당 특별선거인단이 갖는 비중이 30%를 차지하지만 70%의 국민참여경선이 더 중요할 것이다. 관건은 국민참여경선에 시민들이 얼마나 참여해주느냐이다. 그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주당 당원 중심의 경선이 될 것이고, 그 결과는 대략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정권교체 열망 속에서 이 통합정당을 수권 가능한 통합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해서 대거 선거인단에 참여해준다면 그 결과는 아주 역동적인 과정이 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단순 정권교체와 수권정당의 탄생문제 뿐 아니라 한국정치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내는 게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당대표 출마 권유... 내 안의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

- 혁신된 통합지도부 구성을 위해 당대표로 출마할 생각은 없나.
"시민사회 내부로부터 직접 출마하라는 권유가 종용이 됐다가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는 압박이 오고 있다. (웃음) 그러나 아직 통합문제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마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분들은 내가 참여연대와 시민정치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를 만들고, 2012년 정권교체와 복지국가를 위한 정치동맹의 필요에 따라 혁신과 통합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과정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들어냈던 시민정치적 흐름을 이 통합과정에서도 이어가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 노후화된 정당체제의 세대교체도 해야 하고 등등의 이유를 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안의 고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17년간 시민운동으로 일관했던 내 인생의 행로를 바꾸는 문제라서, 나 스스로 정치에 맞나, 권력의지가 있나, 이 부분에 대해 여러 갈등과 고민이 있다. 통합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결정을 해야 한다."

- 출마 쪽으로 결정하는 것인가.
"출마의 요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김 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빅텐트론을 주장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이 창당하면서 사실상 민주통합과 진보통합으로 갈렸다. 양자가 하나가 되기 어려운 현실이라 선거연합정당론도 나오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빅텐트는 2012년에 되면 좋고 안 되면 그 뒤라도 빅텐트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년 총선 전, 안 되면 대선 전, 또 안 되면 그 뒤에라도 개인적으로 계속 설득을 통해 노력할 것이다. 다만, 이쪽 통합지도부 선출과정이 끝나면 진보당에 2차 통합을 제안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선거연합정당 얘기가 나오지만 문제의식에 공감은 해도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중적으로 수용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인가는 좀 회의적이다. 선거용 정당이라는 게 국민들에게 어떤 감동과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 오히려 우리가 가진 진정성이 오히려 훼손될 수 있다. 정권교체 이후의 비전을 갖고 통합을 얘기한 건대 마치 그냥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오해될 수 있는 소지가 있어서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한나라당이 박근혜 비대위 구성 등 재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탈당러시도 벌어지는데 이것이 정치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나.
"한나라당은 스스로 자정능력을 상실한 정당이다. 상당기간 저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박근혜 전 대표는 강력한 권력적 힘이 있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적 합의를 만들어낼 소통능력에 근본 한계가 있다.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나 싶다. 그 점에서 상당히 회의적이다. 기본적으로 지금 한국정치는 판이 흔들렸다. 정치적 격변기에 들어갔다. 진보보수간 각축이라는 구도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 한국 정치가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보나.
"2030세대와 소통하지 못하는 한국정치에서 세대변수가 등장했다. 이 지점이 한국정치의 기본 판을 흔들고 있다. 둘째, 정당정치에 수렴되지 않는 시민정치 에너지가 급속도로 매우 강력하게 터져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중적 에너지는 과거 저항적 대중운동보다 더 높은 단계로 나가고 있다. 촛불까지는 저항적 성격이 강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적극적인 정치개입, 투표를 통해 정치를 바꾸자는 흐름이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범위한 시민정치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한국정치와 정당정치를 흔들 것이다. 그런데 이걸 정당이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다면 정당정치의 불완전성이 계속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기존의 진보정당과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박원순 선거운동 2달은 4~5년에 걸쳐 일어날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 기성 정당이 이 흐름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안철수-박원순 신당이 출현한다고 보나.
"제3신당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만들 수는 있겠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 이명박 정부 이후 국민들은 모든 선거마다 단일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의 요구, 통합과 단일화의 요구가 분명히 존재한다. 국민은 또 하나의 분열적 제3신당이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핵심 중 하나가 정권교체 요구인데, 이것은 단결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것을 당위로 받아들인다. 변화와 혁신, 분열적 행태로 나타나면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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