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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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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민주당을 못 믿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뒤끝이 물러서는 안심할 수가 없다. 결국 민주당이 원내 복귀로 결정한다면, 그동안 함께 투쟁해온 한미FTA 등 주요쟁점들을 정치적으로 양해하는 모양새가 된다. 야당은 국민의 이해관계, 민주주의의 중대 현안을 바로잡는데 중심이 돼야 한다. 한미FTA 재협상을 위한 범국민기구를 정부·국회 차원에서 구성하고 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대한 특검 및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적이 흥분한 상태였다. 8일 오후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합의를 위해 국회로 돌아가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더욱 분노의 수위가 높아졌다. 이렇게 뒤가 물러서야 어떻게 민주당과 함께 공동보조를 맞출 수 있는가 답답해했다.

심 대표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가 10·26 서울시장 선거 당시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한 것은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유린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이 이 사건을 공씨 단독범행으로 결론 낸 점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은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거듭된 재보선에서 철저히 국민에게 외면받은 집권세력이 헌정질서를 흔들어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속셈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저들의 표현대로라면 이 일이야말로 반(反)국가사범으로 다뤄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테러하는 지경까지 갔다"며 "앞으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또한, 심 대표는 "특검과 국정조사를 쌍두마차로 해서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며 "만약 한나라당과 정부기관이 여기 연루된 사실이 밝혀진다면 더 이상 헌정질서 틀 내에서 한나라당은 함께 하기 힘든 존재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나라당이 해체하고 재창당한다는 주장까지 나오지만 국민은 더 이상 그런 꼼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심 대표는 "한나라당은 도태돼야 할 집단"이라고 못 박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경찰이 10·26 재보선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을 20대 청년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어떻게 보나.
"조현오 경찰청장 이름을 조혐오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은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거듭된 재보선에서 철저하게 국민에게 외면 받은 집권세력이 헌정질서를 흔들어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속셈에서 발생한 일이다. 저들의 표현대로라면 이 일이야말로 반(反)국가사범으로 다뤄야 할 일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테러하는 지경까지 갔다.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빨리 특검으로 가야 한다. 만약 한나라당과 정부기관이 여기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진다면 더 이상 헌정질서 틀 내에서 함께 하기 힘들다. 한나라당이 해체하고 재창당한단 얘기가 나오는데 국민들은 이제 그런 꼼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도태돼야 할 집단이다."

- 옷로비 특검부터 삼성특검까지 결과는 신통찮은 편이었다. 이번 사건도 특검 진행하더라도 마찬가지 아닐까.
"기존의 특검이 용두사미 됐던 전례를 살펴볼 때 국정조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관련자가 연루돼 있는 이상 국정조사와 특검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헌정질서가 위태로운 상황이기 때문에 '꼬리자르기'식 결론을 낸다면 국민의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번 특검은 한나라당 추천 인사를 제외하고 야당과 시민사회의 요구가 수용된 인사로 구성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특검 결과를 믿을 수 있다."

-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로 원외로 나왔던 민주당이 오늘(8일) 한나라당과 연내 예산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개회에 동의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들이 민주당을 못 믿는 이유다. 이처럼 뒤끝이 물러서는 안심할 수가 없다. 결국 민주당은 원내 복귀를 통해 그동안 함께 투쟁해온 한미FTA 등 주요쟁점들을 정치적으로 양해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것은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야당은 국민들의 이해관계, 민주주의의 중대한 현안들을 바로잡는데 중심이 돼야 한다. 한미FTA 재협상을 위한 범국민적 기구를 정부·국회 차원에서 구성하고 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대한 특검 및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 민주당의 원내 복귀가 야권연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정당이 다르기 때문에 정치적 판단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민주당 지도부가 당내에 한미FTA 협상파가 40여 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비준을 반대하고 함께 투쟁을 나선 것을 보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아쉽다.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은 한나라당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 지금까지 연대했다. 내년 총·대선 승리를 위해선 연대를 더 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공조했던 한미FTA 문제는 물론,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선관위 디도스 공격까지 벌어지는 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 민주당 안에서는 한미FTA 문제와 예산 문제는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한미FTA 투쟁을 예산안 심사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야당이 장외에서도 민생을 챙기는 예산안을 얼마든지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복귀하더라도 야당이 주장하는 민생예산을 수용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예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날치기 처리된 한미FTA를 인정하는 꼴이 되지 않겠나. 정치는 결과로서 책임져야 한다. 국민들의 문제제기에 적당히 국민 편에 섰지만 결국엔 한나라당과 타협하는 식이라면 국민들이 야당에 더 뜨거운 지지를 보낼 이유가 없지 않나. 그런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정치의 도움 절실한 젊은이·여성과 함께하는 '진보의 재구성'해야"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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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고의 노력 끝에 통합진보당이 출범했다. 소회가 어떤가.
"(웃음)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 통합됐다. 기쁨도 컸지만 솔직히 정말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꼈다. 아마 차이를 더 중요시하고 정파적인 이해에 집착했다면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을 뒤집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고 진보정치가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통합에 이르렀다. 국민이 원하는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면 진보라 칭할 자격이 없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단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했다. 심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 한미FTA 문제를 놓고 지상 논쟁을 벌인 바 있는데 감회가 어땠나.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당신은 새 시대의 장남이 되고 싶었지만 구시대의 막내가 될지도 모르겠단 말을 하셨다. 퇴임 후에는 집권기간 중 '진보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개척하지 못한 것에 대해 성찰하기도 하셨다. 어제(7일)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님의 고독한 성찰의 자리, 진보의 미래를 열고자 했던 새로운 꿈이 멈춘 이 자리에서 통합진보당이 출발하겠다'고 했다. 또 '지난 10년 민주정부의 성과는 계승하되 그 한계와 과제는 적극적으로 받아 안겠다, 한국 정치의 창조적 계승자가 되겠다'고 말씀 드렸다."

- 홍세화 진보신당 새 대표는 "한국사회에 FTA를 불러들인 전 정부의 계승자들과 통합하는 것을 가리켜 진보대통합이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가 지금 목도하는 진보의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진보의 선명성을 고집하고 독자적으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진보의 비전과 집권 가능성을 열기 위해 진보 중심의 다원적 틀을 수용할 것이냐.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가 옳다고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진보적 노선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적 힘을 만드는 게 절박한 시기다. 통합진보당도 그런 이상과 현실 사이의 균형에서 선택됐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책임이라 생각한다. 통합진보당은 '진보의 본령'인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추호의 의심도 없이 중심을 잡아갈 것이다. 통합진보당이 총선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비정규직법 개정을 포함한 과감한 민생개혁이 그 첫 번째 임무가 될 것이다."

- 통합진보당이 보여줄 새로운 진보정치는 무엇인가.
"여러 차례 얘기했다. 진보정치의 낡고 편협한, 경직된 틀은 과감하게 벗어던지겠다. 진보적 가치와 비전은 더욱 단단하게 벼려서 가겠다. 우선 진보정당이 좀 더 개방적이고 역동적으로 운영돼야 할 것 같다. 사실 밝고 즐거운 정치는 대중 노선을 좀 더 강화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진보정당이 20~30대 청년, 여성과 함께 하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본다. 진보정당 주체의 혁신이 필요하다."

- 민주당·시민통합당의 통합신당이나 통합진보당이나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하지만 현재의 상태론 한계도 많이 보인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래서 당의 주체부터 폭넓게 재구성해야 한다. 이것이 '진보의 재구성'의 핵심이다. 그동안 '진보의 재구성'을 말하면서 노선과 이념의 재구성만 논의됐다. 그러나 그 노선이 잘못된 게 아니었다. 진보가 제시한 정책과 비전은 시대의 대세가 됐다. 다만, 이 정책과 비전을 필요로 하는 주체들과 결합 정도가 약했다. 기존 진보정당은 활동가·노동조합·사회운동단체 중심의 조직적 기반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에 편협해 보였다. 지금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의 재구성이다."

- 20~30대 청년, 여성들이 어떻게 하면 통합진보당에 참여할 수 있겠나.
"통합진보당에는 20~30대와 여성들이 기대하는 정치인이 많다고 생각한다. 통합진보당의 리더들이 이 분들을 광범위하게, 자주 만나야 한다. 오늘도 아주대 강연을 하고 왔는데 정말 반응이 하루하루 다르다. 이 시대 청년들은 갈구하고 있다. 무엇이 내 미래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길인지, 어떤 정치세력이 우리에게 힘이 될지 능동적으로 찾고 있단 것을 느꼈다. 현재 대표단과 '멘토단'을 중심으로 전국 대학을 돌며 순회 강연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콘서트 형식으로 편안한 대화의 자리도 마련할 생각이다. 20~30대 청년, 여성을 위한 정책도 이미 있지만 이를 놓고 이 분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구체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 시민통합당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시민통합당은 어떻게 보나.
"민주당과 통합 예정인 정치세력으로 본다. SNS 정당,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정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민주당을 개혁하는데 일정 정도 역할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실제로 그를 책임질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다. 그 과정에서 통합진보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통합 고집하지 말고 총선 승리 위한 연대방안부터 논의해야"

- 시민통합당 쪽에서는 여전히 '대통합' 여지를 두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가.
"크게 하나로 합쳐서 좋은 정치를 해보자는 열망과 그 진정성을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나 정당 통합은 몇몇 개인이 아니라 세력과 조직이 하는 것이다. 각자의 역사성과 경험 역시 함께 (통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생각이 다르다. 또 통합진보당이 출범한 상황에서 또 다시 대통합을 얘기하는 건 현실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빨리 통합작업을 완료해서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연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게 더 시급한 과제다. 민주주의를 역진 불가능하게 만들고 복지국가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 기반을 확충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정치적으로 소외됐던 노동자·서민들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립하는 일이다. 그것이 한국정치에서 가장 중요하다. 난 통합진보당의 역할을 이것으로 본다. 그렇게 될 때에만 내년 정권교체도, 과감한 민생개혁도 가능하다."

- 그런데 왜 이쪽은 계속 여지를 둘까. 언젠가는 된다는 간절한 희망일까.
"(웃음) 그 분들의 진정성을 믿는다. 그러나 이미 야권이 두 축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대통합을 계속 고집하면 정치공세로 오해받는다. 내년 총·대선 승리를 위해 연대·협력을 깊게 숙의하는 게 더 중요하다. 통합진보당은 가장 적극적인 방식으로 연대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

- 노회찬 새진보통합연대 상임대표는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도입을 약속하면 대통합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오는 13일부터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진행된다. 결국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협력 체계로 총선은 치러야 할 것 같다. 나는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이 함께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도입을 포함한 한국정치의 틀을 바꿀 근본적 개혁이 진행될 것이다. 정치·민생개혁 등의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대선 연대 방안이 논의돼야 하지 않겠나."

- 내년 총선 245개 지역구를 정치협상으로 다 조절할 수 있을까.
"야권은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수구냉전세력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하나가 돼야 한다. 그것을 거역하는 세력은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또 우리 사회의 개혁과 복지를 위해서 수구냉전세력의 집권을 영구히 불가능하게 할 과감한 정치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제한된 정치적 기반 속에서는 필연적인 '물타기'가 진행된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 정권을 잡으려는 의도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쓰면 강력한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 수구냉전세력이 다시 복권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정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배제돼 왔던 40%의 국민들을 정치에 참여시켜야 한다.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제다.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대표단 첫 회의에 심상정 이정희 유시민 공동대표가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대표단 첫 회의에 심상정 이정희 유시민 공동대표가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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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이 그 일을 하겠다. 수구보수세력을 더 밀어붙이고 40%의 국민들을 정치에 참여시키겠다. 그를 위해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은 그물망을 넓게 치고 함께 정권교체에 나서야 한다. 확대된 정치 기반 속에서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은 각기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다. 그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 나 개인적으로는 사회·정치 구조 개혁을 위한 새로운 정치주체, 기반을 확충하는 일이 통합진보당이 내년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 민주당 등이 4·27 순천 재보선 당시처럼 무공천으로 양보할 여지가 크지 않다. 어떻게 협상을 할 것인가.
"일단, 우리는 지금 후보조정위를 바로 열어 내부적으로 후보를 조정할 예정이다. 또 예비후보 등록일인 13일 이후부터 총선 체제로 당을 운영한다. 단일화는 말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 통합진보당이 확고한 힘을 갖출 때야 국민들의 뜻에 부응하기 수월하다. 빨리 체제를 정비해서 예비후보 단계부터 총선 체제로 전환하고,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아 통합민주당과 후보단일화 협상을 하겠다."

"구원투수 박근혜 나서도 민심 되돌리지 못해... 통합진보당 최소 20석 얻을 것"

- 한나라당이 해체되고 박근혜 신당이 출발한다면 새로운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
"구원투수가 나선다고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또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자멸의 길로 가는 것에 대해 당의 대권주자인 박근혜 의원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박 의원이 '한나라당 안의 야당'으로 점수를 따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근본적으로 쇄신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결단을 보여야 할 것이다. 박 의원은 그런 과정을 통해 재평가될 수밖에 없다."

- 박근혜 의원이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다는 뜻인가.
"배가 침몰하는데 선장만 살아남을 수 있나. 포장을 바꾸더라도 국민들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해온 참담한 정치를 잊지 않을 것이다. 화장발도 건강할 때 받지, 중병이 났을 땐 먹히지 않는다."

- 내년 총선의 돌풍 시발점을 PK 지역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통합진보당은 PK 지역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까.
"통합진보당도 내년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지역으로 본다. 사천·진주·창원·부산·울산 등 남해벨트에서 시작된 남풍이 수도권까지 진보의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비례대표를 포함하면 경남 지역에서 최소 열 손가락 이내의 의석을 얻지 않을까 기대한다."

- 수도권까지 합치면 총 의석수가 어느 정도나 될까.
"최소 목표로 정당득표율 15%에 20석 이상 의석을 얻어 교섭단체를 얻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당득표 20%에 30석 이상 의석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과감한 진보적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최소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 진보정치세력은 한국정치의 대안세력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안철수 현상'에서 드러나듯 새로운 세력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는 인상이다. 어떻게 보나.
"어느 책에서 '안철수 교수는 바람개비다'는 구절을 봤다. 참 공감이 갔다. 안철수라는 바람개비를 돌린 것은 기존 정당으로부터 시작된 바람이다.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다수당이 돼 대선 때까지 얼마나 과감한 개혁을 책임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이 내년 대선 결과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야권이 제도 정치의 틀 내에서 민생개혁을 책임지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바람은 많이 잦아들 것이다."

- 내년 총선에서 경기 고양 덕양갑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분위기는 어떤가.
"우리 지역에서도 변화에 대한 욕구가 크다. 사실 지난 18대 총선 땐 지역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뵙지도 못한 채 선거를 치렀다. 이후 주민들께 죄송하기도 하고 선거 당시 약속했던 일을 일상적으로 해보고자 '마을학교'를 차려 꾸준히 일을 해왔다. 지역주민들이 이 점을 알아주시는 것 같다. 또 지난 선거 당시 민주당이 단일화를 거부해 낙선한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있는 것 같다. 내년 선거에서는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이기 때문에 더더욱 진보정당의 수도권 돌파를 앞장서서 열겠다는 각오다."

- 통합진보당의 대선 후보로 나설 생각은 없나.
"통합진보당은 이제 막 창당됐다. 그 문제를 판단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다만, 국민들의 뜻과 당원들의 의지에 따라 판단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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