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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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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 김진숙은 85호 크레인에서 309일 만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의 철판 감옥을 뚫고 피어올랐습니다. 승리의 땅을 밟은 그의 곁에는 트위터를 타고 온·오프라인 공간을 날아다니면서 눈물을 흩뿌린 배우 김여진씨가 있었습니다. 고깔모자를 쓰고 깔깔거리며 희망버스의 운전대를 잡은 시인 송경동씨도 있었습니다.  

골방 방송으로 '가카'에게 이단 옆차기를 날린 <나꼼수>. 그들의 재미에 홀딱 빠진 청취자들의 폭발적인 성원. 이제 미국 순회공연까지 나선 그들의 유쾌·통쾌·경쾌한 송곳 멘트는 MB정권에 통렬한 '빅엿'을 안겼습니다. 기존 것들과는 확실히 종자가 다른 비주류. 김어준·정봉주·김용민·주진우가 들이대는 '깔때기'는 무서운 기세로 대한민국의 배꼽을 송두리째 뽑아버리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세론을 한 방에 날려버리고, 기존 정당정치의 허무개그를 폭로한 주인공. 그것도 모자라 자기 주식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50%였던 그의 양보를 받아낸 '기적의 5%'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도 거침없이 복지가도를 질주하며 '이명박·오세훈의 토건 서울시' 흔적을 지우고 있습니다.

때론 분노의 도가니로 온몸에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컴컴한 극장에 앉아 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장애학생들에 대한 성폭행 사건을 지켜보던 수백만 관객의 얼굴에 난데없이 찬물을 확 끼얹은 인물은 공지영 작가. 그는 우리 안의 수치심을 일깨웠습니다. 비참한 삶을 곁에 두고도 무심하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성찰과 소통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조그마한 학교까지도 통제하고 있던 부정한 사회 권력이 투명한 양지로 까발려진 순간, 그 권위는 초라하게 박살 났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오마이뉴스>를 뜨겁게 장식한 인물들

올 한 해 동안 <오마이뉴스>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크고 작은 승리의 기록들은 이 밖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새로운 가치와 우리 시대 1%만을 위한 구시대의 퇴행은 사회 곳곳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격렬한 반발에도 속도전을 벌이며 4대강에 세운 16개의 'MB표 괴물댐'에선 눈물이 아니라 붕괴의 위험을 알리는 강물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제주도 강정마을에 펼쳐진 길이 1.2km의 평화 바위 구럼비를 쪼개려는 해군과 이를 맨몸으로 막아선 강정마을의 작은 거인들.

쌍용차에선 오늘도 죽음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여름 교문 밖으로 나와 반값등록금을 외쳤던 '알바 대학생'들의 손에는 아직도 책이 아니라 접시가 들려 있습니다. 또 구제역 파동으로 땅속에 묻힌 건 농민들의 피눈물. 그런데도 민의의 전당에서 한미FTA를 날치기한 151인의 얼굴에서는 여전히 두려운 빛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 밖에도, 재스민 혁명을 시작으로 독재 권력에 종식을 고한 중동 민주화의 열풍이 불어닥쳤고,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꾼 스티브 잡스라는 큰 별이 지기도 했습니다. 또 1%의 가진 자들에 대한 반격,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오마이뉴스>를 뜨겁게 장식한 인물들입니다.  

7만 시민기자와 10만인클럽 회원, 독자 여러분.

분노와 슬픔, 그리고 기쁨이 교차했던 2011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당신의 가슴에 깊게 꽂힌 인물은 누구인가요? 정치 심판의 해인 2012년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인물은 누구인가요?  <오마이뉴스>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 '올해의 인물'과 '올해의 누리꾼'을 선정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오마이뉴스>가 2000년 창간 이후 매년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2000년, 문정현 신부(매향리 공대위 활동 등)
2001년, 화덕헌(누리꾼. 이문열 도서 반환운동)·박경석(장애인이동권연대 상임공동대표)·덕성여대 총학생회 및 교수협의회
2002년, 행동하는 누리꾼
2003년, 문규현 신부(새만금 및 부안핵폐기장 투쟁)
2004년, 국보법 폐지 여의도 천막농성단 1000명
2005년, 노충국 부자
2006년, 평택 대추리 사람들
2007년,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전 <시사저널> 기자들)
2008년, 촛불소녀
2009년, 용산참사 유가족
2010년, 천안함 북풍 이겨낸 6·2 지방선거 유권자들

또한, '올해의 누리꾼'은 이렇습니다.

2004년 '너흰 아니야' 등을 작곡한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
2005년, 황우석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던 '브릭' (2006년, 2007년에는 선정하지 못함)
2008년, '미네르바'

'올해의 인물'과 '올해의 누리꾼' 추천은 12월 18일까지 추천받은 뒤 내부 논의를 거쳐 12월 27일경 발표할 예정입니다. 추천하는 인물의 이름과 간단한 사유를 아래 '댓글'로 남겨주시거나, <오마이뉴스> 메일(edit@ohmynews.com)과 공식 트위터(@ohmynews_korea)로 알려주시면 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태그:#올해의 인물, #올해의 누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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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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