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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26 재보궐 선거 때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가 디도스 공격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망을 마비시킨 데 대해 한나라당이 '단독행위'라고 일축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수억 원의 자금이 드는 해킹을 9급 비서 개인차원의 일로 축소하는 시도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은 이를 9급 비서 소행이라는 것에 수긍하지 않는다"며 "꼬리자르기 수사로 귀결될 경우 국정조사·특검을 해서라도 반드시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 근간을 파괴하는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사건"이라며 "날치기에 이어 도청, 민간인 사찰도 모자라 사이버 테러까지 불사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후퇴시킨 한나라당의 폭거와 만행에 민주당은 결연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디도스 공격을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자 사이버 3·15 부정선거"라고 정의했고,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 정도 일이면 보수세력도 한나라당 지지를 철회하고 마음 바꿀 시점이다, 한나라당 문 닫아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한나라당 이름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으라"고 쏘아붙였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정부·한나라당의 개입이 사실이라면 자폭해야 한다"고 힐난했고, 김영춘 최고위원은 "3·15 당시 자유당은 자신의 당 투표율을 올리는 부정선거를 했는데 한나라당 정권은 시민들이 투표를 못하게 해서 여당이 승리하게 만드는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모든 최고위원들이 공세에 나선 상황에서 박주선 최고위원은 최 의원과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집중 추궁했다. 그는 "디도스 공격에 한나라당이 개입됐다는 것은 최 의원이 홍준표 대표의 직할 기구인 홍보기획본부장이라는 당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 의원은 SNS 대책을 집중적으로 마련한 당사자이기도 하며 선거관련 수많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자유당인가, 이명박 정권이 이승만 정권인가 이번 사건으로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원우 "공 도의원이 공 비서 친척으로 추정"...공 의원 "안면만 있는 사람"

 

 

백원우 '한나라당 부정선거 사이버테러 진상조사위' 위원장은 "공아무개 비서가 사이버 테러를 사주하는 과정에서 10월 25일 밤 한나라당 관계자와도 통화한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자꾸 단독이라고 할 게 아니라 한나라당 관계자를 밝히라"며 "또, 공 비서의 친척으로 추정되는 공아무개 경남도의회 의원은 최구식 의원의 4급 보좌관이었다, 공 비서는 공 의원의 추천으로 비서에 채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서는 '공 비서가 찾아와 채용하게 됐다'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해 최 의원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 아무개 도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공 비서와 인척도 아니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 말했다. 이어 공 비서를 최 의원에게 소개시켜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가 최 의원 방을 나온 게 6~7년 전"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공 비서의 페이스북을 보면 둘 간의 사적인 대화가 오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1일 공 의원은 공 비서에게 "잘 지내시나? 시간이 가면 사람도 맞게 변해가야하는 것이다. 더 신중하게 처세하고 공부도 하면서 인생을 깊이 생각하라! 길이 보이면 언제든 움직이는 것이다. 건강하게 잘한다는 소리듣고 잘 지내거라"며 인사를 남겼다. 이에 공 비서는 다음 날인 3월 2일 "네 의원님 감사합니다. 자주 연락도 못 드리고 송구스럽습니다. 몸 관리 잘하시고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변을 했다.

 

이에 대해 다시 묻자 공 의원은 "안면 정도지 더 이상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서는 "형이냐, 인척이냐 물어오니까 그렇게 말했다"며 "페이스북에서도 딱 한 번 얘기한 것일 뿐이고, 도의원으로 하는 일반적인 덕담"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나는 최구식 의원 추천으로 도의원이 된 사람이고 최 의원은 지역구 의원으로서 (공 비서와) 안면만 있을 뿐 최 의원에게 공 비서를 소개시켜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태그:#디도스 공격, #선관위 , #민주당, #최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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