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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 신안 증도로 가는 길목인 무안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는 펜션. 황토로 지어진 한옥펜션이다.
 '슬로시티' 신안 증도로 가는 길목인 무안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는 펜션. 황토로 지어진 한옥펜션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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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 신안 증도로 가는 길목인 무안반도 끝자락, 전라남도 무안군 해제면 창매리에 있는 한 펜션. 탄도만 바닷가 외딴 곳에 황토로 지어진 이 펜션이 요즘 인기다. 남도를 즐겨찾는 여행객들 사이에선 벌써 입소문이 자자하다.

겉으로 드러난 큰 규모와 달리 소박하면서도 깔끔한 시설에다 섬세한 서비스가 여행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덕이다. 인터넷 블로그 등의 체험기를 검색해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이 펜션을 처음 찾은 여행자들은 먼저 놀란다. 겉으로 보이는 규모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넓은 주차장 옆으로 만나는 황토펜션이 12동에 이른다. 여기에는 하늘궁, 소망궁, 행복궁 등 방마다 '궁'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손님을 왕으로 섬기겠다는 주인장의 마음이 배어 있다.

무안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는 황토펜션. 한옥형 펜션이 12동이나 된다.
 무안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는 황토펜션. 한옥형 펜션이 12동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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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바닷가 황토펜션의 실내. 은은한 나무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무안 바닷가 황토펜션의 실내. 은은한 나무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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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방문을 열어보면 정말 궁궐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은은한 나무향이 묻어나고 황토내음이 코끝을 기분 좋게 간질인다. 방이 온통 나무와 황토벽돌로 이뤄져 있다. 방 안의 소나무가 안팎의 공기를 자연스럽게 순환시켜 언제나 맑고 깨끗한 실내를 유지해 준다.

천장도 높다. 가구배치도 명료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주인장이 모두 구상하고 설계했다. 황토벽돌도 그가 직접 찍어 쌓았다. 전통 한옥처럼 고색창연한 멋은 없지만 실용적으로 지어졌다.

"흙바닥에 누워서 황토벽돌이 내뿜는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땅의 기운도 그대로 느낄 수 있고요. 흙보다 좋은 것은 없거든요."

멋보다 실용성을 중시했다는 게 주인장 최옥수(46)씨의 얘기다. 싱크대와 화장실도 깔끔하다. 이부자리도 단아하고 보송보송하다. 한지로 마감한 창문 너머로 펼쳐지는 바다풍경도 낭만적이다. 밀물과 썰물이 어우러지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창문이다. 밤에는 달그림자가 바다를 물들이는 황홀경에 빠져들 수 있다.

황토펜션의 드넓은 잔디밭. 바다와 맞닿아 있어 풍경도 빼어나다.
 황토펜션의 드넓은 잔디밭. 바다와 맞닿아 있어 풍경도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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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이 묵을 수 있는 펜션. 나무와 황토벽돌로 쌓고 지붕에 기와를 올렸다.
 여행객이 묵을 수 있는 펜션. 나무와 황토벽돌로 쌓고 지붕에 기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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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펜션만 아리따운 게 아니다. 바깥의 시설도 알차다. 잠시 쉬며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정자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누렇게 물든 잔디밭도 드넓다. 족구, 배구는 물론 축구도 할 수 있을 만큼 넓다. 부지가 모두 12만2000㎡에 이른다.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다 돼 있고 주변에 남새밭도 있다. 배추, 무, 상추, 대파, 쪽파 등 양념채소가 자라는 밭이 660㎡나 된다. 하룻밤 묵는 손님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그냥 뜯어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200명 가까이 들어가도 불편하지 않을 세미나실을 겸한 식당도 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건 교회 같은 예배공간. 펜션 뒤편에 교회가 한 동 있다. 기독교인들이 단체로 올 경우 예배도 보고 성경공부도 하고 레크리에이션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펜션의 부대시설 가운데 하나인 성전. 기독교인들의 예배공간이자 집회공간으로 쓰인다.
 펜션의 부대시설 가운데 하나인 성전. 기독교인들의 예배공간이자 집회공간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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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에서 내준 식사. 조기 매운탕이 정갈하면서도 군침 돌게 한다.
 펜션에서 내준 식사. 조기 매운탕이 정갈하면서도 군침 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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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이 한데 모여 성경공부 하고 예배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세미나실과 구분했죠. 또 목회하는 분들이 오시면 언제든지 방을 그냥 내드리고 있습니다. 편안히 쉬어갈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집사인 주인장 최씨의 기독교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미리 주문하면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차려내는 시골식 밥상도 받아볼 수 있다. 주인장과 관리인의 친절은 덤이다.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면 펜션 앞으로 드러난 갯벌에서 꼬막 채취, 낙지 잡기 등 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펜션 앞에서 보는 새벽녘 바다안개의 향연과 바다를 온통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는 해돋이, 해넘이도 황홀하다. 달밤에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별바라기를 하는 것도 오붓하다.

주변에 별다른 시설물이 없어 조용히 쉴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여기에 여장을 풀고 가까운 신안 증도나 임자도를 찾아가는 것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겠다. 하룻밤만으로도 도시생활에 지친 심신의 긴장을 해제시키고 달콤한 휴식을 선사할 '참새골 황토펜션'이다.

황토펜션을 찾은 손님. 발걸음에서도 여유와 행복이 묻어난다.
 황토펜션을 찾은 손님. 발걸음에서도 여유와 행복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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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골 황토펜션의 밤풍경. 주변에 별다른 시설이 없어 조용하다.
 참새골 황토펜션의 밤풍경. 주변에 별다른 시설이 없어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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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는 참새골 황토펜션. 나룻배 한 척이 풍경을 더 멋스럽게 한다.
 무안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는 참새골 황토펜션. 나룻배 한 척이 풍경을 더 멋스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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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황토펜션, #남도민박, #참새골, #무안, #최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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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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