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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캡쳐 화면
 아고라 캡쳐 화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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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교사가 무능력하고 학생 비하 발언 일삼는다"며 "학교를 떠나라" 고 요구하고 학생들은 "선생님이 부당한 이유로 해고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며 교사를 감싸고 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의 담임직을 박탈했고 수업을 중단시켰으며 사임을 권고한 상태다.

자신을 안양예고 재학생이라고 밝힌 '종소리'라는 누리꾼은 지난 11월 27일,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안양예고 학생들 시위를 지지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 글에서 누리꾼 종소리는 "안양예술고등학교 최 선생님에 대한 학교 측의 마녀사냥이 시작되었습니다. 근거가 없는 사실무근, 부당한 이유로 해임을 당하실 위기에 처해 져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 선생님은 온 힘을 다해서 수업을 하시는 그러한 분이시란 말입니다. 학생에게 인정을 받는 선생님이 진정 위대하신 선생님 아닐까요? 제발 저희 최 선생님을 지켜주시고, 응원해주세요"라고 덧 붙였다. 이 글에 안양예고 학생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여러 개 달려있다. 대부분 누리꾼 종소리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시위'를 벌였다. 지난 11월 24일 안양예고 교문 앞에 학사모(학교와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모임)와 안양예고 학부모 약 20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학생 비하 일삼는 최 모 교사 파면하라", "무능력교사 막말 교사를 몰아내라" 등이 적혀 있었다. 바로 그때, 학부모 시위대 앞에 약 30여 명의 안양예고 학생들이 몰려왔다. 학생들은 "최 선생님은 그런 분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학부모들 앞에서 '스승의 은혜'를 불렀다.

사건 경위를 취재 해 본 결과 지난 10월 10일, 교장은 학부모들이 연판장과 편지를 가지고 와서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며 최 선생에게 사직을 권고했다. 이유는 수업이 부실하고 아이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한다는 것이었다. 12일에는 담임직을 박탈했고 13일에는 교장이 임시직원회의에서 최 교사에게 사직을 권고했음을 공표했다고 한다.

이어, 11월 11일에는 일부 학부모가 교장실에서 학교를 그만 두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14일에는 수업도 금지 됐다. 수업이 금지되고 약 10일 후인 지난 11월 23일부터 25일 까지 학사모와 안양예고 학부모 약 20명이 안양예고 정문 앞에서 "최 교사는 학교를 떠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때부터 최 선생이 가르쳤던 학생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주장, 학교 행정의 부당함을 알리며 학부모 시위에 맞서 항의했다.

최교사는 스트레스에 시달려 28일 병원을 찾았으며 기자는 병원에 입원 중인 최교사와 30일, 인터뷰를 했다.

"학생 한 명이라도 저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그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게 교사의 본분이라고 생각해요. 이 마음을 교장 선생님께 말씀드리면서 학부모 주장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이들이 썼다는 편지를 보여 달라고 했어요. 서로 대화하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해갈 수 있는 기회를 요청했어요. 그런데 사표제출을 처음부터 권하니 이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요. 저로 인해 상처를 받은 학생이 있다면 사과하고 싶은데 누구인지도 알지를 못해요. 그래서 마음이 아프죠."

한편, 학교 측은 학부모와 아이들 주장 모두 공감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양예고 최 모 교장은 12월 2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여리고 순수하기 때문에 선생님을 보호하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최 선생의 수업이 부실하고 아이들 케어가 부실했다는 학부모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며 양측 주장에 모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사실무근이라는 주장과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권고사직 및 담임과 수업을 박탈했다는 최 교사 주장을 "사실 무근 아니다. 학생, 동료 교사, 학부모 면담해서 결정, 학교장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학부모 연판장과 아이들 편지를 최 교사에게 보여 주지 않은 이유를 묻자 "내가 말로 내용 다 설명했다. 아이들 편지글에는 이름이 없지만 학부모 연판장에는 서명한 사람 이름도 있다. 그래서... 또 아이들 글을 보면 학생 교사 관계가 불편해 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사태가 좀 진정되면 보여 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태그:#안양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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