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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취재금지입니다. 무대사진 함부로 찍어서 소설에 갖다 부치지 말기 바랍니다. 취재는 현장에 프레스 부스에서 저에게 직접 프레스카드를 받은 분들만 가능합니다. 관객분들도 주변에 취재하는 기자가 보이면 어디인지 꼭 확인해주삼."

 

"KBS, MBC, SBS, YTN, MBN 취재 금지입니다. 괜히 와서 분위기 흐리지 마세요. 압니다. 일선기자들 그 상황에서 고생한다는 거. 하지만 제대로 쓰지도 못할 거 서로 맘 상하지 맙시다. 카메라 내려놓고 공연 즐기세요. 그냥."

 

<나는 꼼수다> 여의도 공연을 앞두고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가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최근 한미FTA 반대집회 현장에서 일부 시위대가 특정 언론사의 취재를 거부한 데 이어 <나꼼수> 공연 기획자가 이들 언론사에 대해 '취재금지'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

 

탁 교수는 "연합뉴스, 종편나부랭이는 당연히 취재금지"라면서 "공연장 휘젓고 다니다 걸리면 내가 어떻게 하는지 보면 될꺼이고"라는 경고의 말을 전했다. 이어 "제가 기존 언론사들과 몇 개 찌라시들을 공개적으로 취재금지 선언하는 것은 당신들의 한계와, 의뭉스러움과, 거짓말을 알기 때문이고, 그걸 알고 있는 관객들이 맘 상할까 봐 싶어 미리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꼼수> 4인방은 30일 오후 7시 30분 여의도 공원에서 'FTA 특별 야외 공연'을 진행한다. 

 

"언론사들, 왜 이런 대접 받고 있는지 자성해야"

 

탁현민 교수의 '취재제한'에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잘 했다", "매의 눈으로 감시하자"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미디어 평론가 민동기씨는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원론적인 입장에서 보면 (취재제한에)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원론적인 잣대로 볼 문제는 아니"라면서 "<나꼼수>에 대해 그들 언론이 보여 왔던 논조, 관점 그리고 FTA 시위대에 대해 왜곡해 왔던 것들과 관련해 <나꼼수> 측이 반응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이라고 해석했다.

 

민씨는 "FTA를 찬성하건 반대하건 보도를 막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소속 언론사 입장에서는 자기네들이 왜 이런 대접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자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언론사들은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그만큼 FTA건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는 상태이고, 내부적으로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도 있기 때문에 취재까지 아예 막아버리는 것에 대해 노조가 뭐라고 코멘트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KBS 새노조의 한 관계자 역시 "KBS가 FTA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어떠한 코멘트를 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동안 조중동이 <나꼼수>에 대해 왜곡보도를 한 것을 떠올린다면 <나꼼수> 입장에서는 자기 보호 논리 때문에 그러한 조치를 취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전희찬 언론노조 사무처장은 "'MBC와 인터뷰 안 하겠다', '조선일보와 인터뷰 안 하겠다'라고 피취재자 입장에서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자유"라고 말했다.

 

"비밀 부흥회도 아니고 공적인 이야기하는 장에서..."

 

하지만 <나꼼수>의 '취재제한'이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재훈 MBC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어떤 심정으로 탁현민 교수가 그렇게 말했는지는 이해가 가지만 취재를 제한한다는 것 자체가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면서 "언론의 자유라는 것은 취재까지 다 포함을 하고, 언론의 취재는 항상 허용되어야 한다, 기사를 왜곡되게 내는 경우가 많아서 '당신네들 언론사 믿지 못하겠다'는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취재를 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또 하나의 언론통제"라고 주장했다.

 

트위터와 지면을 통해 <나꼼수>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는 <88만원 세대>공저자 박권일씨는 <나꼼수>의 이러한 '취재제한'이 "스스로를 게토화시키고 고립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씨는 "<나꼼수> 공연이라는 게 비밀 부흥회도 아니고 공적인 이야기를 하는 장"이라면서 "보수매체들이 잘 했다는 것도 아니고, 왜곡 보도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개방하는 것이 더 모양새가 좋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최근 FTA 반대집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배타적' 모습과 관련해 "어차피 이념이 똑같은 사람들끼리 만나서 공유하는 거라면 정치라는 게 필요가 없다"면서 "스스로를 게토화시키고 고립시킬수록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태그:#나는꼼수다, #나꼼수, #탁현민, #여의도 공연, #나꼼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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