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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만났을 때 '통합 전당대회 흐름을 뒤집어 통합이 무산되면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에 독자전대를 치르고 거기서 뽑힌 지도부가 통합전대를 또 하고, 공천해서 총선을 치른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통합 상대편이 그 절차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야권통합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과 관련해 '단독전대파'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5일 오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통합은 상대가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단독전대를 주장한 당원들의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던 지난 23일 중앙위원회 상황에 대해서도 "당이 중앙위의 그분들이 원하는 길로 갈 거냐, 아니면 그 길을 거부할 거냐 하는 갈림길에 섰다, 당을 주먹으로 하느냐"며 "구태의 길로 가자는 게 단독전대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대표와 여러 사안에서 충돌했지만, 통합문제에 대해서는 공조해온 그가 비공개 의원총회 등이 아닌 자리에서 통합문제에 대해 '단독전대파'를 공개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전대 합동의결뒤 1월 통합전대안' 지지"

 

그는 전당대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중앙위는 통합을 의결할 권한이 없다는 독자전대파의 지적에 대해서도 "그럼 통합을 거부한다고 해야지"라며 전대를 못 열 때 중앙위가 권한을 수임하는데 거기서 정당 해산은 의결 못한다는 것이지, 통합하자는 결의를 왜 못하겠나. 당원 그 누구도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상황타개를 위한 대안과 관련해서는 "신기남 전 의원이 제안한 '12월 17일 민주당 전대에서 합당 의결 후 1월 통합전대안'이 독자전대파가 들고 나오는 당헌 당규 법리상의 문제가 다 해소되고 일정상으로도 당권 후보들이 통합과 경선 일정의 숨을 돌릴 수 있다"고 지지의사를 나타내면서 "당내에서도 지지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통합경선에서 누가 지도부가 될지 모른다 그걸 몰라야 경선이 성공하는 것 아닌가. 확정적이면 누가 관심이 있겠나. 게임이 그런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민주당내 유력 당권주자인 박 전 원내대표가 통합전대에서의 지도부 선출을 불리하게만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MB정권, 광우병으로 시작해서 한미FTA로 끝장나는 것 같다"

 

민주당의 '날치기 FTA 무효화 투쟁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의원들이 사실은 예산심의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18대 국회는 끝났다"며 이미 예결소위에 가 있는데 지금 의원들이 가서 지역구 예산 챙길 게 뭐 있나. 한미FTA와는 비교 계량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물대포에 맞서 싸우는 국민의 분노를 보니 한미FTA는 끝나지 않았다. 이 정권이 광우병으로 시작해서 한미FTA로 끝장나는구나 싶다"며 "이제까지 1987년 이후 최악의 정권은 나라를 부도낸 YS정권이었는데, 이걸 뛰어넘어 나라의 주권을 팔아먹은 최악의 정권이 됐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답전문.

 

- 한미FTA와 야권통합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혼란이 심각한 상황이다.

"10·26 서울시장 선거 다음날인 27일 마라톤 의총에서 '한미FTA와 통합은 한 몸'이라고 얘기했었다. 한미FTA 반대 세력을 모으는 걸로 통합 논의를 가져갔으면 FTA 전선과 통합 전선이 튼튼해졌을 것이다. 왜 통합 정당을 만들어야 하나, 통합 정당을 해서 뭘 할 것인가부터 설명해야 하지 않겠나. 한미FTA 전선을 만들어 통합하자'라고 했는데 말귀 못 알아듣는 사람이 민주당에 많다.

 

이제 간장종지 갖고 싸우지 말고 걷어차야 한다. 국민의 주권을 짓밟고 영하 날씨에 물대포를 쏘는 한나라당을 지지할 국민이 어디 있겠나. 이미 국민이 버렸다. 이제 우리가 정권을 잡고 나라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1996년 12월 26일 노동법 날치기도 국민의 분노로 바꿨다."

 

- 민주당 내 통합추진이 왜 이렇게 꼬인 것인가. 

"당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부셔보기도 한 입장에서 보면(웃음)…. 큰일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안 되면 죽는다. 될 것이다."

 

"'민주당 전대 합당의결-1월 통합전대에서 지도부 선출안'으로 가야"

 

- 오늘(25일) 의총에서 '12월 17일 원샷 통합전대안', '선 전당대회 후 통합추진', '17일 민주당 전대에서 합당 의결 후 1월 전당대회안'을 두고 논의가 됐는데, 어떤가.

"신기남 전 의원 안이 3안인데, 12월 17일 통합 결의하고 당헌당규 제정하고 지도부는 1월 초에 경선을 통해 뽑자는 안이다. 그렇게 하면, 독자전대파가 들고 나오는 당헌 당규 법리상의 문제가 다 해소되고 일정상으로도 당권 후보들이 통합·경선의 숨을 조금이나마 돌릴 수 있다. 당 내에서는 3안 지지가 많은 것 같다.

 

1, 2, 3안 모두 논리가 있으니 완력으로는 관철 못한다. 3개의 경로를 정하는 방법은 민주적인 절차로 해야 한다. 그걸 못하면 당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당이 지난 중앙위 결과를 수렴해서 유연성을 발휘해 (3안으로) 양보하고, 통합 경선 치르면 된다. 지분으로 나누면 가건물이 된다. 대통합민주신당 해봤지 않나. 국민의 통합 명령을 받아서 민주주의로 정당성이 확보된 완전 상향식 방법으로 가야 한다."

 

- 민주당 단독 전대안 주장도 완강한데.

"통합은 상대가 있는 것이다. 상대가 받아들이면 되지만 안 받아들이면 못 간다. 통합상대가 '원샷 통합전대안', '17일 민주당 전대 합당의결-1월 전당대회안'은 받아들이겠지만, 단독전대안은 상대가 받아들일 수도 있고 못 받아들일 수도 있다. 통합으로 갈 수도 있고 못 갈 수도 있는 것이다."

 

- 단독전대파에서 대의원 1/3의 서명을 받아 12월 11일 단독전대 요구 소집서를 제출하겠다는 움직임이 있었다. 안건은 통합 의결과 지도부 사퇴라고 하더라.

"논리적으로는 손 대표가 사퇴해봐야 사퇴하는 거지 사퇴 안 하면 내년 10월 3일까지 가는 것이다. 손 대표가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도 정치적인 해석이지 법리적으로는 아니지 않나.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았는데 지도부를 뽑자? 무슨 권한인가. 자기모순이다. 이런 걸 두고 어거지라고 한다. 12월 11일에 전대를 열자고 요구서를 내봐야, 통합 의결하자는 건데 11일에 하나 17일에 하나 마찬가지다."

 

- 23일 중앙위는 어떻게 보나. 열린우리당 분당의 상징인 2003년 9월 4일 당무위원회 때 이미경 의원이 머리채를 잡힌 상황이 재연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맹장의 꼬리 같은 거다. 민주당이 갈림길에 섰다. 중앙위의 그분들이 원하는 길로 갈 거냐, 아니면 그 길을 거부할 거냐. 그 구태의 길로 가자는 게 2안이다. 그걸 관철하려는 수단이 완력이다. 근데 당을 주먹으로 하나. 오늘(25일) 의총에서 분노가 폭발했다. 의원들이 '구태청산해야 한다, 이런 정치라면 당 안 하겠다'고 하더라.

 

한편으로는 지도부가 잘못한 점이 있다. 통합관련 중앙위를 열 번도 더 했어야지. 그분들의 애당심은 또 평가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게 잘못 표출된 것이다. 그 분들은 민주당이 해체된다거나, 먹히게 된다는 등 오해하고 있더라."

 

- 이인영 최고위원이 오늘 최고위에서 "통합전대 반대하는 분들의 내면에는 통합하지 말자는 주장과 당권에 대한 욕망이 뒤섞여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나.

"정확한 얘기다. 그런데 국회의원 치고 욕망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욕망은 곧 에너지다. 이것을 대의명분과 조화시키고 승화시켜야 한다. 어쨌든 당 내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원순·문재인·한국노총·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함께하는 통합당의 지지율이 41%고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36%라고 하더라. 지표가 있다, 그 길로 가야 한다."

 

"단독전대론, 통합상대가 수용 안 해"

 

-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1월 27일이 지나면 단독 전대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일전에 박 전 원내대표와 만나서 얘기했다. 내가 설명하고 박 전 원내대표 얘기도 들었다. 그때 내가 '통합 전대 흐름을 뒤집어 통합이 무산되면 모든 책임은 박 대표가 지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원하는 안을 내놓고 조율하자고 했다.

 

12월에 독자전대를 치르고 거기서 뽑힌 지도부가 통합전대를 또 하고 공천해서 총선을 치른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통합 상대편이 그 절차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그리고 통합경선에서 누가 지도부가 될지는 모른다. 그걸 라야 경선이 성공하는 것 아닌가. 확정적이면 누가 관심이 있겠나. 게임이 그런 것 아닌가."

 

- 이 문제에 대해서는 손 대표와 뜻이 확고하게 일치하는 것 같다.

"나는 일관되게 '아래로부터 열기를 모야내야 한다'고 10년 동안 주장했다. 10·26 선거 때도 장충체육관 경선을 제안한 게 나다. 10년 전 쇄신 정풍 얘기하면서 대통령 후보를 밑에서부터 뽑자고 얘기했다. 내 신념은 흔들린 적이 없다. 여기에 손 대표가 동조한 것이다."

 

- 한국노총도 통합 흐름에 확실히 결합하나.

"독자전대로 가면 결합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한국노총을 견인한 것은 손 대표 공이다. 23일 중앙위에서도 나는 중간에 나왔는데 마지막에 손 대표가 잘 정리했다고 하더라. 본인의 진정성 느껴지게 전달했고 중앙위 분위기도 숙연했다고 하더라. 통합 원샷경선으로 가는 것이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고 정말 당을 위한 봉사임을 설명했다고 들었다.

 

그것이 소란스러웠던 중앙위를 마지막에 잘 정리했고 그게 중앙위의 소득이었다. 그 바탕 위에서, 나는 최고위와 당권 예비후보들 연석회의를 빨리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1안, 2안, 3안 경합해서 절차를 돌리자. 중앙위 또 열어서 난상토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 독자전대파는 중앙위가 통합을 의결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 통합을 거부한다고 해야지. 전대 못 열 때 중앙위가 권한을 수임하는데 거기서 당해선 의결을 못한다는 것이지, 통합결의를 왜 못하겠나. 당원 그 누구도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 전대가 12월 17일로 예정돼 있는데, 그날 지도부를 뽑는 건 문제라는 박주선 최고위원의 지적은 합리적이다. 그러면 3안으로 가자는 것이다."

 

- 진보정당들은 독자적으로 가고 있는데, 총선 이후 대선 국면에서 대통합을 추진할 생각인가. 

"그 추진 책임이 통합 정당 지도부에게 있다. 그런 일을 할 지도부가 뽑혀야 한다."

 

- 한미 FTA문제로 넘어가자. '날치기 FTA 무효화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원래는 'FTA 날치기 무효화 투쟁위'였다. 이것은 날치기 절차를 무효화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날치기 FTA 무효화 투쟁위'로 바꿨다. '날치기 된 FTA'를 무효화한다는 뜻이다.

 

한미FTA의 이름이 잘못됐다. 날치기 된 FTA는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라 한미 간의 불평등한 경제 통합 협정이다. 미국이 고친 것은 관세와 수수료 부분이다. 미국에게 FTA는 관세와 수수료에 관한 협정이고 우리는 경제와 법과 제도에 관한 협정이다. 불평등한 경제통합협정을 폐기하고, 자유무역은 확대해야 한다."

 

- 24일 야5당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집회에 참석한 의원은 87명중 20명 정도였고 저녁 7시 촛불문화제 참석 의원은 정동영 최고위원뿐이었다. 민주당이 말로만 싸운다고 한다는 지적이 많다.

"천정배 최고위원도 왔었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서 어제(24일) 아침에 87명 전원에게 FTA 투쟁위 공문을 보내고 문자 보내서 내일(25일) 아침에 참석하는 사람이 투쟁위원이라고 했다. 23명이 나왔고 뜻 같이 하겠다는 사람까지 하면 전부 47명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영하 날씨에 물대포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했다"

 

- 민주당 의원들이 맨 앞에서 물대포를 맞으라는 요구도 많다.

"그래서 투쟁위의 첫 번째 행동이 경찰청 방문이었다. 11명의 의원이 25일 조현오 경찰청장을 만나서 '동절기 물대포 중단해라. 우리가 시민들 맨 앞에 서서 물대포와 맞서겠다'고 했다. 경찰청장의 사과도 촉구했다.

 

조 청장은 '물대포에 대해 유감스럽다,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무슨 놈의 자제냐, 동절기 물대포는 얼음대포다, 인명 살상이다. 고발할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쳐들어간다'고 경고했다. 앞으로 자문위원회도 만들고 짜임새 있게 해보려고 한다. 또, 투쟁위의 뜻을 당론화해야 한다. 물론 FTA 찬성론자들은 반대할 것이다. 나한테 위원회를 잘못 맡겼지.(웃음)"

 

- 당장 닥친 문제는 예산안을 어떻게 할 거냐다. 내년은 특히 총선이 있어서 의원들 관심이 큰데.

"18대 국회는 끝났다. 이미 예결소위에 가 있는데 지금 의원들이 가서 지역구 예산 챙길 게 뭐 있나.  예산은 핑계고, FTA와는 비교 계량 대상이 아니다.

 

국민의 체감온도와 의원들의 온도차가 너무 크다. 단일대오만 될 수 있다면 한미FTA 막았다. 그래서 날치기 처리된 이후 의원직 총사퇴하자, 그러면 역사적 대첩이 될 거라고 제안했다. 안 될 줄 알면서도 했다. 민주당에는 한나라당보다 더 한나라당적인 색깔을 가진 사람도 있고, 나보고 민주노동당 의원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게 민주당의 정확한 한계다."

 

"미 상하원의장·오바마 대통령에, '우리가 집권하면 폐기'서한 보낼 것"

 

- 한미FTA 무효화는 '조항으로는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많다.

"국민이 거부하면 된다. 20대의 60%가 한미FTA거부하고 있고 30~40대도 뒤집어졌다. 20~40대가 요구하는 FTA 폐기의 길로 갈 거냐 아니냐의 결론은 자명하다. 그래서 투쟁위의 이름으로 미국 상·하원의장,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은 한미FTA를 수용하지 않는다, 우리가 집권하면 폐기하고 제대로 된 자유무역 협상으로 갈 것이다'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전하려고 한다.

 

물대포에 맞서 싸우는 국민의 분노를 보니 한미FTA는 끝나지 않았다. 이 정권이 광우병으로 시작해서 한미FTA로 끝장나는구나 싶다. 이제까지 1987년 이후 최악의 정권은 나라를 부도낸 YS정권이었는데, 이걸 뛰어넘어 나라의 주권을 팔아먹은 최악의 정권이 됐다."


태그:#민주당, #통합,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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