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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해서 20대에 벌써 CEO라. 이쯤 되면 개그맨 김원효(KBS개그콘서트)라도 한 마디 하리라. "내가 너 무슨 생각하는지 맞춰 보까~ 맞춰 보까. 나 이런 거 잘 맞춰. 지금 속으로 '뭐. 부모가 재산이 많아 도와줬겠지'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야"라고.

부모 덕 NO! 자수성가 YES!

실제로 그렇다. 그가 20대에 커피전문점 점장이 된 것은 순전히 '자수성가'다.

대학 다닐 때부터 그는 방학동안 한 번도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았다. 방학 3개월 바짝 벌어서 나머지 3개월 생활비로 사용했다. 등록금은 부모님의 혜택을 받더라도 생활비만큼은 직접 벌어보자는 취지였다.

27세에 고향에 돌아와 커피전문점 CEO가 된 박상훈 씨. 뭐든 경험하고자 했던 지난 날이 자산이 되어 20대에 커피전문점을 일구어 냈다.
▲ 박상훈 점장 27세에 고향에 돌아와 커피전문점 CEO가 된 박상훈 씨. 뭐든 경험하고자 했던 지난 날이 자산이 되어 20대에 커피전문점을 일구어 냈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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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를 해본 종목도 다양하다. 편의점은 기본이고 스키장, 물류센터, 물품 제조공장 등 10개 업종의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다 보니 주위에 인정을 받아 직장을 소개받았다. 그렇게 시작한 직업이 은행, 보험회사 등의 영업직 사원이었다. 3년의 현장 경험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

서울에서 영업직 사원으로 일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커피전문점을 선호하게 되었다. 식당, 카페, 호프집 등 그 어떤 곳보다 편안한 장소임을 체감하게 된 것이다. '내 고향 안성에도 이런 커피전문점 하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서서히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

조언 구하려다 잡상인으로 오해 받기도

2010년에 커피전문점을 고향 안성에 내기로 작정했다. 처음엔 사업자등록증을 어찌 내는 건지, 프랜차이즈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는 건지 막막했다. 기존 커피전문점을 찾아가 하나부터 열까지 묻고 다녔다. 처음엔 잡상인으로 오해 받아 냉대를 받기도 했다. 한 번 찾아가고 두 번 찾아가서 진심을 인정받았다. 기존 선배들의 자상한 코칭을 얻어냈다.

2010년 6월 안성 광신로터리에다 커피전문점을 오픈했다.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커피전문점이라 기대가 컸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지 않았다. 정작 안성 사람들에겐 '듣보잡(인터넷 신조어로 '듣도 보도 못한 잡것'의 준말)'에 불과했던 것.

철저한 시장조사와 사전 준비에도 불구하고 기대치에 못 미쳤다. '뭐가 문제일까'의 해답으로 홍보부족을 발견해냈다. 그때부터 자나 깨나 홍보에 주력했다. 현수막을 지속적으로 붙여댔다. 각종 바자회 등에 참여하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1년 5개월이 지난 지금, 안성시내 거리에 걷고 있는 젊은이 아무나 붙들고 "엔제리너스가 어디에요?"라고 물어보라. 모두 하나같이 "아하. 광신로터리에 있는 거기요"라고 대답하리라.

여기에 한 번 발을 담근 사람은 발을 빼지 못하는 특성도 있단다. 오죽하면 작년 8월에 처음 오게 된 주부손님 2명은 오늘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커피 마시러 온다니. 그들이 바로 에이스 단골, 입소문의 원천이다.

안성 광신로터리에 자리 잡은 엔제리너스 안성점 내부 전경이다. 커피맛과 분위기가 좋아 주부들과 젊은층이 골수 단골이 되었단다.
▲ 매장 전경 안성 광신로터리에 자리 잡은 엔제리너스 안성점 내부 전경이다. 커피맛과 분위기가 좋아 주부들과 젊은층이 골수 단골이 되었단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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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모자라는 20대 CEO에게 또 다른 꿈이

아침 9시면 출근한다. 2명의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관리하는 매니저로 활동한다. 매장도 관리하고, 직원과 함께 바리스타 일도 직접 한다. 밤 11시에서 12시가 되어야 퇴근이다. 그에겐 하루가 늘 모자란다.

아직도 그에겐 갚아야할 사업대출금이 많다. 현재 사귀는 여자 친구에게 "빚이라도 갚아야 결혼을 하겠지"라며 약속 아닌 약속을 하고 있다.

이런 그에게 또 꿈이 생겼다. 현재 안성에서 유일한 이곳의 추가 분점을 내는 것이다. 원래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사업하는 것'이 꿈이었던 그다. 요즘도 그날을 위해 시장조사, 위치조사, 인구조사 등 철저하게 사전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그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준비만하고 있으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 되더라. 뭐라도 자꾸 하다보면 자신의 적성과 맞는 일을 찾게 되고, 결국 경험이 쌓여 길이 보이더라."

경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 아무래도 안성에서 무슨 일 낼 거 같지 않은가.

덧붙이는 글 | 이 인터뷰는 지난 17일 안성 광신로터리에 있는 엔제리너스 안성점에서 박상훈 점장과 이루어졌다.



태그:#엔제리너스, #엔제리너스 안성점, #커피 전문점, #커피,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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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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