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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사 가는 길에서 만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강천사 가는 길에서 만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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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이 아니라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아름다운 길

순창 읍내를 빠져나와 강천사 표지판을 보고 들어서면 길가로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만난다. 도로 양편으로 줄지어 서서 이제 막 갈 빛으로 물든 낙엽들은 바람이 부대껴 눈 날리듯 떨어진다. 마음이 허허롭다. 아직 푸른빛이 남아 있어 가을이라 느꼈는데, 어느덧 겨울로 들어서고 있다. 날이 춥다.

팔덕면사무소가 옆으로 지나간다. 이름이 좋다. 여덟 가지 복이 있는 면이라? 그중 하나는 강천산 계곡일까? 강천사로 들어가는 길은 차들이 멈춰 섰다. 늦가을 단풍을 보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강천사로 찾아들었다.

강천사 계곡은 단풍이 끝물이다.
 강천사 계곡은 단풍이 끝물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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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려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차를 주차하고 입장료를 내고 걸어 들어간다. 강천산 계곡은 1981년 최초로 지정된 군립공원이다. 강천산으로 들어서니 계곡은 이미 겨울분위기가 난다. 빨간 단풍을 기대했는데 썰렁하다. 단풍은 이미 한물간 풍경이다. 가끔가다 늦둥이 단풍나무들이 한 두 그루 보일 뿐이다. 조금 서운하다.

걷기에 너무나 좋은 강천산 계곡 길

단풍은 없어도 수많은 사람들이 강천산 계곡을 찾았다. 사람들이 많아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기는 힘들지만 북적거리는 맛도 좋다. 서둘러 걸어가는 배낭을 맨 등산객, 애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연인들의 밝은 모습.

조금 걸어서 들어가면 40m의 병풍바위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를 만난다. 병풍폭포다. 바람에 흩날리듯 부서지는 폭포수는 여름이 아니라도 시원한 풍경을 느끼게 한다. 너무나 자연스런 폭포지만 2002년 인공으로 물길을 낸 인공폭포란다. 폭포 앞에는 전광판을 세웠다. 음이온수치를 실시간으로 표시해준다. 단순한 수치를 보는 것만으로 몸에 생기가 넘치고 상쾌해진 기분을 느낀다.

병풍폭포 앞 음이온 수치를 보여주는 전광판. 폭포 주변에는 건강에 좋은 음이온이 많이 발생한단다.
 병풍폭포 앞 음이온 수치를 보여주는 전광판. 폭포 주변에는 건강에 좋은 음이온이 많이 발생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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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산군립공원 구장군폭포 가는 길
 강천산군립공원 구장군폭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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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따라 구장군폭포까지 걸어가는 산책로를 따라간다. 차 한 대 다닐 정도의 넓은 길을 맨발로 걸어도 될 정도로 잘 다듬어 놓았다. 깊어가는 가을 계곡 풍경이 좋다. 갈빛으로 물들어가는 계곡과 작은 물고기들이 돌아다니는 맑은 물이 좋다. 다리도 건넌다. 고추로 난간을 세운다리, 단풍나무로 장식한 다리, 메주가 기둥이 된 다리도 있다. 건너면서도 즐겁다.

작은 돌탑들이 모여 공든탑이 된다?

강천사 일주문인 강천문을 지난다. 길은 계속된다. 길이 넓어지더니 야트막한 담장에 둘러쌓인 절집이 보인다. 건너편 계곡에는 돌탑들이 가득 찼다. 와! 장관이다. 작은 돌탑들이지만 많이 모여 있으니 웅장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저 많은 돌탑들을 쌓은 정성과 소원이 간절하게 느껴진다. 계곡에는 정성들여 돌탑을 쌓은 사람들도 있다. 공든탑이 무너지랴? 이 돌탑들이 여름철 큰물에도 견뎌왔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강천사 맞은편 돌탑을 쌓는 계곡
 강천사 맞은편 돌탑을 쌓는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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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안을 가득 채운 사랑과 행운의 돌탑들
 계곡 안을 가득 채운 사랑과 행운의 돌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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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는 강천사 풍경
 가을이 깊어가는 강천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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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사 돌담 너머로 커다란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절집은 정말 작다. 절집이 작아도 천년을 넘게 터를 지켜왔다. 강천사는 신라말 도선국사 창건했다고 알려졌다. 불행하게도 한국전쟁 때 완전히 불타버렸다. 현재의 절집은 다시 복원한 것이다. 대웅전 앞에 깨지고 볼품없어진 오층석탑이 그날의 아픔을 말해주고 있다.

길은 담양으로 넘어가는 산성산으로 이어지고

절집 앞에는 3백년 된 모과나무도 있다.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길가로 오래된 나무들이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나무 아래로 나무의자에는 다정한 연인들이 늦가을 따뜻한 햇살을 즐기고 있다. 편안한 풍경이다.

길은 넓은 광장과 만나고, 하늘에는 구름다리가 걸렸다. 폭포와 더불어 또 하나의 명물이다. 강천산 구름다리는 높은 산에 걸리거나 협곡을 건너는 다리는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하늘에 걸린 다리를 건너고 싶어 한다. 강천산 구름다리는 높이 오르지 않아도 건널 수 있어서 좋다.

하늘에 걸린 강천산 구름다리
 하늘에 걸린 강천산 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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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개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구장군폭포
 세개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구장군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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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몇 번 건너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서 폭포를 만난다. 구장군폭포다. 마한시대 아홉명의 장수가 이곳에서 죽기를 결의하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얻었다는 전설이 담긴 폭포다. 120m가 넘는 커다란 바위에서 몇 번을 굽이쳐 떨어지는 폭포는 감탄을 자아낸다.

세 개의 물줄기가 제각각 떨어지는 풍경은 마치 음악의 합주를 듣는 것 같다. 바위를 타고 구불거리며 떨어지는 폭포, 높은 곳에서 바로 떨어지는 폭포, 흩날리듯 떨어지는 폭포. 이런 곳에 폭포가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시원하다. 계곡 깊은 골에 늦가을 햇살이 힘을 잃어간다. 가을은 너무 깊게 들어와 버렸다.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 하나. 길은 담양으로 넘어가는 산성산으로 이어진다. 다시 돌아가야 한다.

덧붙이는 글 | 11월 12일 늦가을 강천산 계곡 풍경입니다.
주차장에서 구장군폭포까지는 약 2.7km, 걸어서 약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태그:#강천산, #폭포, #메타세쿼이아, #강천사, #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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