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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수능날이다. 대학입시를 위해 달려온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영화나 여행, 적당한 음주도 좋다. 그럴 권리가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과서를 벗어나 읽고 싶은 책들을 맘껏 읽는 것도 좋겠다.

책벌레들의 모임인 페이스북 소셜북스(http://www.facebook.com/socialbooks) 회원들이 수험생들이 수능 끝나고 읽을 만한 책들을 추천했다. 재밌는 책과 의미 있는 책을 적절히 섞었다. 크게 문학과 에세이(역사류)로 나누어서 소개한다.

문학의 재미와 힘을 듬뿍 얻다

2000년 일본 나오키문학상을 받은 재일교포 2세 가네시로 카즈키의 작품으로, 조총련계 중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으로 국적을 옮기고, 나중엔 일본학교에 진학하는 고등학생 스기하라의 연애담이다. 재일 한국인의 정체성이라는 묵직한 주제가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다. 추천자는 "어차피 대학가면 또 학점이다 취업공부다 박터질텐데 그전에 상쾌통쾌한 시각의 소설을 읽고 현재를 즐기는 방법을 먼저 깨달았음해요 :)( Jinyu Chae 님)라고 추천이유를 설명했다.

동양철학과 철학 전반에 조예가 깊은 Woo Ju Chun 님은 조정래 <태백산맥>과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를 추천했는데 "모두 이 시대를 규정한 역사를 알게 함이고 개인의 주체성을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소개했다.

소셜북스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 소설, 산문 1편씩과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1편을 추천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도스토옙스키를 평범한 작가에서 러시아의 천재 작가 타이틀을 거머쥐게 한 작품으로 귀족 출신의 여성과 하급 공무원의 연애편지 형식으로 그려진 사랑 이야기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아는 여자주인공과 맹목적인 남자주인공의 온도차를 보면서 연애와 실연의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다. 백석 시인은 우리 시인 중에서도 빼어난 시인인데, 우리말의 원형, 원시의 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유년기를 다룬 시가 환상적이며 '여우난골족' 한편만 읽어도 감이 온다.

소설에서 백석 역할을 하는 작가가 김유정이다. 해학의 힘을 강력히 보여주고, 역시 우리말의 맛을 잘 살린 작품들이 일품이다. '떡' 같은 작품은 웃다가 배꼽이 빠질 정도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기며 양가의 감정을 동시에 던져준다. 특히 요즘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풍자의 전통을 볼 수 있다. 연암 박지원-김유정-이문구-성석제-나꼼수(시간순) 이렇게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를 선사한다.

젊음을 응원하는 산문을 읽다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두 말이 필요없는 책이다. 추천자 이호진 님은 "이제 곧 대학생이 될 수험생들이 읽고 무엇인가 느꼈으면 하는 책입니다."라고 추천이유를 남겼다.

그리고 서점가 베스트셀러 1,2위를 다투는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도 추천을 받았다. 추천자 원종관 님은 "좀 선정적이긴 하지만...;; 내 삶과 정치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소셜북스는 <김수영 산문전집>을 추천했다. 피천득, 한용운 같은 빼어난 산문가가 많지만 모순투성이 세상의 명령에 순응하기보다는 이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려면 김수영 산문집을 읽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마쓰모토 하지메의 <가난뱅이의 역습> 역시 추천을 받았는데, 요새 유행하는 "쫄지마!!"를 잘 표현해주는 책이다. 주눅들지 않고 기발하고 발칙하게 젊음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 수 있고, 보는 것만으로 속이 시원해진다.

고전 작품 중에서는 사마천의 <사기>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추천했다. 특히 삼국지만 읽은 사람이 사마천 <사기>를 읽으면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든다.  분들에게는 하늘이 쪼개지는 느낌을 줄 것입니다. 중국의 역사가 어떤 사람들, 어떤 사건들로 이 이루어졌는지 소설보다 재밌게 그려져 있고 인생의 깊은 통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마천 사기에 버금가는 서양 역사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 일품이다.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을 비교하는 비교열전 형식인으로서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이 서양사와 서양철학에 기반해 있다면 서양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강력한 열쇠가 될 것이다.

수능이 끝나서 극장, 술집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서점으로 가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소셜북스에도 올렸습니다



태그:#수능, #소셜북스,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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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놀이 책>, <인문고전으로 하는 아빠의 아이 공부>, <공자, 사람답게 사는 인의 세상을 열다> 이제 세 권째네요. 네 번째는 사마천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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