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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저녁 여의도 산업은행 앞 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저지 촛불문화제에 1천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열띤 분위기를 연출했다.
 10일 저녁 여의도 산업은행 앞 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저지 촛불문화제에 1천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열띤 분위기를 연출했다.
ⓒ 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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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

정봉주 "뒤에서 총쏜 의원들 명단 나꼼수에서 공개하겠다"
한미FTA 저지 촛불문화제 여의도에서 열려... 1천여명 참가 '성황'


1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앞 산업은행 광장에서 열린 한미FTA반대 촛불문화제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1천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근무를 마친 뒤 근처를 지나던 양복입은 직장인들이 많이 동참했으며, 대학생 등 젊은이들의 모습을 많이 눈에 띄였다. 이들이 순서대로 연단위에 올라가 한미FTA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결사투쟁을 외칠 때네는 마치 3년 전 광우병 소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방불케 했다.

중앙대 뉴스리더 모임 학생들은 "모임에서 토론하는데 모두 한미FTA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한 적이 많았다. 수많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정책을 대통령 혼자서 강행하려는 것을 우리 힘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낮에 있었던 결의대회에서 물대포를 맞아 온몸이 젖었다는 한 대학생은 "여기 모인 촛불의 열기가 나는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4인조 대학생 노래패는 "그만하쥐, 자꾸 그러면 뒤쥐쥐~"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러 호응을 받았다.

이태열 유통상인연합회 회장은 "작년 재벌에 대항해서 소상인들을 보호할수 있는 법을 만들어달라고 해서 유통법과 상생법을 만들려고 했는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상인들을 보호하는 법안은 FTA에 배치되기 때문에 만들어도 소용없다'며 거듭 법의 통과를 막았다"며 "자국 상인들 580만명의 생존권이 달려있는데 FTA때문에 안된다면 FTA를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유재성 변호사는 대검찰청이 한미FTA 괴담을 트위터에 올리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발표한데 대해 "모든 수사는 불구속수사가 원칙인데 한미FTA가 반대해선 안되는 유신시대 긴급조치라도 되냐"고 반문하고 "괴담은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정부 때문에 발생한 것이므로 처벌받을 사람은 거짓말을 일삼은 김종훈 본부장 등 정부관료와 정치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운동을 하는 20명의 동지들과 함께 왔다는 한 일본 대학생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진중공업과 한미FTA 투쟁에 대해서 잘 안다"며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고통을 받는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의 투쟁에 의해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는 최근 팟캐스트 방송 '나는꼼수다'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정봉주 17대 국회의원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최고로 고조됐다. 환호를 받으면서 단상에 오른 정 전 의원은 "한미FTA를 통과시켜 나라를 미국에 내줄 수 없다"고 기염을 토한 뒤 "(한나라당과은  타협하려 해서) 등 뒤에서 총쏜 민주당 의원들의 명단과 지역구를 오늘밤 녹음하는 '나는꼼수다'에서 모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온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방금 부산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을 마치고 병원에 입원하는 것까지 지켜보고 올라왔다며 "김진숙이 있었기에 우리가 하나가 되어 승리했는데, 한미FTA가 통과되면 제2, 제3의 김진숙이 또 나올 것"이라며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한나라당이 날치기하기로 정했던 지난 10월 28일과 11월 3일, 10일을 그대로 넘긴 것은 촛불의 힘이었다며 이대로 가면 11월 날치기도 못하고 결국 내년 총선에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가열찬 투쟁을 주문했다.

한편, 경찰은 집회 내내 촛불문화제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향해 '불법집회를 중단하고 해산하라'는 방송을 내보내 주최측과 격한 언쟁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다. 주최측이 "문화제는 이미 집회신고가 돼있고 집회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기본권"이라고 항의하자, 경찰 관계자는 "낮에 있었던 결의대회에서 도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행위를 해서 이 집회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10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로 향하던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있다.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10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로 향하던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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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
"애매한 FTA, 재협상 아닌 폐기로 정한 겁니다"
한미 FTA 국회비준 날치기 처리 저지 결의대회 열려

10일 오후 2시, 한미 FTA 국회비준 날치기 처리 저지 결의대회가 열린 여의도. 선글라스를 낀 진보신당 당원들이 재치있는 손팻말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애매한 FTA 폐기? 재협상? 폐기로 정한 겁니다"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재협상론'을 겨냥한 것이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2중대가 되어 한미 FTA를 비준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자멸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한미 FTA 폐기'를 촉구했다.

한미 FTA 비준 반대를 걸고 16일간 단식투쟁을 벌인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한미 FTA를 "주권을 해치는 망국적 협상"이라고 규정한 뒤 "ISD(투자자-국가 소송제)만 빼고 재협상해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하는데 폐기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김종훈 협상대표가 '주권의 절반을 내주고도 얻을 수 있는 국익이 있다면 한미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한미 FTA로 얻을 국익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채택한 결의문에서 "제1 야당인 민주당에서 '협정발표 즉시 양국이 투자자-정부 제소제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받아오면 물리적 저지는 하지 않겠다'는 절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한나라당을 따라 매국협정의 비준에 찬성하려고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범국본은 "이러한 주장을 하는 정점에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있다"고 지적한 뒤 "김진표 원내대표는 비준안을 통과시키고 협정이 발표된 뒤 미국의 핵심적 이익이 될 것이 분명한 ISD를 빼는 재협상에 미국이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며 "한푼도 안 되는 대책만을 마련하고 ISD 문제만 해결되면 나머지 한미 FTA 독소조항은 없어지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범국본은 "한미 FTA에 '일부 수정'은 있을 수 없고 오직 폐기만이 있을 뿐"이라며 "미국과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매국협정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절충'은 곧 '투항'"이라고 거듭 '한미FTA 폐기'를 주장했다.

특히 범국본은 한미 FTA 협상의 주역인 김종훈 현 외교통상부 본부장과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겨냥해 "사법당국이 할 일은 국민에게는 '쌀만은 막겠다'면서 미 대사와 만나 '2014년에 쌀개방을 논의하자'며 미국을 위해 일한 김종훈과 '미국을 위해 약가적정화 방안을 죽을 힘을 다해 막았다'며 스스로 범행을 자백한 김현종을 간첩죄로 처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국본은 집회를 마친 뒤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로 행진하려 했지만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일부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태그:#한미FTA, #한미FTA 범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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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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