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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공연하는 모습.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9이롸 30일 양일간 열린다.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공연하는 모습.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9이롸 30일 양일간 열린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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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도 이런 행사가 열린다는 게 신기하고 성소수자들도 당당하게 나와 축제를 여는 게 부럽기도 해요. 보수적인 도시라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좋아요."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가 10월 29일부터 양일간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퀴어(Queer)란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혹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확고히 하지 않은 모든 성적 소수자를 뜻하는 말로 이번 문화축제는 성적 다양성을 문화적으로 표현하는 축제이다.

29일에는 '같이 놀자'는 부제로 동성로 일대에서 다양한 부스행사와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행사를 끝낸 이들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여섯 빛깔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동성로 일대를 도는 자긍심의 퍼레이드를 했다.

무지개는 성적 소수자를 상징하는 색으로 1970년대 미국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처음에는 8가지 색이었으나 이후 6가지 색으로 자리잡았다. 여섯색깔 무지개는 빨, 주, 노, 초, 파, 보의 색으로 삶, 치유, 태양, 자연, 조화, 영혼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이들은 이어 장소를 옮겨 저녁에는 맥주와 노래가 있는 화끈한 파티를 즐겼다.

이날 행사를 맡은 배진교 조직위원장은 "처음 대구에서 퀴어축제를 해보자고 했을 때 '된다, 안된다' 논의가 치열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회째다"며 "대구라는 보수의 땅에서 퀴어축제를 한다고 염려하고 냉소를 보내던 사람들이 이제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고 말했다.

오후 1시부터 열린 부스행사에서는 퀴어와 관련된 용어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용어해설집과 다양한 그림과 사진들을 전시하고 배지와 동성애 관련 책들을 판매했다.

이어 열린 문화행사에서는 다양한 복장을 한 성소수자들과 관람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동성애 풍물단의 공연과 여성댄스그룹의 춤, 청소년밴드의 공연, 락밴드 공연 등이 이어졌다.

특히 청소년밴드 '송 버드'는 결성된 지 한달밖에 안되었지만 첫 공연으로 이번 행사에 참가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들이 실수할 때마다 청중들은 큰 호응과 용기를 북돋워 제일 인기가 있을 정도였다.

지난 29일 오후 제3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동성로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 29일 오후 제3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동성로 일대에서 열렸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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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석한 영화감독 이혁상씨는 "대구가 보수적인 도시라 염려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축제에 열정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모습이 좋다"며 많은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과 부산 등에서도 다수의 성소수자들이 참여했다. 앞으로 대구의 행사가 전국적인 모습을 갖추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30일에는 대구여성인권센터 교육실에서 퀴어영화 <종로의 기적>을 만든 이혁상 감독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토론한다. 또 <하느님과 만난 동성애>의 저자 도임방주, 고상균과 함께하는 북콘서트도 준비돼 있다.

이번 행사를 지켜본 시민 이아무개(32)씨는 "대구에서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는 게 보기 좋고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이런 행사가 많아져야 젊고 진보적인 대구로 변모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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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구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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