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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재보궐선거의 핵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오마이뉴스는 24일 하루 동안 취재기자들을 서울 시내 곳곳으로 보내 서울 시민들의 민심을 살펴본다. [편집자말]
취재 : 선대식 이경태 최지용 기자
정리 : 김경년 기자 

[탑골-종묘공원 노인들] "박원순은 빨갱이야, 나경원은 일단 예쁘고..."

 종묘공원에 모여 바둑과 장기를 두는 노인들.
 종묘공원에 모여 바둑과 장기를 두는 노인들.
ⓒ 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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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공원 성역화 사업으로 노인들이 종묘공원으로 거점을 옮긴지도 오래전 일. 종종 비가 흩뿌리는 날씨에 탑골공원은 더욱 휑하니 비어 있었다. 그래도 인근 포장마차 거리에는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어묵 국물에 술을 마시거나 한 쪽에서 담배를 피우던 노인들은 기자가 말을 걸자 모여들기 시작했다. 따로 질문을 할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토론장이 마련됐다.

"박원순이는 빨갱이야. 군대도 안 갔다 오고 애국가도 안 부르는 사람을 어떻게 뽑아! 말도 안돼."
"그 사람 변호사인가 할 때부터 이상한 돈 받은 거 아니야? 뭐 단체 만들어서 기업 후원받고 빼돌리고 그랬다며."
"사람이야 훌륭한 사람이지. 그래도 정치를 안 해 봤잖아. 정치는 아무나 하나."


대체로 박원순 후보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된 내용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세히 알고 있었다.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도 물었다.

"한나라당에서 인물 하나 제대로 보고 뽑았지. 일단 예쁘고 토론회 보니까 말도 잘해. 일을 잘하게 생겼어."
"나경원 쪽 사람은 여기 자주 와서 인사해. 박원순은 한 번도 안 왔어. 그것만 봐도 됨됨이를 알 수 있지."
"나경원이 돼야 박근혜도 면이 살지."


나 후보를 지지하는 매우 일방적인 목소리들이 계속됐다. 나 후보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들에 관해서는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 조용히 자리를 빠져 나오는 기자에게 한 노인이 "여기는 한나라당이면 다 되는 곳"이라며 "다른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분위기 때문에 여기 잘 안와. 종묘공원에 가면 조금 있지"라고 말했다.

"어버이연합은 자기 아니면 다 빨갱이"

종묘공원은 탑골공원과 분위기부터 달랐다. 이미 10여 명이 넘는 여러 무리의 노인들이 한바탕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측과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는 측의 격론이 오갔다.

"야 이 XXX야. 박원순은 빨갱이야. 신문, 방송에서 온통 다 나왔는데 그걸 아직도 모르냐."
"나경원은 일본 군대 행사에 갔다 온 거 모르냐. 그 아버지가 사립학교 하면서 뒷돈도 많이 받았다고!"


논쟁이 계속되기는 했지만 사실관계가 조금씩 다른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꼭 고성이 터져 나왔다. 멱살잡이가 일어나지 않은 게 다행스러울 정도였다. 결국 토론의 장은 깨졌고 사람들은 흩어졌다. 그것도 잠시, 그러다가 다시 모이고 흩어지고를 반복했다.

이아무개(79, 남)씨는 "여기는 어버이연합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뉜다"라며 "어버이연합 사람들이 자기들과 뜻이 안 맞으면 다 빨갱이로 몰아세우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정치이야기를 잘 안 하지만, 아무래도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씨는 "저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도 한바탕 시끄러웠는데 나경원이 되면 계속 그런 일이 있지 않겠냐"라며 "저렇게 극성인 할아버지들도 박 후보가 될 거 같으니까 난리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논쟁을 지켜보던 황아무개(81, 남)씨는 "평소에는 점잖은 사람들이 선거철만 되면 꼭 저렇게 싸운다"라며 "나경원, 박원순 두 사람 모두 흠결이 있는데 누가 더 못났는지 말하면 무엇하냐, 판사에 변호사 한 사람들인데 우리가 뭐라 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박사가 아주 훌륭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건 상당한 의미"라며 "박근혜의 지원을 받는 나경원과 한 판 싸움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황씨는 정작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누군지 묻는 말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논쟁이 이뤄지는 팽팽한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고 있었다. 한 70대 노인은 이날 안철수 교수가 박 후보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 "나경원은 혼자 하는데, 박원순은 이 사람 저 사람 다 불러다가 선거를 하고 있다"며 "컴퓨터나 만지던,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선거는 이미 나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고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3동 래미안아트힐 아파트 103동. 지난 7월 산사태로 폐허가 된 모습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3동 래미안아트힐 아파트 103동. 지난 7월 산사태로 폐허가 된 모습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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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4신 : 오후 5시 30분 방배동]
"내가 돌았어요? 한나라당을 왜 찍어요?"

"내가 돌았어요? 한나라당을 왜 찍어요? 저기 좀 보세요."

서울 서초구 방배3동 래미안아트힐 아파트 주민 김지숙(가명, 55)씨가 이 아파트 103동을 가리켰다. 우면산을 향하고 있는 103동 1, 2층의 경우, 지난 7월 산사태 당시 처참한 모습 그대로였다. 외벽은 온데간데없이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있고, 콘크리트조차 떨어져나간 곳엔 철근이 솟았다.

김씨는 "이번 산사태는 서울시가 갖가지 공사로 우면산을 못살게 굴어 난 인재다"며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무책임하게 사퇴했고, 한나라당 시청과 구청 모두 천재지변이라며 나몰라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는 도의적인 책임조차 외면했다, 588세대 각 세대당 1000만 원씩 거둬 복구하게 됐다"며 "재산상의 피해가 큰 상황인데, 나경원 후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투표를 안하면 안했지 한나라당을 찍는 주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이번에는 야당 쪽 박원순 후보를 찍겠다"며 "아무리 재건축으로 떼돈을 벌고 이곳이 한나라당 텃밭이라도 한나라당을 찍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나경원 후보를 찍겠다는 주민도 적지 않았다. 한 주민은 "산사태가 났다고 해서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적합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박원순 후보가 시장이 된다한들 나아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교차로에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교차로에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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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4신 : 오후 5시 20분 상계동]
"이미 다 써먹던 공약... 반응이 없어요" 

"이미 국회의원들, 구청장들이 다 써먹던 공약이오. 서울시의회에서 조례가 통과될지도 의문이고. 나경원 후보 얘기가 맞긴 해요. 주차공간도 좁고 녹물도 가끔 나오고 아주 열악하거든? 다만 못 믿는 거지. 반응이 없어요."

24일 오후 노원구 상계동에서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아무개(50)씨는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강북지역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을 낮게 평가했다. 되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다른 국회의원, 구청장들이 내놨던 공약처럼 불발로 끝나고 말 것이란 얘기였다.

그는 재건축 수요도 낮다고 짚었다. 김씨는 "여기가 17평, 24평정도 하는 소형 위주의 아파트들인데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용적률도 높여야 할 것"이라며 "세입자가 주로 많이 살고 있어 (재건축에 동의하는)도장을 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의 재건축 예상 아파트들은 저층이라 대지지분이 높은 반면, 상계동 일대의 오래된 아파트들은 대다수 고층이라 대지지분이 낮아 투자할 이도 드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나 후보가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을 발표한 이후로도 거래 물량이 변화하진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인근 주공아파트에 2600세대가 넘게 있는데 거래되는 물량이 한 달에 5~6건 밖에 되지 않는다"며 "거래가 거의 횡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임대사업자들은 여기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계동 주공6단지에서 만난 이아무개(34)씨는 "나경원 후보의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전세 사는 세입자다, 혹시라도 재건축 바람이 불고 집주인이 전세금을 대폭 올린다면 꼼짝없이 또 이사를 고민해야 할 처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씨는 이어, "1억 원 피부클리닉에나 다니는 나 후보가 우리 처지를 이해나 하겠나"라며 "지금 내 입장에서는, 비록 강남이긴 하지만 전세 살고 있는 박원순 후보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박효진(40)씨는 "여기 사람들은 상계뉴타운 사업 등을 보면서 이미 재건축·재개발로 이득을 볼 수 없단 점을 학습했다"며 "나 후보가 민원성 사업인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을 재탕한 건 실수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박원순 후보가 차라리 낫다"며 "서민인 우리 입장에서 복지가 확대된다면 더 혜택을 보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박씨는 "노원구의 표심은 박빙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노원구 지역은 항상 여당과 야당이 번갈아가며 국회의원이든 구청장이 됐다"며 "사람들은 이번에도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체적으로 박원순 후보가 앞서고 있는 건 확실하다"며 "나 후보는 선거 마지막에 흠잡을 일이 너무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만난 최민희(25)씨는 방송 토론회 당시 박 후보가 나 후보의 '강북구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을 일러, '제2의 뉴타운'이 될 것이라고 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나 같은 대학생들이 취직해서 돈을 아무리 아껴써도 집 사는 게 어렵다는데 결과적으로 집값만 올릴 사업이라면 안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나는 꼼수다'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정봉주 17대 민주당 국회의원이 24일 오후 노원구 지역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증샷을 찍고 있다.
 '나는 꼼수다'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정봉주 17대 민주당 국회의원이 24일 오후 노원구 지역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증샷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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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북구 길음동 현대백화점 미아점 앞에서 정봉주 17대 국회의원이 박원순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현대백화점 미아점 앞에서 정봉주 17대 국회의원이 박원순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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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3신 : 오후 3시 30분 미아삼거리]
"나경원 이기면 무상급식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나?"

24일 오후 4호선 미아삼거리역 앞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현수막이 걸려있는 지하철역 입구 건너 위치한 숭인시장 안은 썰렁했다. 순대국을 파는 아주머니는 "가까이 이마트도 있고 백화점도 두 개나 있는데 시장에 사람들이 오겠는가"라고 혀를 찼다.

이곳에서 파는 순대국 가격은 5천 원이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만이 식사 중이었고 나머지 테이블은 비어있었다. 이 아주머니는 "선거 같은 얘기는 모르니 묻지 마라"면서도 "지금 대통령이나 여당이 뭔가 잘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숭인시장 옆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신아무개(37)씨는 5살 난 딸아이에게 감자튀김을 먹이며 "애기 아빠랑 이미 얘기가 끝났다, 박원순 후보가 시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 신씨는 "아무래도 아이가 있다 보니 무상급식 정책에 관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며 "일단, 아이들에게 밥먹이는 문제를 갖고 나라가 망하는 길이라고 한 오세훈 전 시장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신씨 주변의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지 물어봤다. 그는 "아마 내 또래의 사람들은 대개 비슷할 것"이라며 "이번에 박원순 후보가 이긴다고 뭔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나경원 후보가 이기면 무상급식 같은 정책이 계속 추진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시한 안철수 교수에 대한 호감도 드러냈다. 신씨는 "나보다 애기 아빠가 안철수 교수를 상당히 존경한다, 나도 TV에서 그 분이 살아온 모습을 보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안 교수가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이유가 분명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미아삼거리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현대백화점 앞에서는 선거 분위기가 물씬 났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참가하는 유세가 진행 중이었다. 민주당원으로 보이는 이들과 함께 백화점을 찾은 사람들이 뒤섞여 유세를 지켜보고 있었다.

대학생 안선희(22)씨는 유독 정봉주 전 의원에게 열광했다. 그는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서 정치 관련 뉴스도 챙겨보게 됐다고 말했다. 안씨는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낸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나경원 후보가 걸어온 길도 못 미더운 부분이 많다"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친구들도 본인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나"는 질문에는 "제 친구들도 정치 자체에 사실 관심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나 SNS에서는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가 높은 편이지만 주변에서는 정치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라며 "나 같은 경우에도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진 않았지만 어렵다고 느꼈다, <나꼼수>를 들으면서 뉴스를 챙겨보게 됐다"고 말했다.

선거운동에 나선 민주당원들은 "그래도 다른 보궐선거에 비하면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천화식(63)씨는 "팸플릿을 나눠주지도 않고 가만히 들고 있는데 사람들이 와서 달라고 한다"며 "길음역, 성신여대역 근처에서 출·퇴근 인사를 주로 하고 있는데 분명 민심이 뭔가 변화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박원순 후보가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년 선거를 통해 야권이 헤쳐모여식으로 한데 뭉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2층 나경원 후보 선거연락사무소.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2층 나경원 후보 선거연락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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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신 : 오후 3시 은마아파트]
"안철수, 조용히 있다가 막판에... 비겁하다"  

오후 1시 30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2층에 있는 나경원 후보 선거연락사무소. '서울 강남을' 지역을 총괄하는 선거대책본부격인 이곳에서는 사무소 관계자, 10여명의 선거 운동원,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선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무소 벽에는 '나경원 시장 승리의 날 D-3일'이라고 쓰여있었고, 나 후보의 포스터도 일렬로 붙어있었다. 상가 곳곳에도 나경원 후보 선거연락사무소의 위치를 알리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강남을 지역에서 가장 단지가 크고, 교통이 좋은 은마아파트에 사무실을 설치했다"며 "주민들은 박원순 후보 같이 문제 있는 사람이 서울시장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화가 났다, 다들 부적절한 시장 탄생을 막기 위해 투표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철수 원장의 지원도 큰 도움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원장은 박 후보가 '내가 당선 안되면 안 원장에게도 타격이 될 것'이라고 하니 지원에 나섰다, 안 원장도 뭔가 켕기는 게 있는 모양"이라며 "또한 안 원장이 서울대 교수 신분으로 선거운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오피니언 리더가 많은 강남 유권자가 잘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민들도 박 후보와 안 원장을 성토했다. 한 주민은 "안 원장은 지금까지 조용히 있다가 선거 막판 전략적으로 박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며 "정정당당하지 못하고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은마아파트는 지은 지 30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이고 주민들 살기에 불편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박원순 후보의 지금까지 발언 등을 살펴볼 때 시장이 되면 강남 재건축을 어렵게 만들 것 같다, 나경원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돼야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부 젊은 층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40대 주민은 "4대강 사업 등을 보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안된다"며 "젊은 사람들은 무조건 한나라당 찍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을 지역 박원순 후보 선거 운동원은 "요새 박 후보 전단지를 받아주는 사람이 많다, 안 원장 지원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광화문 직장인들] 안철수 지원 소식에 "선거 끝났네"
오후 1시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후보를 지지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내 빌딩가 주변이 들썩였다.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관련 기사를 읽고 서울시장 선거로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시간이면 긴 줄이 서는 시청 인근 북어국집에서도 안 교수의 지원유세 여부가 단연 대화 주제의 으뜸이다. 줄을 선 직장인들은 "(선거가) 끝났네"라며 "(안 교수가) 안나와도 (박 후보가) 이길 것 같았는데 완전 굳히기네"라고 말했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김아무개씨(38, 남)는 "안철수가 지지하면 박원순 찍겠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다"라며 "조금 잡음이 있었지만 결국은 박 후보가 이기는 모양새"라고 전망했다.

광화문 인근으로 이동했다. 점심시간이면 식사후 차를 마시는 직장인들로 붐비는 골목에 들어갔지만 날씨가 흐려 평소만큼 사람이 많지 않았다. 커피숍 앞에 줄을 선 한 무리의 직장인들을 만났다.

광화문 인근의 여행사를 다닌다는 이들은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연령 층이 다양했다. 그 가운데 30대인 3명은 박원순 후보를, 40대 한 명은 나경원 후보를 지지했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나경원 후보가 너무 네거티브로 나서 오히려 안 좋은 이미지가 쌓였다"라고 그 이유를 밝혀다. 특히 "1억원 짜리 피부클릭 다닌다는 말 듣고 마음을 굳혔다"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기자가 "나 후보 측은 딸의 치료로 간 것이고 비용도 몇 백만원만 냈다고 해명했다"고 설명하자 "실제로 1억원을 냈는지 아닌지 알 수 없어도 수백만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 않냐"라고 반박했다. 그는 "아버지의 비리재단 문제, 피부과 논란 같이 나 후보는 전형적인 한나라당에 강남 인사"라며 "아닌 척 해도 서민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40대 남성은 "그렇게 치면 박원순 후보도 걸리는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며 "누가 더 좋은 공약을 가지고 일을 잘 할 수 있냐를 봐야지 이미지만 가지고 뽑아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정치 경험이 없는 박 후보 보다는 국회에서 두 번이나 의원을 한 나 후보가 괜찮다"라며 "안철수 교수가 나선다 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있던 다섯 명은 모두 "투표를 하고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상인들의 표심이 엇갈린다.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상인들의 표심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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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2신 : 낮 12시 30분 경동시장]
"안철수, 상당히 좋은 분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2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약령시장과 맞닿은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한약재 냄새가 물씬 났다. 더덕과 도라지를 다듬는 이들을 지나치니 고추와 마늘, 생닭, 밤, 과일 등을 파는 곳이 나왔다. 오전 한 나절 지나며 손님들이 늘어나자 상인들도 바빠지는 모습이었다.

송이버섯을 팔고 있던 50대 아주머니는 "아직은 한나라당에 마음이 더 간다"고 말했다. 그는 "한 집에 사는 사람 생각은 좀 다른 것 같은데 나는 한나라당"이라며 "내가 좀 옛날 사람이라서 요새 젊은 사람들과는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요즘 시장 경기는 괜찮으냐, 한나라당이라면 경제가 더 나아질 것 같아서 지지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5년 전에 비하면 경기가 안 좋긴 하다"면서도 "경기는 흐름이다, 지금 다 안 좋은 것 아니냐"고 답했다.

유과를 포장하던 최아무개(37)씨는 "요새 너무 바빠서 공약도 제대로 못 챙겨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나경원 후보야 여기저기서 봐 왔는데 박원순 후보도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며 "박원순 후보가 시민운동을 오랫동안 했다고 했나"라고 물었다. 최씨는 "시장 사람들 중에서도 속으로 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나는 그런 것을 잘 모르니깐 아무래도 많이 봤던 사람에게 마음이 기울긴 한다"고 말했다.

참기름·고추 등을 파는 유강식(50)씨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아직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나 나 후보가 무엇이 다른지 정확히 모르겠다는 이유였다. 유씨는 "안철수 교수가 이날 중으로 박 후보를 지원할 것 같은데 안 교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 분이 상당히 좋은 분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 분에 대해서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 같은 게 없어서 뭐라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직 '부동층'으로 남아있던 이들에 비해 '손님' 김진춘(56)씨는 이미 후보를 결정한 케이스였다. 밤과 더덕을 한 봉지를 산 김씨는 기자의 질문에 "이번에 아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한나라당이 이번엔 물러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투표라는 게 원래 국민들이 정치인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따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제기동에 살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또 "나경원 후보 재산이 40억 원이나 된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거리감을 느꼈다"며 "우리는 이렇게 재래시장에서 찬거리도 사고 하는데 그 사람이 그런 것을 알까"라고 되물었다.

[신촌 대학가] 거리도, 캠퍼스도 '썰렁'
 대학들이 밀집한 신촌역 인근에 걸린 선거 현수막. 사람들이 무관심한 듯 지나치고 있다.
 대학들이 밀집한 신촌역 인근에 걸린 선거 현수막. 사람들이 무관심한 듯 지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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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를 이틀 앞두고 있지만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신촌에서는 선거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투표 참여 캠패인이 벌어지는 등 활기찬 분위기인 반면 대학가는 썰렁함마저 느껴지는 분위기다.

신촌역 인근과 대학 캠퍼스 안에까지 들어가 대학생들을 만났지만 선거에 관심을 가진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인터뷰에 처음 응한 학생은 공교롭게도 서울시민이 아니었다.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김혜정(21, 여)씨는 "중요한 선거지만 서울시람이 아니라서 관심이 덜하다"며 "고향이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역인데 나경원 후보는 잘 모르겠다. 분위기는 박원순 후보가 되는 쪽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 뒤로 10여 명의 학생들이 "서울시민이 아니다", "관심이 없다"면서 기자를 지나쳤다.

어렵게 신촌역 인근에서 만난 서울시민 대학생 박종현(21, 남)씨도 선거에는 관심이 적었다.

그는 "그동안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다른데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라며 "후보들을 잘 몰라서 투표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그래도 한 명을 찍어야 한다면 누굴 뽑겠냐"라고 물었다. 그는 "박원순"이라며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박원순을 많이 지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시 대학 캠퍼스 안으로 들어왔다. 손에 나경원 후보 공보물을 든 학생이 보였다. 다가가 나 후보를 지지하냐고 물었더니 "아니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김영현(25, 여)씨는 집 근처에서 받은 나 후보의 공보물을 보면서 학교에 도착했다. 그에게 나 후보 공약이 어떤지 물었다.

"전체적인 건 알 수 없지만 보육 정책은 좋은 것 같다. 청년 일자리나 비정규직 문제에 별다른 해결책이 없어보여 그런 점은 아쉽다. 당선이 되려면 오세훈 시장과 차별화가 돼야 하는데 그런게 잘 보이지 않는다."

김씨는 "26일 투표장에서는 박원순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그 동안 벌인 실정을 심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박 후보를 지지한 것과 관련해 "젊은 층의 마음을 얻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선거 지원을 하신다는데 어정쩡한 것보다는 화끈하게 밀어주시는게 박 후보와 본인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길을 오가는 대학생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길가에서 다가오는 선거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많은 차량이 오가는 신촌로터리에도 후보들의 현수막 하나 걸려 있지 않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담벼락에 서울시장 선거 공보가 붙어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담벼락에 서울시장 선거 공보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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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2신 : 낮 12시 30분 타워팰리스]
"지난번 주민투표때 개봉 못해 억울하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타워팰리스의 한나라당 구하기가 이뤄질까.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는 도곡2동 제4투표소가 타워팰리스 A동 내 주민회의실에 마련됐고 59.6%의 기록적인 투표율이 나왔다. 이는 서울시 평균(25.7%)의 2배를 웃돈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타워팰리스 A~D동 주민들은 C동 주민회의실에서 투표할 수 있다. 투표소 안내 펼침막은 타워팰리스 단지 내부가 아닌 출구 바깥으로 밀려났다. 다른 투표소는 투표소 입구에 설치됐다. 선거 벽보 역시 단지 바깥에 붙었다.

타워팰리스의 한 가정에서 가사도우미를 한다는 문숙자(가명, 59)씨는 "주민투표 당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했다, 강북에서 출퇴근 하기 때문에 투표할 시간이 없었다"며 "타워팰리스에 사는 사람은 여유가 있고 투표소가 단지 내에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체로 이곳 주민들은 기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짤막한 인터뷰에 응한 일부 주민들은 대체로 "당연히 투표를 하고, 당연히 보수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한 50대 주민은 "지난 주민투표 때 열심히 찍어줬는데 개봉을 못해 억울하다"며 "이번에는 (보수 쪽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60대 중반의 이애란(가명)씨는 "박원순 후보는 반대만 외치고 과격한 행동 일삼는 시민단체 출신으로 서울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없을 것이다, 안철수 교수가 박 후보를 지원한다는데 컴퓨터 전문가에 환호하는 젊은이들의 생각이 부족하다"며 "아주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꼼꼼히 따져보니 나경원 후보가 낫다"고 말했다.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사람도 있었다. 한 60대 주민은 "한나라당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다, 소박한 봉하마을에 가면 가슴이 찡한데, 내곡동 사저 보면 화가 난다"며 "이곳 친구들에게 사회주의자라는 얘길 듣지만, 박원순 후보가 낫다"고 말했다.

나란히 내걸린 서울시장 후보 선거현수막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초등학교 네거리에 기호 1번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기호 10번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의 선거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초등학교 네거리에 기호 1번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기호 10번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의 선거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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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역] "한나라당은 안된다" - "박원순 검증 안됐다"
<오마이뉴스> 민심르포 취재진은 오전에 대학가, 점심시간 빌딩가, 오후에 노인정 등을 돌며 각 세대별 민심도 들어볼 예정이다. 우선 각 세대별 민심이 뒤엉키는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을 만나봤다.

[20대] "한나라당은 안 된다는 안철수 말에 공감"

지하철을 기다리던 대학생 김한울(21, 여)씨는 "당연히 박원순"이라며 "나경원 후보쪽에서 네거티브를 많이 했지만 그걸 있는 그대로 믿는 대학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혹시 평소에도 진보적 성향이거나 반값등록금 집회에 나가본 경험이 있는 지 물었다. 김씨는 "반값등록금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집회에는 한 번도 못 나가봤고 딱히 성향이 이렇다 할 게 없는 학생"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한나라당이 이미 한물 간지 오래라고 봐도 된다"라며 "행여 그런 삶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주위에서는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고 못 박았다.

김씨와 반대방향에 서 있던 대학생 박태선(26, 남)는 "한나라당은 안 된다는 안철수 교수의 말에 공감해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며 "주변에서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냥 연예인 좋아하는 모습하고 비슷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26일 선거 당일 "투표를 꼭 하겠다"라고 답했지만 <오마이뉴스>가 만난 다른 두 명의 대학생들은 선거에 관심이 없었다. 투표 참여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답했다.

[30~40대] "인물은 ㅇㅇㅇ가 낫지만... 누가 돼도 비슷할 것"

환승 통로에서 만난 직장 4년차 최아무개(33)씨는 "심정적으로는 박원순 후보에 마음이 가지만 그가 정치경험이 없고 병역문제 같은게 마음에 걸린다"라며 "결국에는 박 후보를 찍게 될 것 같지만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많이 실망했다. 우리 세금을 그런 식으로 쓰는 건 아니었다"라며 "며칠 안 남았지만 박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고 투표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신촌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한다는 40대 한 남성은 "주변에서는 박 후보도 나 후보도 아니라는 말들이 많다"라며 "아무래도 인물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더 호감이지 않냐, 사실 서민들 입장에서는 누가 되어도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 "오세훈 억울하게 밀려났다... 나경원이 뒤 이어야"

신도림역에서 30여 분 동안 시민들을 만났지만 젊은 층에서 나경원 후보의 지지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연령대가 50대로 넘어가자 대부분이 나 후보 지지자였다.

개인사업가 김태성(55, 남)씨는 "오세훈 시장이 억울하게 밀려났다. 나경원 후보가 이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원순 후보와 관련 "병역부터 아름다운재단의 재정까지 미심쩍은 부분이 하나 둘이 아니다"라며 "낙선운동을 하셨던 분이 정치판에 뛰어든다는 것도 우습다"라고 말했다.

박아무개(52, 남)씨도 박 후보에 부정적인 인상을 강하게 가졌다. 그는 "젊은 사람들은 잘 아는 사람일지 몰라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예전에 낙선운동할 때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아직 제기된 의혹들도 해소하지 못해 시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도림 앞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우아무개(53, 남)씨는 박 후보의 당선을 점쳤다. 그는 "한나라당이 싫어 박 후보를 지지한다"라며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선거 이야기를 잘 하지는 않지만 새벽에 물건을 떼러 가면 시장 상인들은 박 후보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24일 오전 남대문시장. 시간이 일러 아직 손님들이 많지 않다.
 24일 오전 남대문시장. 시간이 일러 아직 손님들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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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1신 : 오전 10시 남대문시장]
"선거 때만 되면 빤스라도 벗어줄 기세지"

"남자나 여자나 다들 거짓말이나 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 선거 때나 이런 데 오지 않겠어? 그런 때면 빤스라도 벗어줄 기세지. 안철수 교수? 테레비 나와서 말하는 거 보구 똑똑한 사람이다 했는데... 그래, 오늘 내일 나온다지? 그러면 박근혜랑 붙는건가."

여성속옷을 옷걸이에 걸던 박아무개(74)씨의 말이다. 그에게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별반 차이 없는 사람이었다. 투표하러 갈 마음도 없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지 않았냐"며 은근히 다시 물어봤지만 "나랑 상관없다"며 "남대문 시장 경기 다 죽었다, 요새 장사 안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되레 "이럴 바에 선거를 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돈이 다 세금 아니냐, 옛날처럼 대통령이나 장관이 시장 임명해야 한다"며 "그 돈 차라리 서민한테 쓰면 되지"라고 말했다.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머슴이나 살던 놈인데 무슨 이름이 있겠나"라며 손을 내저었다.

박씨만이 아니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오전 개시를 준비하던 남대문시장의 사람들의 표심은 읽기 힘들었다. 손을 절레절레 내저으며 "일 없다"고 하는 이부터 묵묵히 입을 닫은 채 먼지떨이로 팔 물건을 정리하는 이도 있었다. 빗방울마저 비치는 우중충한 날씨답게 사람들의 마음도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동복 가게에서 만난 허윤숙(46)씨는 "지금 우리 사정에 선거에 관심 쓸거나 있나요"라고 물었다. 허씨는 "남대문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건 오래된 얘기고 정치인이 몇 번 들렀다 온다고 하더라도 별반 달라질 게 없다"며 "누가 되더라도 나아질 거란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남대문시장 초입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 정아무개(62)씨는 그래도 좀 나았다. 그는 "이번엔 정말 막상막하인 것 같다"며 "안 교수가 나온다던데 그러면 박원순씨가 좀 나을라나"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그 역시 "아직 누구를 찍을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직은 모르겠네요. 얘기 들어보니깐, 박원순씨는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봉변을 당했다 그러대? 노인이 '빨갱이야' 그랬다고 하던데? 나경원씨도 망신 당했지? 피부 뭐 어쩌고 그거 말야. 그래 아직 잘 모르겠어. 투표는 해야 하는데."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고층 아파트촌.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고층 아파트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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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신 : 오전 9시 30분 도곡동]
"새 인물 당선되면 나라 시끄러워진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대치중학교 앞. 이곳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강남구청 명의로 "우리가 뽑은 오세훈 시장, 주민투표로 지켜내자"는 펼침막이 내걸렸던 곳이다.

출근 길 주민들은 발길을 재촉했다. 이곳에는 나경원, 박원순 후보의 선거 펼침막이 내걸렸을 뿐 선거운동원은 없어 선거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50대 중반의 한 남성은 "젊은이들 많은 온라인과 SNS쪽은 시끄러운지 모르겠지만, 강남에 사는 사람들은 시끄러운 것 안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나경원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김철민(가명, 53)씨는 "나경원 후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박원순 후보는 까면 깔수록 문제가 많은 사람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민숙(가명, 58)씨는 "박원순 후보처럼 새로운 인물이 당선되면 나라가 시끄러워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런 사람이었는데 나라가 얼마나 시끄러웠느냐"며 "검증이 된 안정적인 정당의 후보가 당선되면 강남 사람들이 조용하게 지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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