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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인' 박웅현 "얼어붙은 바다를 깨고 생각을 낚아라" 신간 <책은 도끼다>를 들고 지난 20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를 찾은 박웅현 TBWA KOREA 전문임원은 '창의력은 일상을 잘 관리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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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 박웅현이 제작한 광고 영상 중 한 장면.
▲ 광고인 박웅현이 제작한 CF 광고인 박웅현이 제작한 광고 영상 중 한 장면.
ⓒ 광고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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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을 올리기도 바쁜 시간, 남다른 메시지로 시청자들의 시선과 마음을 한꺼번에 사로잡았던 이 광고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광고의 제작자이자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크레이티브 디렉터' 박웅현 TBWA KOREA 전문임원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 그 아이디어들이 숨어 있었다고 말합니다.

'무릇 책은 꽁꽁 얼어붙은 우리 안의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는 카프카의 말에서 제목을 따온 신간 <책은 도끼다>를 들고 지난 20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를 찾은 광고인 박웅현. 그는 이 광고가 만들어지게 된 일화를 소개하며 '창의력은 일상을 잘 관리하는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회의실을 낚시터라고 한다. 좋은 말은 막 나오고 있다. 좋은 말 낚아 채기만 하면 된다. / 어느날 그냥 글을 하나 써왔더라. 버리기가 아깝더라. 좋은 게 있으면 뭐라도 만들어 공유를 하고 싶고 그것이 제 직업의 특권. 그래서 뭐 만들자 해서 1년동안 지지고 볶아 나온 것이 이 것."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 씨가 지난 20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를 찾았다.
▲ 박웅현 저자와의 대화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 씨가 지난 20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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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봄'. 박 씨는 한동안 이 말 한 마디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주변, 일상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평범한 것들을 남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창의력의 바탕이 된다는 겁니다. 박씨는 우연히 접한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듣자'는 노래 가사를 들여다봄으로 '삶을 움직이는 한가지'가 무엇이었는지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들여다보기라는 단어에 꽂혀있었다. 어떤 사람은 감동받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아이디어 얻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는데 두 사람의 차이는 들여다보느냐 흘리느냐의 차이에 있더라 / '당신의 삶을 움직인 한가지 질문'을 쓰라는 원고청탁을 받아 쓴 글이다. 잔디가 자라는 속도. 정 많은 나뭇가지가 가을 바람에 나뭇잎을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는 속도. 그 똑같은 나무가 다부진 가지마다 이미 또 다른 봄을 준비하고 있는 속도. 아침마다 수영장 앞에서 만나 서로 눈인사를 주고받는 하얀 강아지가 자라는 속도. 내 무릎 사이에서 잠자고 있는 고양이가 늙어가고 있는 속도. 부지런한 담쟁이가 기어이 담을 넘어가고 있는 속도. 바람이 부는 속도. 그 바람에 강물이 반응하는 속도. 별이 떠오르는 속도. 달이 차고 기우는 속도. 내 인생을 움직이는 질문. 내 인생을 움직이는 질문은 오직 하나. 어떻게 하면 그 속도에 내가 온전히 편입할 수 있을까."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 씨가 지난 20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 씨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 씨가 지난 20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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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도 '하루에 몇 번 소름이 돋느냐'와 관련있다고 말합니다. 매 순간 일상의 소소한 것들 속에서 큰 감동을 '발견'하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는 겁니다.

"얼핏 보기에 '창의력과 행복은 무관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 한 줄 때문에 왔습니다했다. 창의력과 행복은 무관한 것 같지만 출발점이 같습니다. / 모든 찬란한 순간은 순간이다. 사소해 보이는 것이 사소하지 않은 게 인생이다. 여행을 생각해보라. 여행을 갔다오면 대단한 장면이 생각나는 게 아니라, 도넛 대화 등 사소한 것들이 떠오른다."

소중한 일상, 남다른 감동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선은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 박씨는 일상 속 사물들을 새롭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예민한 촉수를 세우기 위해 '감수성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씨는 인문학이 '생각의 기초체력'이라며, 고전에 담긴 명사들의 시선을 빌리는 것으로 감수성을 더욱 훈련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홍준의 도움, 김훈의 도움이 없었으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책이 인생을 바꾼다. 요즘은 콩나물 먹는 것이 감동이다. 입안의 물기가 퍼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행복하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스승이 있다'. 박씨는 다시 한번 '일상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말로 강연을 맺었습니다. 김훈, 고은, 밀란 쿤데라, 알랭드 보통 등 동서양 인문학 고전들에서 느낀 박씨의 '소름'이 담긴 신간 <책은 도끼다>. 이 책은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뜨릴 이 시대의 소중한 '도끼'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습니다.

박웅현 TBWA KOREA 전문임원의 '저자와의 대화'는 인터파크 인문소셜클럽과 오마이뉴스가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태그:#저자와의 대화, #박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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