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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옆길에 미술관이 즐비하다. 금호, 학고재, 국제 갤러리…. 삼청동 길로 더 걸으면 왼쪽 길목에 스페이스선+ 갤러리가 있다. 작은 전시창에 놓여 있는 낡은 여행화 한 켤레에 눈길이 간다. 전시 제목 'NEVER STOP WALKING'에 끌려 지하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별남 사진전 포스터 아래 작가가 신었던 낡은 여행화가 눈길을 끈다
▲ 스페이스선플러스 갤러리 입구 유별남 사진전 포스터 아래 작가가 신었던 낡은 여행화가 눈길을 끈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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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보스니아 같이 중동과 아시아에 일상과 삶을 담은 사진들이다. 거리감 없이 마음에 바로 와닿는다. 괜한 포장과 과장이 없으니 바로 속살을 만지는 느낌이 든다. 현실과 현장속에 긴장과 생명감이 살아 있다. 그래서 서늘함, 애틋함, 따스한 감동이 설명 없이 바로 전달된다.

유별남의 사진에는 그 속에 담긴 아이, 여행자들의 삶을 외면할 수 없게 붙드는 힘이 있다. 상투성이 아닌 작가의 마음과 진정성이 서로 감응하면서 담아내는 힘 탓이다. 길을 담고 있는 사진도 인상적이다. 고단한 여정이 있고 하늘로 이어지는 듯한 희망도 있다. 그리고 밤과 산과 별이 아름답다. 사진이지만 그리움이나 그림 같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밤과 별들이 장엄하면서도 품고 있는 듯. 포근한 느낌이 감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의 밤과 별
▲ 유별남 사진전 출품작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의 밤과 별
ⓒ 유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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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남 작가가 어린이나 사람을 대하는 눈빛과 웃음, 마음도 그럴 것 같다. 마침 오픈준비를 위해 직접 와인잔을 반짝반짝 닦고 있었다. 낯선 관람객인 나에게 와인 한잔 하지 않겠느냐고 건넨다. 마다하지 않았다. 작가시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유별남은 본명이란다. 잦은 여행을 떠나고 오프닝 상차림을 손수 능숙하게 하는 것으로 보아 '솔로'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작업할 때는 차림이 다를 텐데 이 날은 말쑥한 정장에 눈빛과 웃음이 고운 꽃미남 작가다.

작년 Naver stop thinking에 이어 올해 Naver stop walking을 부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 다큐사진작가 유별남 작년 Naver stop thinking에 이어 올해 Naver stop walking을 부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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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테마기행>프로그램이 있다. <요르단 편>은 유별남 작가의 여행편이었고 나레이터를 직접 맡았다. 이 기행은 2008년 상반기에 EBS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니 작가의 감성이 예사롭지 않음을 반증 한다. 또한 15일간의 요르단 여행을 영상여행에세이<중동의 붉은 꽃, 요르단>제목으로 출간하여 독자층을 넓히고 있다.

월드비전은 약 40만 명에 달하는 후원자들이 있다. 어떻게 구호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지 체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그래서 '월드비전 60주년 기념에세이'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를 출간했다. 월드비전 홍보팀에 근무하던 저자가 사업장이 있는 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아시아를 돌며 1년간 취재 작성한 글인데 유별남의 사진이 함께해 감동을 더한다.

포스터
▲ 유별남 사진전 포스터
ⓒ 유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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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남은 동국대에서 조각을 전공했지만 다리 부상으로 카메라에 흥미를 갖게 된다.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에서 포토저널리즘을 공부한다. KBS '6시 내고향'에서 오지를 돌며 사진영상으로 정겨운 소통을 나누었다. 무대를 넓혀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과 함께 세계 어린이들의 삶을 담고 있다. '다른 문화 속에서 같은 삶의 무늬를 찾아내는 그의 사진은 무척 정적이면서도 밝고 따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 같은 시선으로 삶의 순수한 조각들을 포착해내는 그의 카메라는 삶 구석구석 깊숙이 앵글을 맞춘다.

작년에 'NEVER STOP THINKING'에 이어 내년엔 'NEVER STOP LOVE'를 열 예정이다. 입장료는 없다. 직장인을 위해서 심야 갤러리도 운영한다. 10월 29일, 유별남 작가와의 대화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작가가 걸어온 길을 슬라이드쇼를 곁들여 나눈다하니 작품의 배경과 에피소드가 솔깃하다.

덧붙이는 글 | 유별남
1972년생.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졸업.
2000년에 방문한 파키스탄에 반해 파키스탄을 중심으로 중동과 아시아 사진을 찍고 있다.KBS시 내고향에 매주 금요일 청산별곡 출연, 오지를 찾아다니며 정을 나누는 사진작가다. EBS세계 테마기행 최다 출연하고 올해 파키스탄과 스리랑카를 다녀왔다. 작년,Naver stop thinking전을 열었고, 올 해 주거환경에 대한 보고서전 "Moment" 등 사진 전시회도 두군데서 동시에 열었다. <신의 뜻으로>, <중동의 붉은 꽃, 요르단>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등을 공저로 출간했다.

유별남 홈페이지 : www.yoobeylnam.com

스페이스 선+갤러리 : 서울 종로구 팔판동 61-1



태그:#NEVER STOP WALKI, #유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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