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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이 발달하면서 사라진 양잠산업. 옛 추억이 서린 누에 전시관은 해마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장에서 최고 인기를 누린다. 지난해 박람회 때 누에전시관 모습이다.
 섬유산업이 발달하면서 사라진 양잠산업. 옛 추억이 서린 누에 전시관은 해마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장에서 최고 인기를 누린다. 지난해 박람회 때 누에전시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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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따사롭고 바람결도 좋다. 가을의 한가운데 와 있다. 단풍여행이라도 떠나고 싶다. 하지만 단풍의 절정을 찾기엔 여건상 여의치 않다. 거리도 멀다. 대신 녹색여행을 택한다. 가을철 녹색여행이다.

녹색이 가을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색다른 멋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넉넉함이 묻어나는 가을에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녹색과의 만남이다. 넉넉함과 풍요, 행복까지 맛볼 수 있는 곳으로 간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가 열리는 전라남도농업기술원(전남 나주시 산포면 소재)이다. 농업박람회는 이곳에서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농업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다. 농업인들에게는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소비자에게는 친환경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마당이다.

컬러 누에. 천연 색소가 들어간 사료를 먹고 자란 것들이다.
 컬러 누에. 천연 색소가 들어간 사료를 먹고 자란 것들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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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의 한살이. 유치원생은 물론 초등학생, 중학생도 꿈틀거리면서 뽕잎을 갉아먹는 누에를 보고 신기해 한다.
 누에의 한살이. 유치원생은 물론 초등학생, 중학생도 꿈틀거리면서 뽕잎을 갉아먹는 누에를 보고 신기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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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잎을 먹고 자라는 누에는 일반적으로 회색 계열의 하얀색을 띈다. 이것들이 만든 누에고치도 흰색이다. 그러나 누에가 흰색만 있는 게 아니다. 노랑색도 있고 분홍색도 있다. 파랑색, 연두색도 나올 수 있다. 천연의 색소가 들어간 사료를 먹으면 그렇게 자란다.

연두색 색소가 들어간 사료를 먹으면 연두색 누에로, 빨강색 사료를 먹으면 빨강색으로 자란다. 고치도 누에 색깔 그대로 나타난다. 여기서 뽑아내는 실도 총천연색이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농업박람회장에 가면 이렇게 완전 컬러의 누에와 누에고치를 볼 수 있다. 알에서부터 나방까지 생육단계별로 누에가 뽕잎을 먹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누에의 성장과정은 물론 누에고치에서 실도 직접 뽑아볼 수 있다. 누에가 어떻게 먹고, 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되고, 어떻게 실을 뽑아내는지도 볼 수 있다.

고치를 뚫고 나방이 나오고, 그 나방이 짝짓기를 하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 피마자 잎만을 먹고 자라는 피마자 누에를 비롯 얼룩무늬 누에, 흑표범 누에 같은 별난 누에도 볼 수 있다. 누에고치를 이용한 조형 작품도 볼만하다.

뽕잎 먹는 누에. 어릴 적 추억이 깃든 것들이다.
 뽕잎 먹는 누에. 어릴 적 추억이 깃든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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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농업박람회장에선 누에의 한살이는 물론 누에에서 실을 뽑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지난해 농업박람회 때 모습이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장에선 누에의 한살이는 물론 누에에서 실을 뽑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지난해 농업박람회 때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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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한테 살아있는 생태체험 학습이 된다. 유치원생은 물론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알록달록한 누에가 꿈틀거리면서 뽕잎을 갉아먹는 모습을 보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어른들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다.

컬러 누에가 있는 전시관은 박람회 때마다 관람객들한테 최고 인기를 누렸다. 올해는 여기에다 양봉, 천적 등 농업에 유용한 다양한 곤충까지 더해 곤충산업관으로 꾸몄다. 더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셈이다.

컬러 누에가 있는 곤충산업관 외에도 농업박람회장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전시관은 많다. 돔 형태의 식물원인 향기체험관은 그 가운데 하나. 지난해까지 전시관으로 쓰였던 낡은 유리온실 2동을 철거하고 새롭게 지은 식물원이다.

여기에선 열대와 아열대식물, 난대성 식용작물, 공중식물, 다육식물 등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의 오감만족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갖가지 향기식물도 보고 체험할 수 있다. 도시 소비자들이 특히 좋아할만한 전시관이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는 온갖 희귀 농산물과 임산물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박람회 때 만난 불수감이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는 온갖 희귀 농산물과 임산물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박람회 때 만난 불수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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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박람회장에는 산업곤충관과 향기체험관 외에도 농업에 예술을 접목시킨 농업예술관이 있다. 여기선 과수와 채소, 원예로 조성된 정원을 만날 수 있다. 목화, 귀리, 수수, 조, 기장 등 전통작물을 활용한 정원도 볼만하다.

유기농업관에선 작목별 유기농 재배기술과 친환경 농자재, 유기농산물로 만든 다양한 가공식품을 볼 수 있다. 유기농산물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코너도 마련돼 있다. 쌀 생산과정과 품종, 쌀가공식품도 만날 수 있다.

이색농산물 코너에선 사람만한 호박, 다양한 빛깔의 색동호박, 뱀처럼 기다란 뱀오이, 달걀만한 대추 등 별나고 희한한 농산물을 볼 수 있다. 축산관에 가면 다양한 애완동물과 눈을 맞출 수도 있다.

농업관련 전시관 외에 다른 즐길 거리와 볼거리도 푸짐하다. 탈곡기와 도리깨를 이용한 농작물 타작 체험을 비롯 허수아비 만들기, 우유 가공품 만들기, 연 만들기 등을 해볼 수 있다. 투호놀이, 딱지치기 같은 전통의 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전남도립국악단과 어린이국악단 공연, 난타와 품바, 비보이 공연 그리고 외국의 민속공연 등 여흥거리도 즐비하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장에선 사람만한 호박과 뱀처럼 긴 오이 등 희귀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박람회 때 모습이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장에선 사람만한 호박과 뱀처럼 긴 오이 등 희귀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박람회 때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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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박람회장에서 가까운 곳에 전남산림자원연구소가 있다. 담양에 버금가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주황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이 곳도 가볼만 하다. 호젓한 분위기에서 가을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연구소다.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좋다.

이 연구소에서 21일부터 남도산림문화 전시·체험행사도 마련한다. '숲을 찾아 떠나는 녹색건강여행'을 주제로 목공예와 분경·분화작품, 야생화, 이색적인 소나무 등 희귀식물을 볼 수 있다. 산야초로 만든 건강밥상도 만날 수 있다.

석부작과 나무공작 만들기, 도자기 빚기, 천연염색 등 체험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숲속 작은 음악회와 천연염색 의류 패션쇼도 볼 수 있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담양의 그것에 버금가는 길이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담양의 그것에 버금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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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장 찾아가는 길

- 호남고속국도 동광주 나들목으로 나가 광주외곽 순환도로를 타고 광주대·목포 방면으로 가야 한다. 여기에서 1번국도(목포방면)를 타고 10여분 가면 남평오거리가 나오는데, 이 오거리에서 봉황방면으로 5분 정도 가면 왼편에 전남농업기술원이 자리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조금만 더 가면 전남산림자원연구소다.



태그:#대한민국농업박람회, #전남농업기술원, #누에, #컬러누에, #메타세쿼이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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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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