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주도 오름 근처의 들판에 나무가 서 있다. 앙상한 나목, 그 때가 나무의 속내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때다. 모든 때가 아름답지만, 그 속내를 온전히 보여주는 때 나무는 가장 아름답다.
▲ 제주도의 나무 제주도 오름 근처의 들판에 나무가 서 있다. 앙상한 나목, 그 때가 나무의 속내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때다. 모든 때가 아름답지만, 그 속내를 온전히 보여주는 때 나무는 가장 아름답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안개가 자욱한 숲, 깊은 가을 차마 떨치지 못한 나뭇잎을 달고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활엽수 중에서 건강하지 않은 나무는 스스로 잎을 떨구지 못한다. 앙상한 가지마다 생명을 품고 있음이 또한 신비다.
▲ 북한산 안개가 자욱한 숲, 깊은 가을 차마 떨치지 못한 나뭇잎을 달고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활엽수 중에서 건강하지 않은 나무는 스스로 잎을 떨구지 못한다. 앙상한 가지마다 생명을 품고 있음이 또한 신비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오랜 세월의 흔적을 몸에 새기고 살아가는 나무, 나무의 옹이와 휘어짐은 오랜 풍상을 그 자리에서 온 몸으로 품었음을 말해준다. 그들의 깊은 향기는 고난을 이겨낸 흔적인 옹이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 해남 땅끝마을 오랜 세월의 흔적을 몸에 새기고 살아가는 나무, 나무의 옹이와 휘어짐은 오랜 풍상을 그 자리에서 온 몸으로 품었음을 말해준다. 그들의 깊은 향기는 고난을 이겨낸 흔적인 옹이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같은 나무라도 같은 모양이 없고,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르다. 안면도 해안가에서 만난 소나무 숲의 나무들은 죽죽 시원하게 뻗어있었다.
▲ 안면도 같은 나무라도 같은 모양이 없고,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르다. 안면도 해안가에서 만난 소나무 숲의 나무들은 죽죽 시원하게 뻗어있었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밤나무가 안산습지의 갈대밭에 자라고 있었다. 날개도 없이 그들은 그 자리에 어떻게 자리하고 자랐을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마다 자연의 신비가 내밀하게 자리하고 있다.
▲ 경기도 안산습지 밤나무가 안산습지의 갈대밭에 자라고 있었다. 날개도 없이 그들은 그 자리에 어떻게 자리하고 자랐을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마다 자연의 신비가 내밀하게 자리하고 있다.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우포의 미루나무, 어릴적 동네마다 커다란 미루나무가 서 있었다. 그들의 이파리가 바람에 우는 소리를 들어보았는가? 바람은 나무에게 말을 걸고, 나무는 바람에게 대답을 한다. 그들의 대화는 무엇일까?
▲ 우포 우포의 미루나무, 어릴적 동네마다 커다란 미루나무가 서 있었다. 그들의 이파리가 바람에 우는 소리를 들어보았는가? 바람은 나무에게 말을 걸고, 나무는 바람에게 대답을 한다. 그들의 대화는 무엇일까?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신록의 봄이면 연록의 이파리가 돋아난다. 자기의 때를 기다렸다가 어김없이 자기의 때가 되면 피어나는 이파리와 꽃이 있어 우리는 살아간다. 그들에게 우리는 얼만큼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 화야산 신록의 봄이면 연록의 이파리가 돋아난다. 자기의 때를 기다렸다가 어김없이 자기의 때가 되면 피어나는 이파리와 꽃이 있어 우리는 살아간다. 그들에게 우리는 얼만큼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 김민수

관련사진보기


나무는 뿌리를 내린 곳에서 한 평생 살아간다.
그곳이 척박하든 아니든 한번 뿌리를 내리기로 작정을 하면 어떤 고난도 감내하면서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피워내는 것이다. 그러다 기어이 자신이 살 땅이 아니라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서 자신의 삶을 마감한다.

사계절 언제 바라보아도 아름답지 않은 순간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무의 속내를 온전히 보여주는 겨울의 나목을 가장 좋아한다. 앙상한 가지 하나라도 숨기지 않고 온전히 속내를 보여주는 나무의 마음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겨울이 오면 나무는 옷을 벗고 숲의 속내를 보여준다.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는 숲의 모습이다.

겨울이 오면 다들 월동준비를 하느라 이것저것 쟁이느라 분주한데, 나무는 제 몸의 물을 다 빼어내고, 나뭇잎까지 벗어버리는 모습이라니. 그렇게 비워내지 않으면 혹독한 겨울을 날 수 없으니 그 나무의 삶은 비워야 사는 삶이요, 오랜 세월 나무는 그것을 지키며 살았던 것이다.

사람도 나무와 다르지 않건만, 그렇게 살지 못함으로 사람에게서 희망을 봐야하는지 의문을 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무가 알옥달록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다.
그 계절 지나면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속내를 온전히 보여줄 것이다. 그 계절이 오면 나는 그들을 보기위해 찬 바람 쌩쌩 부는 너른 들판으로 달려갈 것이다.


태그:#나무, #나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