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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의원, 홍준표 대표가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3일 오전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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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오른 쪽에는 홍준표 대표가, 왼쪽에는 박근혜 전 대표가 나란히 섰다.

일제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나경원 파이팅'을 외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박 전 대표는 웃음을 지으면서 손짓으로 '하지 말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후보자의 인사말이나 지지 연설도 물론 없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은 첫날인 13일,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선거운동 출정식은 단출하게 끝이 났다.

하지만 무게감은 남달랐다.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본격 선거 지원에 나선 박 전 대표 덕분이었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나경원보다 선거 지원에 나선 박 전 대표가 더 관심의 초점이 됐다.

"나 후보와 함께"... 박근혜의 선거 지원

박 전 대표는 이날 나 후보와 함께 구로디지털산업단지를 찾아 나 후보를 각별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에서 구직자를 만나서나, 벤처기업협회를 찾아 IT벤처 업체 대표를 만나서나 "나 후보와 함께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서울시장을 향한 나경원 후보의 13일간 레이스는 이렇게 박 전 대표와 함께 막이 올랐다.

나 후보는 이날 '1일1봉사 유세', '조용한 유세', '찾아가는 유세'라는 선거 운동 전략에 따라 조용한 선거운동 방식을 택했다. 선거 때면 흔한 유세차의 확성기 소음도, 대규모 선거운동원들의 군무도 없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모습을 드러낸 후 기자들의 취재 경쟁이 시작되면서 작은 소란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공식 선거운동 첫날의 분위기를 실감하기는 힘들었다.  

이날 새벽 0시부터 동대문 의류상가를 돌며 시민들을 만난 나 후보는 신당동 자택에서 2시간 정도 토막잠을 청한 뒤 다시 집을 나섰다. 새벽 5시 20분 용답동 서울메트로 군자차량사업소 방문에 이어 근처 어린이대공원을 찾아 이른 새벽 운동을 나온 시민들을 만났다.

'기호 1번' 어께띠를 두른 나 후보는 동행한 권택기, 이두아 의원과 함께 "열심히 운동하시고 건강하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공원 광장에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에어로빅을 하고 있는 시민들을 만난 나 후보는 주변의 권유에 쑥스런 표정으로 함께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나 후보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거나 "꼭 승리하시라"는 덕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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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26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에어로빅 댄스에 맞춰 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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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갑 낀 나경원, 성매매 홍보지 보고 "애들 볼까 걱정" 

나 후보의 선거운동은 골목길 청소로 이어졌다. 그는 어린이대공원 인근 식당과 주점이 몰려있는 '먹자골목'에서 목장갑을 낀 채 25분 가랑 직접 빗자루를 들고 쓰레기를 치웠다. 나 후보는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 있는 성매매 홍보지를 쓸어 담으며 "아이들이 볼까 걱정된다, 빨리 수거해야 아이들이 못본다"며 부지런히 빗자루질을 계속했다.

배수구 안에 쌓여있는 담배꽁초를 치우면서는 "하수처리장 악취뿐만 아니라 이런 생활 속 악취 해결도 중요하다, 시장이 되면 구석구석 살피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전날 성매매 홍보 전단 단속 강화, 생활 속 악취 해결 등의 내용을 담은 '생활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선거 운동의 하이라이트는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본격적인 선거 지원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와의 '공동 선거 운동'이었다. 나 후보는 오전 10시30분 구로구의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에서 박 전 대표와 조우했다. 나 후보는 박 전 대표와 함께 구직자들을 만나 애로점을 청취하고 일자리 정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60대로 보이는 구직 남성에게 나 후보를 "우리 (후보)"라고 소개하는 등 친근감을 드러내려 애썼다. 박 전 대표는 구직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나경원 후보와 함께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면서 더 좋은 정책을 만들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나 후보의 장점을 꼽아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나 후보는 장애아동을 위해 애쓰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따뜻한 마음으로 시정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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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26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능동 먹자골목길에서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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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와 좋은 정책 만들겠다"

나 후보도 박 전 대표와의 공통분모를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구직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치가 일자리를 비롯해 여러분들의 고통을 해결해 드리는 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하는데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자리 문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공동체 전체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하자 나 후보는 "일자리만큼은 시장이 되면 확실히 챙기겠다"고 화답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나 후보는 "박 전 대표와 똑같은 생각으로 일자리 문제를 보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벤처기업협회를 찾아 IT업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서울의 미래는 벤처 기업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좋은 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직장인들과 함께 한 업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한 나 후보는 오후에는 구로구 일대 시장과 상가 등을 찾아 재래시장 상인과 장보러 나온 유권자들을 만나는 '구석구석' 행보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부터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와 세 번째 TV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첫날 선거 운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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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26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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