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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위한 '노-사 실무협상'이 삐그덕거리고 있다. 한진중 사측은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선거가 끝난 뒤에 교섭하자고 밝힌 가운데, 금속노조는 사측에서 '실무협상'을 거부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지난 8일 새벽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했다. 권고안은 '정리해고자(94명) 1년 이내 재고용'과 '2000만 원 한도 내 생계비 지원'이란 내용을 담고 있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살을 위하여. 5차 희망버스 행사가 지난 8~9일 사이 부산 일원에서 열린 가운데, 한진중공업 노동자 복장을 한 사람들이 남포동 거리에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의 고된 삶을 표현하고 있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살을 위하여. 5차 희망버스 행사가 지난 8~9일 사이 부산 일원에서 열린 가운데, 한진중공업 노동자 복장을 한 사람들이 남포동 거리에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의 고된 삶을 표현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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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선거를 치르고 있으며, 3명의 후보가 출마해 오는 14일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다. 금속노조 지회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정리해고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노조 "지금 당장 협상해야" - 회사 "새 집행부랑 협상해야"

조남호 회장과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은 지난 10일 오후 3시 서울에서 만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사태'와 '김진숙 지도위원의 신변보장 문제' 등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즉각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금속노조 실무협상팀은 이재용 대표이사와 원광영 상무가 참석한 가운데, 11일 오후 10시부터 한진중공업 양도조선소 본관에서 실무협상을 벌였다.

그런데 금속노조 부양지부는 12일 오후에 낸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중 사측이 실무협상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부양지부는 "한진중 사측이 12일 오전 10시 10분께 전화로 '김진숙 지도위원이 먼저 크레인에서 내려와야만 협의가 가능하다'거나 '한진중공업지회 선거 후 신임 집행부와 대화하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지부는 "금속노조 위원장과 한진중 회장이 만나서 신속한 실무교섭 개최를 합의한 사실이 엄연히 있음에도 하루 사이에 지회 선거를 들고 나오는 것은 시간끌기 작전으로 노사 교섭을 막아보겠다는 관리자의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금속노조 지부는 "한진중 회장과 사장이 각각 다른 의견과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면, '환노위 권고안'을 바탕으로 한 노사교섭은 말만 무성할 뿐 사태해결에는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한진중은 더 이상 회장과 사장이 상이한 의견과 태도를 보일 것이 아니라, 조남호 회장이 '환노위 권고안' 수용에 대해 직접 노사합의로 확약할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지부는 "순탄하지 않았던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대화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환노위 권고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던 여야 국회의원과 고용노동부도 책임 있게 함께 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금속노조는 '환노위 권고안'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노사교섭에 임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히며, 하루라도 빨리  85호크레인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맞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지부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김진숙 위원이 내려와야 협의가 가능하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 회사는 국회 권고안을 수용한 입장이다. 단지 김진숙 위원이 내려와야 효력이 발생하는 문제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금속노조 지회 선거가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 실무협의를 하더라도 당연히 새 집행부가 구성되고 난 뒤에 해야 한다. 만약 새 집행부가 구성되어 새로운 안을 내면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협의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35m 높이에서 지난 1월 6일부터, 정리해고자 박성호·박영제·정홍형씨는 중간층에서 지난 6월 27일부터 "정리해고 철회 없이는 내려가지 않겠다"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태그:#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전국금속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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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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