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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지난 2008년 10월 14일 홍준표 당시 원내대표가 주재한 한나라당 국정감사 점검회의장.

이계진 당시 의원 : "이건 참 괜찮은 소재이고, 효과적인 공세를 펼 수 있는 것인데, (봉하마을 주변에) 웰빙 숲을 가꾸는데 정부재원과 지자체 재원이 많이 들어갔다. 야당이 적대시 하는 강남 사람들이 살만한 숲을 만들었다. 전직 대통령이 그렇게 하는 행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부각할 필요가 있다."

홍준표 당시 원내대표 : "현장조사를 한번 하라. 지금 상도동 가봐라. 주차할 곳도 없다. 전직 대통령 중에 그렇게 아방궁 지어서 사는 사람이 없다. 국가 예산 투입해서 그런 식으로 웰빙 숲 가꾸기 했다면, 현장 방문을 하라."

이은재 의원 : "여러 부처에서 예산 지원을 많이 해서 골프연습장까지 만들어놨고, 그 지하에 아방궁을 만들어서, 그 안을 볼 수 없는데, 커다란 팬 시스템이나 컴퓨터 시스템 등 복잡한 것들이 있다. 행안위원회에서 그걸 했는데, 언론에 전혀 부각이 안됐다."

홍준표 원내대표 : "사저 건축은 직불금 파동 버금가는 대표적인 사례다. 현장방문 하고, 국민이 알도록, 서민을 자처하고 농민의 아들을 자처한 전직 대통령이 골프장을 통째로 빌려 골프 파티도 했다. 집중적으로 부각시켜서 더 이상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못하도록 하라."

이계진 의원 : "야당은 이봉화 조사하라고 하고 우리는 '노봉하' 조사하고, '봉화 대 봉하'로 합시다."

당시는 쌀 직불금 문제가 터져 나왔고 마침 MB 측근 이봉화 복지부차관(현 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도 부당하게 쌀 직불금을 수령한 게 드러나 야당의 사퇴요구가 거셀 때였다. 이런 시점에서 '봉하마을 아방궁'이 역공의 소재로 채택됐고, 이계진 의원이 '봉화 대 봉하'라는 프레임을 제시하자 회의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봉하마을 아방궁 의혹'에 언론들이 주목해주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언론은 이미 각종 취재를 통해 봉하마을의 구석구석을 살펴봤고, 한나라당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이 별 근거가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직-전직 대통령 대결시키면 발전 안돼"... 내곡동 사저 건 덮어두자?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대 저택의 입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대 저택의 입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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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세 번 바뀌었고, 지난 5월 황우여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이 봉하마을을 찾기에 이른다.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사저를 방문한 이들에게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는 한나라당의 '봉하마을 공세'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로부터 5개월여가 흘러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문제가 터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 살던 논현동 사저가 아니라 서울 내곡동에 사저를 마련하고 이 옆에 경호시설을 만드는데 쓰이는 부지 구입에 42억 8000만 원의 예산이 쓰였다는 것. 사저부지에는 이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부모집을 담보잡아 대출을 받고 친척으로부터 빌린 돈 11억 2000만 원이 쓰였다.

지난 10일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고, 야당 의원들이 석연치 않은 부지 매입과정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자 여당에서는 "만 3년 만에 다시 이 (대통령 사저) 문제가 거론됐다"며 황우여 원내대표와 함께 봉하마을을 방문했던 황영철 의원이 나섰다.

황 의원은 "대통령이 이 땅을 사서 얼마 지나지 않아 팔아 먹겠다? 이것은 이 나라 국민으로서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3년 전 봉하마을을 찾았던 이야기를 꺼냈다. 황 의원은 "(권양숙씨가) '한나라당이 사저 문제로 문제제기를 한 것에 대해 섭섭하다'고 했고 나도 참 미안하다고 생각했다"며 "대통령과 관련한 문제들을 이렇게 정치적으로 공격하거나 말이 안되는 것을 부풀리기 해선 안 된다는 다짐을 했다. 그런데 똑같은 것이 야당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현 대통령과 전 대통령을 정략적으로 대결시키면 이 나라의 정치가 발전할 수 없다. 권양숙 여사가 섭섭해 하면서 던진 말을 모두 다 기억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실상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잘못됐음을 인정한다. 그러니 이명박 대통령 사저에 대한 의혹 제기도 중단해 달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MB의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을 덮어둘 수 없는 이유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대 저택의 입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굳게 닫힌 대문안쪽에서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대 저택의 입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굳게 닫힌 대문안쪽에서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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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잘못했다. 그러니 너희들도 그만둬라'는 논리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관련 의혹을 덮고 갈 순 없다. 매입 과정에 상식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방법들이 동원됐고, 이것이 시중에서는 각종 세금을 피하고 부동산을 통해 폭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부인 명의가 아닌 대통령의 아들 명의로 사저부지를 매입한 점이다. 청와대의 해명은 '대통령 본인 명의로 거래하면 부지 호가가 오른다'는 것이지만, 이 대통령 본인이 땅을 알아보러 다니지 않은 이상 계약 당사자가 이 대통령이라는 점은 계약시점까지 충분히 숨길 수가 있다.

이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는 부지매입 자금 11억 2000만 원 중 6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 소유의 서울 논현동 사저를 담보 잡혔다. 부모의 재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땅을 산 것. 증여세나 상속세를 피하는 방법으로 시중에서 많이 쓰는 방법이다.

이 정도의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월 250만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직장생활 3년차인 이씨가 이 정도의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나머지 부지매입 재금 5억 2000만 원도 빌려준 이가 공개되지 않아 '이 대통령의 친척으로부터 빌렸다'는 청와대의 해명 자체가 검증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이같은 의혹은 해소하기 위해 11일 내곡동 사저 부지의 명의를 대통령 본인 명의로 즉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부지 매입 단계에서 아들 명의를 빌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둘째, 사저 부지를 매입하는 데 있어 대통령의 아들과 청와대가 지분 분할 소유 방식으로 토지를 샀다는 점이다.

이씨와 청와대가 매입한 내곡동 9개 필지 중에 가장 가치가 높은 땅은 528㎡(159.7평)짜리 20-17번이고, 내곡동에 이 대통령의 사저를 지으려면 20-17번지, 이 땅과 도로 사이에 있는 20-30번지 62㎡(18.7평)를 사서 건물을 지으면 된다. 더 넓게 지으려면 20-36 259㎡(78평) 밭을 구입하면 된다. 대통령이 사저 부지를 사면, 청와대는 그 주변에 경호시설을 지을 땅을 사면 된다.

청와대는 '각 소유 지분 대로 지번 구획을 다시 나눌 계획이었다'고 했지만, 땅 매입 3개월이 지나도록 지번 정리는 되지 않았다. 오히려 '비싼 땅은 싸게, 싼 땅은 비싸게' 사는 방법으로 이씨가 땅을 싸게 사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씨는 3개 필지의 공시지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취득했고, 청와대는 6개 필지에 대해 공시지가의 몇 배나 되는 높은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의혹의 농도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판매조건이 '일괄구매'라 예산에 예비비까지 다 털었다?

셋째, 이씨와 청와대가 사들인 땅 넓이는 2606㎡(788평)이다. 이 중 대통령 사저부지는 463㎡(140평), 경호시설 부지는 2143㎡(648평)다. 이같이 넓은 부지를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청와대는 '9개 필지를 일괄구매 하지 않으면 팔 수 없다는 판매자의 입장 때문'이라고 했다.

구입 조건이 맞지 않으면 다른 곳의 땅을 알아보면 된다. 굳이 사지 않아도 될 땅까지 사면서 40억 원으로 책정된 예산과 2억 8000만 원의 예비비까지 지출할 이유가 없다. '굳이 내곡동 땅을 사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든 부지 선정 과정이다.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해봐도, 책정된 예산과 예비비까지 '탈탈 턴' 이런 부지 매입은 이해하기 어렵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울 상도동 사저 경호시설에는 9억 5000만 원이 들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울 동교동 사저 경호시설에는 7억 원 정도가 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 경호시설에는 2억 5000만 원이 들었다.

전직 대통령들의 경호시설에 든 비용 비교에서도 알 수 있듯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 이후 사저와 이에 따른 경호시설 마련에 다른 대통령들 보다 많은 국가 예산을 들이고 있는데, 과연 이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 자신의 사저 경호시설을 마련하는 데에 이 대통령 스스로 동의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심화되고 있는 전·월세난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더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경제 회복과 공생발전을 외쳐온 대통령이 자신의 사저 위치를 강남에 고집하고 경호시설 부지 마련에 42억 8000만 원을 쓰라고 지시했을리가 없다. '각하'는 그러실 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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