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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의 일입니다. 대전지방법원이 '4대강(금강) 사업 국민소송단' 332명이 금강살리기 사업을 취소해달라며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법원의 판단 중 한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법원은  "원고들은 보(洑)의 설치로 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져 수질이 악화된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보의 설치에 따른 수심 증가로 빛이 차단되어 조류 성장을 억제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지적에 재판부가 '고인 물도 뭉치면 산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것입니다.

법원 판결후 10개월 만에 금강에만 3개의 보가 준공됐습니다. 그런데 개방도 하기 전에 보가 설치된 곳마다 썩은 내가 진동을 한다고 아우성입니다. 아래 <사진>을 당시 판결을 내린 대전지방법원 제1행정부 최병준 재판장님과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인 대전고등법원 재판부에 드립니다. '고인 물'은 뭉치면 '썩은 물'이 됩니다. 


[금강 세종보]


행정 수도로 개발 중인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와 붙어 있습니다. 지난 달 24일 개방됐습니다. 1만1000여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연간 발전량 1200만 kWh(발전소가 1시간 동안 가동했을 때 발생하는 전기 총량) 규모의 소(小)수력 발전소도 설치돼 가동 중입니다.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누누이 최첨단 가동보로 설계돼 물이 썩는 일은 없다고 장담해 왔습니다.

하지만 개방식도 하기 전에 물을 채우자마자 부유물이 둥둥 떠다닙니다. 짙은 녹조가 끼었습니다. 녹색물감을 풀어 놓은 듯합니다.

세종보 소수력발전소 근처에 육안으로 가능할 정도로 많은 양에 녹조가 펼쳐져 있다.
 세종보 소수력발전소 근처에 육안으로 가능할 정도로 많은 양에 녹조가 펼쳐져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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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에 넘쳐흐르는 강물이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변해 있다.
 세종보에 넘쳐흐르는 강물이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변해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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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공주보]

세종보를 거친 물은 공주보(공주시 웅진동·우성면)로 흘러갑니다. 총연장 280m(가동보 238m·고정보 42m), 높이 7m로 1594만 ㎾h 용량의 소수력 발전소를 갖췄습니다.

아직 개방식을 하지도 않았는데 녹조가 가득합니다. 주최 측은 개방 행사를 하기 직전 가동보를 열어 이 물을 다시 하류로 흘러 보내겠죠.

공주시 금강둔치공원 앞 강변이 녹조로 가득한 가운데 건너편에 공산성(사적 제12호. 둘레 2,200m. 웅진성(熊津城)·쌍수산성(雙樹山城)으로 불리기도 했다. 금강에 접한 표고 110m의 구릉 위에 석축과 토축으로 계곡을 둘러쌓은 포곡형(包谷型) 산성이다.)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공주의 상징으로도 비교되는 곳이다.
 공주시 금강둔치공원 앞 강변이 녹조로 가득한 가운데 건너편에 공산성(사적 제12호. 둘레 2,200m. 웅진성(熊津城)·쌍수산성(雙樹山城)으로 불리기도 했다. 금강에 접한 표고 110m의 구릉 위에 석축과 토축으로 계곡을 둘러쌓은 포곡형(包谷型) 산성이다.)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공주의 상징으로도 비교되는 곳이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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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아도 녹조(물이 부영양화 되면서 생기는 플랑크톤 덩어리와 죽은 시체로, 물과 공기가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고 햇빛을 가리며 독성가스를 발생시키고 물속의 산소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가 가득해 머지않아 모든 생물의 무덤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눈에 보아도 녹조(물이 부영양화 되면서 생기는 플랑크톤 덩어리와 죽은 시체로, 물과 공기가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고 햇빛을 가리며 독성가스를 발생시키고 물속의 산소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가 가득해 머지않아 모든 생물의 무덤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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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백제보]

공주보를 지난 물을 다시 부여 백제보에 이릅니다. 금강 살리기 사업 예산 2조 2000억 원 가운데 9000억 원이 부여군 관내 사업에 투입됐는데, 이중 3000억 원이 백제보 건설에 들어갔다네요. 1800만 t의 담수 능력을 가진 백제보 주변에는 소수력 발전소, 자전거길과 산책로, 수상스포츠 및 주민체육 공간 등이 조성돼 있습니다.

백제보 아래 공도교에는 벌써부터 녹조가 둥둥 떠다니며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물 위에는 제법 큼직한 물고기 무리가 보에 갇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습니다.

'부여보' 아래쪽에는 녹조와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며 악취가 심하게 나고 있어 관광객의 접근을 막고 있다.
 '부여보' 아래쪽에는 녹조와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며 악취가 심하게 나고 있어 관광객의 접근을 막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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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에 뒤덮인 물속에 물고기들이 산소가 부족한지 연신 물위로 올라와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녹조에 뒤덮인 물속에 물고기들이 산소가 부족한지 연신 물위로 올라와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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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공주보, #금강, #세종보, #부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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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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